시민은 관심 밖인 ‘세종 시민의 노래’
시민은 관심 밖인 ‘세종 시민의 노래’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05.23 21: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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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 속 진행되는 설문조사, 예비 선정 노랫말 작품성 부족 지적도

‘세종 시민의 노래’ 에 대한 설문조사가 세종시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으나 시민들의 관심은 차갑다. <사진은 세종시 홈페이지의 설문참여 현황>
세종시가 추진 중인 ‘세종 시민의 노래’ 에 대한 설문조사가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당초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의견을 반영한다는 의도와는 달리, 시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진행 중인 '세종 시민의 노래' 제정이 세종시의 특색을 못살리고 질적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참여 없이 이대로 설문조사가 종료될 경우 선정된 노랫말에 대한 대표성 문제와 더불어 행정력 낭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선정된 예비 노랫말에 대한 작품성 논란까지 일고 있어 세종시의 노랫말 제정이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세종시는 시를 상징하는 상징물인 시조(市鳥), 시화(市花), 시목(市木)으로 각각 파랑새, 복숭아꽃, 소나무 등을 최종 선정한 가운데, 현재 ‘시민의 노래’ 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세종시는 지난달 4일 서울의 한 업체와 약 7천만 원을 들여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노랫말 작품 49건을 시민공모를 통해 접수, 이중 5건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심사기준(자문단40%+전문가30%+선호도조사30%)을 종합해 대상 1곡과 우수상 2곡을 선정해 이달 30일 발표할 예정이며, 대상 곡을 기본으로 내달 초까지 세종시민의 아름다운 노랫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세종 시민의 노래' 설문조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세종시 홈페이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설문조사가 4일이나 지났지만 23일 기준, 불과 40명이 참여하고 있을 뿐이다. 설문조사 기간(20일~ 26일 오후 6시)을 고려하면 참여율은 형편없고, 설문조사 결과가 30% 반영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대로 노랫말이 선정될 경우 대표성 논란이 일 것은 자명한 일이다.

실제 시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세종 시민의 노래’ 제정에 대해 알고 있다는 시민은 극히 드물었다. 설사 알고 있다 하더라도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인증을 거친 후 설문조사에 참여하기란 매우 까다롭고 번거롭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선정된 5개 작품이 ‘세종 시민의 노래’ 의 노랫말로서 미흡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자문단에 참여하는 한 전문가에 따르면 “5개 노랫말이 세종시를 대표할만한 가사로 적합한지 의문이 든다” 면서 “세종시의 요청으로 점수를 평가했지만, 시의 대표 노래로써 무게감 및 미래 지향적인 메시지가 부족했다” 고 지적했다.

한솔동의 한 시민은 “세종시를 대표하는 노래 선정을 타 지역의 업체가 맡는 것은 문제가 있다” 며 “세종시의 현실 및 특징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지역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 고 지적했다.

세종시는 이에 대해 적합한 절차를 거쳐 노래선정 용역업체 입찰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세종시 공보관실의 관계자에 따르면 “평가 항목을 점수로 산정해 입찰을 공정하게 진행했다” 며 “1위 작품이 선정되더라도 최종 선정되기 위해서는 민간 전문가 8명과 시정조정위원회 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작품성이 떨어질 경우 최종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종 선정이 이루어지지 않는 최악의 경우에는 용역업체 계약에 들어간 비용은 물론 행정력 낭비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선정과정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번 시민의 노래로 선정되면 바꾸기 힘들다는 점에서 선정방식이 제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설문조사의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문조사 참여인원을 늘려야한다” 면서 “심사 대상에 올라있는 노래 또한 재검토하여 세종시를 대표할 만한 노래선정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음악 및 문학분야 전문가와 함께 시민단체가 포함된 자문위원회의 구성이 필요하다” 면서 “시민들의 참여도 좋지만 보다 작품성 있고 세종시를 대표할 만한 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종시의 지향점을 이해하고 키워드를 반영하는 노래 제정이 필수” 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공보관실 관계자는 “노랫말 선정이 주관적인 작업이라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면서 “오랜 시간동안 불려야 할 '세종 시민의 노래' 제정을 위해 시민을 대상으로 홍보를 확대하는 등 최선을 다 하겠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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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2013-05-27 20:10:46
귀 언론사에서 시기적절한 지적과 정보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세종시민의 노래라면 세종시의 특색과 상징성, 미래지향적 비젼 등을 담고 있어야하는데..저도 설문조사 들어가보았더니 문어체적 표현,시적은유와 압축된 표현의 부재,세종시민의 자긍심고취보다는 세종시에대한 달갑지않은 표현들,복사꽃이 흔들리는 곳~고개숙여요,~이슬머금은~ 등과같은 표현을 한 작품들이 예비선정된 거 보면서 참 속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