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주, "시대는 달리해도 지도자는 도덕적이고 청렴해야..."
신병주, "시대는 달리해도 지도자는 도덕적이고 청렴해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1.06.17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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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상의 경제포럼, ’조선 왕으로부터 배우는 리더십‘ 강의
왕 27명 중 적장자 세습 7명에 불과, 치열한 세습 암투 입증
신병주 교수는 조선 왕들로 부터 배우는 리더십 강의에서 시대는 달리해도 지도자들에게는 도덕적이고 청렴함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왕으로부터 어떤 리더십을 배울 수 있을까.

절대 권력자로 알려진 왕이 지배한 조선 500년 사회에서 그들은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이 물음에 대해 제 14차 세종경제포럼 세미나‘에서 스타 강사 신병주 건국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답변을 했다. ’조선시대 왕으로부터 배우는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17일 오전 10시부터 베스트웨스턴 호텔 세종 4층에서 열린 경제포럼에서 신 교수는 ’안정과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라는 부제로 자세하게 설명했다.

그는 왕권과 신권(臣權 )의 대립 속에 조선 국왕의 정치적 위상, 적장자 왕위 세습의 아이러니, 조선 후기 국왕의 리더십, 19세기 세도정치의 전개와 조선의 황혼, 조선의 왕 현재와 대화하다 등의 소제목으로 왕권의 부침을 알기 쉽게 강의했다.

약 1시간여 동안 진행된 강의에서는 조선의 왕은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지 못했으며 적장자 세습, 또한 27명의 왕 가운데 26%인 7명에 불과하다는 통념을 깨는 수치를 제시한 뒤 왕권시대이지만 적장자 세습이 어려웠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신 교수는 조선국왕의 정치적 위상을 ▲안정기에 국가체제를 자리 잡아갔던 왕 ▲보수와 개혁의 갈림길에서 역사적 선택을 했던 왕 ▲당쟁의 시대 왕권 강화 ▲전란의 소용돌이와 위기 극복 ▲자연재해와 전염병 극복 리더십 등으로 분류하고 “조선 왕들은 안정기와 격동기를 막론하고 자신의 정치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전했다.

26% 불과한 적장자 왕위세습은 왕위 계승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의 산물임을 입증하는 수치였으며, 적장자가 세습을 하더라도 개인 역량에 따라 국가통치는 크게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은 왕권 강화를 위한 각종 정책을 도입하고 지금 시점에서도 파격적인 세종의 국민투표 실시라든가 문종의 악병 유행에 따른 비상대책회의 개최 등은 어제의 역사 속에서 내일의 지혜를 배워야 할 교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적장자 세습에는 단종, 예종 등 그야말로 단명한 조선 왕과 성군의 반열에 오른 성종 등의 세습과정에서의 뒷얘기를 전달, 참석 기업인들이 경영에 타산지석을 삼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하고 전쟁과 왕의 리더십에서는 선조의 의주 피난, 전쟁 후 잘못된 논공행상이 주는 여론의 악화, 광해군의 실리 외교 등은 오늘날 우리가 처한 현실과 흡사한 역사적인 사실이었음을 알게 했다.

당쟁 시대 왕의 입지에서는 광해군, 인조, 효종, 현종, 숙종까지 5대에 걸쳐 당시 조선 왕이 펼친 정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신 교수는 숙종에 대해서는 ’저평가‘된 왕으로 표현했다.

사실상 당쟁을 종식시킨 리더십을 가졌으나 희빈 장씨가 드라마 주인공으로 안방을 파고들면서 숙종의 정치적인 업적보다는 ’여자 치마폭에 싸였던 왕‘이라는 부정적인 개념이 일반화됐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통 사학자로서 평가에 아쉬움이 컸다는 얘기였다.

이어 정치, 문화 중흥기인 영·정조 시대를 거쳐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의 세도정치,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맞은 조선의 황혼 속에 지배세력이 된 흥선대원군과 외세압력 등 조선을 둘러싼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도 잘 설명해 주었다.

이날 경제포럼에는 세종지역 기업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왕은 시대를 달리하지만 국가를 합리적으로 이끌어 가야 할 임무를 부여받고 있다고 전제,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정책과 실패한 정책을 거울로 삼아 현재 주어진 정치 환경 속에서 가장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조시대, 민주화 시대 등 사회의 겉모습을 달리하지만 적절한 정책 추진과 여론 존중, 그리고 지도자의 도덕과 청렴성 등 전통사회의 왕들에게 요구했던 덕목들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E. H 카아가 말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하면서 ”역사, 즉 조선 왕의 역사를 통해 현재에 최적화된 리더십을 찾아내는 게 역사가 주는 교훈“이라는 사실을 새삼 인식하게 만든 강의였다.

신 교수의 강의는 주제에서도 흥미로웠지만 중간 중간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에피소드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몰입을 유도하면서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간이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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