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확보위해 고군분투하는 과학자들...진심으로 응원한다
에너지 확보위해 고군분투하는 과학자들...진심으로 응원한다
  • 최민호
  • 승인 2021.01.19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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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의 아이스크림] 정말 긴장해야 할 핵에너지 정책, "미래위한 에너지 과학"

산업사회는 에너지가 생명이다.

산업혁명 이후 근대의 전쟁은 대부분 에너지 확보를 위한 것이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도 선진국에서는 미래의 에너지원을 개척하기 위한 소리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무엇이 미래의 에너지인가? 셰일가스? 원전? 아니면 태양광 발전?

아니다. 천연가스도 원전도 태양광도 아닌 제3의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있다. 그것은 ‘핵융합발전’이라는 에너지원이다.

이 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선진국은 상상조차 어려운 어마어마한 자금과 기술력을 쏟고 있다.

‘핵융합발전’이라는 것은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을 지구상에서 구현하는 것이다. 환경파괴나 방사능 유출의 위험없이 무한정의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아직은 꿈의 에너지 기술이다.

이 기술은 선진국에서만 개발이 가능한 고도의 핵 과학이다.

원자핵에 고온, 고압을 가하면 원자를 맴돌던 전자가 없어지면서 원자끼리 융합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하는데 이 에너지를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이론이다. 문제는 원자끼리 융합할 때 발생하는 수억도에 이르는 고온의 열을 유지시키는 기술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떤 용기도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핵융합 발전은 전 세계 과학자들이 미래 에너지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사진 출처 : 핵융합발전연구소 블로그

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선진 7개국에서는 합동으로 자금과 기술을 투자하여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건설하고 있는데, 그 7개국은 EU,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그리고 바로 우리 한국이다.

2007년부터 프랑스에 건설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는 2020년 각 참가국들이 납품한 핵심장치들의 총조립에 돌입했는데, 한국에서는 핵융합시 발생하는 고온 고압의 유지장치인 토카막 진공용기 제작을 맡았다.

7개국은 2035년까지 대규모 핵융합 발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이 결과를 바탕으로 각국이 핵융합로를 건설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선진각국에서는 이 연구에 불꽃튀는 경쟁을 하고 있다. 이 기술이 금세기 안에 완성될지 회의를 품는 사람도 있지만, 핵융합에너지도 결국 선진국들간의 시간싸움으로 결판날 것으로 본다. 따지고 보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은 2020년 청두(成都)의 핵융합 원자로(HL-2M)에서 2억도의 고온을 달성하는데 성공하였고, 일본은 1억5천도의 고온에 성공하고 EU와 합동으로 이바라키 현에 JT-60SA라는 융합로를 건설하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핵융합 연구를 시작한 이래 눈부신 발전을 보여 1억도의 고온을 20초간 유지시키는데 성공하여 7개 참여국 중 최초로 ‘초전도도체’를 조달했다. 한국의 핵융합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실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핵융합발전에 있어 또 하나의 난제는 원료 문제다. 원자를 융합시키기 위한 중수소와 3중수소를 획득해야 하는 것이다. 중수소는 바닷물에 무한정 존재하여 문제가 없으나, 3중수소는 지구상에 20kg 밖에 존재하지 않아 3중수소를 어떻게 경제적으로 생산하는가가 핵융합발전의 관건이다. 각국은 치열한 연구경쟁을 벌이고 있다. 3중수소는 리튬-6에 중성자를 쏘아 생산하는데 1g에 3,000만원의 고가가 든다고 한다. 대전에 있는 한국핵융합 에너지연구원에서도 이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선진국은 제3의 방안을 찾았다. 우주개발이다. 달에는 헬륨3가 무진장 존재하고 있다. 헬륨3는 3중수소보다 기술적으로도 훨씬 간단하고 부작용도 없는 가장 이상적인 원료라는 것이다. 헬륨3 약1g은 석탄 약40톤에 해당하는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1969년 아폴로가 달에 착륙한지 50년 동안 방치되었던 달에 최근 중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인도가 앞을 다투어 탐사선을 보내는 이유이다.

중국은 2013년부터 시작하여 2020년에는 달의 뒷면에 착륙하여 달의 토석을 채굴하여 돌아온 바 있다. 그리고 2025년까지 달에 무인기지를 건설한다는 목표도 세워뒀다. 일본은 2007년 달 탐사선 셀레네 1호를 보냈고, 2020년에 셀레네 2호를 발사한 바 있으며, 2030년에는 달에 유인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는 2008년 달 궤도위성을 띄웠고, 2021년 최초로 달의 남극에 무인탐사선을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노무현 정부때 달 탐사선 발사시기를 2025년으로 잡았다가, 박근혜 정부때는 2020년으로 앞당겨졌지만 정작 예산은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달 탐사선 발사시기를 2030년까지로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중형급 위성 아리랑 1, 2, 3호의 개발 및 운용을 한 경험도 축적했기에 달 탐사선 개발은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지만 정부정책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핵융합발전은 원전의 4배-10배의 에너지를 얻고, 환경문제가 없는 이상적인 에너지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선진 각국이 천문학적인 비용과 기술을 쏟아 핵융합발전연구와 달 탐사 프로젝트에 열정을 쏟고 있을 때, 원자력발전소를 점차로 폐기함으로써 대학의 원자력 공학과가 쇠퇴하면서 세계 최고의 원자력 두뇌들이 중국등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태양광 발전에 집착하면서, 핵에너지 연구나 달 탐사에 어쩐지 소극적인 듯하다.

미래 세대를 우려하는 지식인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원자력과 원자공학은 결코 뒤져서는 안 되는 미래의 에너지 과학이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빈곤했던 나라의 국민이 어느덧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을 보유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주린 배를 안고 밤을 새워 공부한 국민들의 피땀으로 이룩된 것이다. 그런 두뇌들이 해외로 유출되고, 핵에너지 기술이 쇠퇴하게 해서는 절대로 안 될 일이다.

과거에 집착하여 미래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된다. 경쟁국들은 지금 핵융합발전이라는 에너지개발에 국가의 명운을 걸고 있다. 에너지는 곧 산업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위하여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 핵융합에너지연구원(Korea Institute of Fusion Energy, KFE)과 한국 항공우주연구원(Korea Aerospace Research Institute, KARI)의 과학자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아이스크림.(I scream!).

최민호 제24회 행정고시합격,한국외국어대학 졸업,연세대 행정대학원 석사,단국대 행정학 박사,일본 동경대학 석사,전)충청남도 행정부지사,행자부 소청심사위원장,행복청장,국무총리 비서실장,배재대 석좌교수,홍익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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