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통당이 아닙니다. '통합당'으로 써주세요"
"미통당이 아닙니다. '통합당'으로 써주세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08.19 09: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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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약칭 '통합당'으로 사용 요청하는 세종시 당직자
어감에서 불통 느낌주면서 부정적인 이미지 심어줄 우려 커
미래통합당 세종시당은 약칭 당명을 '통합당'으로 써줄 것을 요청했다.
미래통합당 세종시당은 약칭 당명을 '통합당'으로 써줄 것을 요청했다.

“’세종의소리‘에서도 ‘미통당’이라는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주세요.”

지난 14일 미래통합당 세종시당사에 들른 기자에게 선기운 사무처장이 정색을 하면서 약칭을 ‘통합당’으로 써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미통당’을 잘 사용하지 않았던 터라 약간은 당황스러웠지만 어째든 “왜 그러느냐”며 “그걸 사용하는 언론사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여전히 약간은 경색된 표정으로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을 ‘더민당’으로 사용해야 하느냐”며 자기 항변보다는 여당명을 원용(遠用)해 답변을 했다.

선 처장은 조만간 언론사에 협조공문을 내고 앞으로 미래통합당 약칭은 ‘미통당’이 아니라 ‘통합당’으로 사용해줄 것으로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통합당 약칭을 두고 지난 8월 국회에서도 한차례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미통당을 사용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통합당 의원들이 항의를 했고 박병석 국회의장이 “미래통합당의 약칭은 통합당이니까 당명은 존중해달라”고 요청해 일단락됐다.

선처장은 ‘미통당’ 사용 금지 이유로 ‘어감’을 들었다. ‘미통’은 ‘미비’(未備)와 같이 어떤 사물이 덜된 상태를 뜻하는 ‘미’가 들어가면서 ‘통하지 않는 당’이 된다.

‘불통’보다는 다소 약하지만 ‘미통’, 역시 좋은 용어는 절대 아니다. 그러니 세종시당에서 사용 금지를 요청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미래’와 ‘통합’의 당명이 ‘미통당’으로 변질되면서 심지어는 ‘미통닭’이라는 희화화하는 명칭까지 나오고 있다.

당명, 약칭을 둘러싼 논란은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그랬다. ‘열우당’을 고집하는 당시 야당과 ‘우리당’을 권하는 여당 사이에 신경전도 있었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새정치연합‘을 두고 ’새민련‘으로 불러 ’자민련‘의 아류인 것처럼 들리게 한 예도 있었다.

아무튼 약칭 당명은 그 당에서 사용해달라는 것을 써주는 게 상대를 존중하는 정치 풍토를 만들 수 있다. 미래통합당에서 ’통합당‘으로 요청하면 그걸 써주면 된다. 괜히 사소한 걸로 감정싸움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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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혹 2020-08-21 08:55:25
상대방에 대한 존중은 민주시민의 기본중 기본입니다.특히 사람 이름이나 단체 공당의 약칭 또한 비하하는듯한 명칭 사용은 말하는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저속하게 하는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