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부동산, 갑자기 오른 건 당신도 책임있어"
"세종시 부동산, 갑자기 오른 건 당신도 책임있어"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0.07.11 06: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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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치원 어느 공인중개사의 호소, "제가 나오는 부동산 기사 내려줘요"
희망이 절망된 성난 실수요자들, 부동산 시세 전망한 중개사에 항의빈발
'6.17 부동산 대책으로 대전, 청주 등이 투기지역으로 묶이면서 세종시는 물론 조치원지역까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성난 실수요자들이 이를 전망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항의전화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신도시 아파트 모습
''6.17 부동산 대책으로 대전, 청주 등이 투기지역으로 묶이면서 세종시는 물론 조치원지역까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성난 실수요자들이 이를 전망한 공인중개사 사무실에 항의전화를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신도시 아파트 모습

“제 이름과 사진을 삭제해주시면 안되나요. ‘너 같은 놈들 때문에 집값이 오른다'고 항의전화가 시도 때도 없이 와 일을 못하겠습니다.”

얼마 전 ‘세종의소리’에 인터뷰를 했던 조치원읍의 한 공인중개사는 하소연을 했다. 집값이 갑자기 뛰면서 젊은 세대들의 항의로 일을 할 수가 없다는 게 기사를 내려달라는 이유였다.

이 중개사는 조치원지역 아파트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고 신흥리 주변 아파트는 인근에 중학교 개교와 공원개발로 조만간 올라갈 것으로 전망을 했다. 그런데 그게 6.17 부동산 대책 발표로 예상보다 훨씬 빨리 현실화됐고 미처 이를 대처하지 못한 젊은 부부들이 항의를 해온다는 것이다. 결국 그런 예측이 집값 상승에 일조했다는 것이었다.

사실 세종시는 ‘6.17 부동산 대책’이후 대전 등 인근도시가 투기지역으로 새로 묶이면서 ‘동가홍상’(同價紅裳)지역이 됐다. 어차피 투기를 하려면 대전과 청주보다는 세종에 하는 게 더 낫다는 심리였다. 그거 현실로 드러났고 이른바 작전세력들이 신도시는 물론이고 조치원 쪽을 한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그런데 문제는 실수요자에게 발생했다. 조치원에서 집을 팔고 좀 더 좋은 곳으로 이사를 하려던 젊은 부부들이 며칠 사이에 갈 데가 없어졌다. 작전세력들이 대거 세종시로 몰리면서 싼 가격의 아파트를 몽땅 사들였다. ‘6.17 부동산 대책’이후 며칠 사이에 벌어진 상황이다.

매물도 없고 전세도 없다는 게 지금의 조치원지역 아파트의 현실이다. 매물로 나온 것도 부동산 대책 이전에 비해 1억원까지 올라갔다. 몇 년간 열심히 저축을 해서 25평에서 34평으로 가려던 실수요자도, 전세에서 내 집 마련을 시도했던 젊은 부부도 희망이 절망이 됐다. 불과 며칠 사이에 그렇게 됐다.

푸르지오와 자이아파트, e편한세상 등 3000여 세대가 몰려있는 신흥리 일대에는 34평형이 최근 약 1억원 정도 올랐다. 집값 오른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매물도 자취를 감추었다. 치고 빠지는 투기세력들의 장난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맞물려 서민들의 눈물을 짜낸 것이다.

그러니 이런 예측이 집값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본 실수요자들이 전화를 걸어 화풀이를 했다. 집값 상승에 일조를 했다는 것이다. 심심찮게 걸려오던 항의전화가 요즘 들어서는 새벽 6시에도 걸려와 기사 삭제를 부탁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아빠 찬스를 쓸 수 있다면 쓰고 아니면 청약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라고 조언으로 위로해준다.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없는 실수요자는 “내가 이런다고 해결이 되겠느나”며 제 풀에 지쳐 오히려 “미안하다”며 전화를 끊는 게 더 안타깝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

이 공인중개사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했다.

“메뚜기떼들이 와서 집을 사고 판 다음 빠진다. 주식몰이와 똑같다. 원주민들에게 집 한 채는 올라도 큰 의미가 없다. 실수요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부동산 대책이 있어야 한다. 정부가 너무 무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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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배 2020-07-11 17:14:35
7.10 부동산대책으로 조치원은 끝물 꼭지이다. 앞으로는 똘똘한 한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