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심리학자, 아이 정신 성장 알아야
엄마는 심리학자, 아이 정신 성장 알아야
  • 강수인
  • 승인 2013.03.27 10: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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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인 칼럼]엄마의 역할<3>...아이분노 조절하고 심리 이해 필요

   집 주변의 잔디에 물을 주는데 아이가 잘하든 서툴든 직접 해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 기운이 완연한 3월, 긴 겨울이 지나면서 아이들에겐 더없이 고달픈 시기다. 입학을 했든지 한 학년을 진급했든지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는 아이들은 힘들다고 투정을 부릴 법한 때다. 이럴 때 엄마들은 빨리 적응했으면 하는 바람 속에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이게 꺼니 하고 아이 몫으로 돌리기 쉽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그 일도 엄마 몫이다. 옆에서 들어주고 그랬구나하며 공감해주는 사이 아이는 힘을 얻고 마음속에 담아 둔 얘기를 한다. 또 엄마의 어릴 적 얘기도 듣고 남들도 다 비슷한 감정이라는 것을 배우면서 더 먼저 다가서고 남을 생각하고 위로하는 성숙함도 배운다.

엄마는 실전에 선 응용심리학자다.

보통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대충 듣고 엄마 입장에서 이해안간다고 면박주기가 십상이다. 하지만 물질적으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더라도 아이들도 자기 나름의 고민도 있고 분노와 갈등도 겪는다. 이 때 분노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그것은 엄마의 영향이 크다.

큰 아이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여드름이 좀 있었다. 제 딴에 신경이 많이 쓰였는지 손톱으로 자꾸 뜯었다. 불결하기도 하고 또 흉터 걱정도 되어 소독약으로 닦고 연고를 바르라고 아무리 성화를 해도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

   미국에서 아이들 승마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좀 익숙해지니까 말과 달리기 시합을 해보겠다는 다소 엉뚱한 제안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는다.

그 때 다른 아이들은 중학교 때부터 치마를 짧게 잘라서 입고 한겨울에도 살색 스타킹에 화장을 하고 다닌다는 얘기를 듣곤 했는데 그건 우리 애하곤 전혀 관계없는 다른 나라 얘기로만 들었다. 설마 하며 하루는 집에 있는 비비크림을 발라주었더니 거울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엄마, 나 이래도 돼?”하는데 아차 싶었다 .

대학 가기 전에 화장하는 것은 피부에도 안좋고 또 학생 품행에 맞지 않는다는 잔소리에 빠져 정작 소녀로 자라면서 예뻐지고 싶은 너무도 당연한 아이의 감정은 읽지 못했던 것이다.

그날 아이를 데리고 동네 화장품가게에 가서 여드름 피부용 크림과 화장 지우는 제품 일체를 사주었다.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된 우리 아이는 화장지우는 법을 들으며 눈이 반짝 반짝 빛났다. 그 후로 손으로 여드름을 뜯는 버릇은 싹 없어졌다.

아이는 태어나면서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신생아일 때야 울고 웃는 꾸미지 않은 표현을 그대로 읽어 주면 되지만 크면 클수록 감추기도 하고 돌려 말하기도 하고 남을 의식하며 거꾸로 표현하기도 한다.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또래에서 가정에서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분노와 좌절, 외로움 등 온갖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감정적이라 얘기하며 억누르기만을 강조하는 사회는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사회다. 그런 감정들을 같이 얘기하고 공감하며 조금씩 표현하고 함께 풀려고 고민하는 사회가 될 때 건강한 사회인 것이다.

말 안하고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올바른 감정 조절과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아이의 심리를 이해하고 분노 조절과 위기를 이겨내는 능력을 키워 줘야 하는데 그것은 상당부분 엄마의 역할이다.

   미국 최남단에 위치한 키웨스트(Key West) 섬을 여행할때 아이들이 멋진 포즈를 취해보는 장면에서 우쭐해보고 싶은 마음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한결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주말이면 가족예배를 드린다. 말이 가족 예배지 내용은 각자의 고민거리도 털어놓고 부모나 형제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시간이다. 처음 시작은 어색했다. 먼저 부모인 우리가 낮은 자세로 반성하면 아이들도 자기 속마음을 꺼내기 시작한다. 이 시간이야 말로 서로를 더 이해하고 끈끈해지는 시간이다. 아이들의 정신적 성장을 몸으로 느끼는 너무 감동적인 시간이다.

솔직하지 않으면 올 수 없는 그 자리가 너무 기다려진다.

     
   
 
강수인, 대전 출생, 대전여고, 충남대 졸업, 침례신학대 영양사, 미국 미주리주 콜럼비아 시 2년 거주, 미용사 자격증 취득 후 노인복지관, 군부대 봉사활동 eskang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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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구 2013-04-03 16:01:37
현명한 엄마는 평생 자녀에게 자랑거리다. 잘 읽고 갑니다

유경옥 2013-03-29 21:23:45
엄마는 신을 대신해 지켜주는 청지기며 영원한 지지자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