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출마 자청” 미래통합당 김병준, ‘북부권 출마’ 확고
“세종시 출마 자청” 미래통합당 김병준, ‘북부권 출마’ 확고
  • 곽우석 기자
  • 승인 2020.03.0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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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출마 기자회견 ‘북부권 출마’ 강한 의지 “미래발전 동력 북쪽, 균형 맞춰야”
세종시에 전략공천된 미래통합당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갑구(남측)와 을구(북측) 등 지역 문제가 아닙니다. 세종시 발전을 위해선 지역내 균형이 중요합니다. 미래발전 동력을 북쪽으로 삼아 균형을 맞춰야 합니다.”

최근 세종시 전략공천이 확정된 미래통합당 김병준(66)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북부권(을구) 출마’를 강하게 시사했다. 을구 출마 거부감을 드러내며 갑구 출마를 압박하는 일부 지역 당원들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9일 오전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로 추진한 세종시가 이제 고비를 넘었다”며 “세종시의 미래를 여는 문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전략공천 확정 이후 지역에서 갖는 첫 기자회견인 만큼, 세종시에 대해 시종 일관 강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여러 다른 지역에 나갈 수도 있었지만, 세종시 출마를 자청해 결정했다”며 “당 내 분석 결과 (세종시가) 험지로 분류되고 있으나, ‘정치적으로 죽는다면 발붙일 곳은 세종’이란 점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공천 발표 직후 1일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세종시는 평생을 자치와 분권, 지역균형발전 철학을 갖고 살아왔던 김병준의 꿈이 묻어 있는 곳”이라며 “노무현의 철학, 박근혜의 원칙, 이완구의 집념이 만나 건설된 도시에서, 세종시와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으로 승부해 반드시 살아 돌아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을구’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모 언론 여론조사 결과를 보여주면서 "갑구나 을구나 큰 차이가 없다"며 "목소리 큰 사람이 북쪽에서 세종시의 미래도시 완성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북부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의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기획됐던 초기와 비교해 변질됐다는 점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우리가 꿈꾸던 행정수도는 단순히 행정수도가 아닌 미래의 문을 여는 도시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현재 세종시(세종특별자치시)는 '특별'과 '자치'의 의미가 사라지고, 초기의 꿈이 많이 사라졌다"고 날을 세웠다.

당초 행정수도의 꿈은 “‘지방자치’, ‘지방분권’, ‘대폭적인 규제완화’, ‘창의력 및 상상력’ 등을 바탕으로 한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서의 갖가지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바꿔나가길 기대했다”는 의미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세종시의 이름에 '특별'과 '자치'를 붙인 것도 이러한 이유라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의 세상은 개인이 중심이 되는 세상으로서, 개인과 개인 연결 플랫폼이 우리나라를 바꿔나갈 것이다. 새로운 문화 경제 질서가 이뤄질 곳이 세종이다"라며 "행정수도 완성, 국회·청와대 이전도 중요하지만, 세종시를 자율·분권·자치의 정신이 충만한 대한민국 미래 설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략공천 확정 이후 당내 갈등이 있는 것에 대해선 "가슴이 아프다"며 미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세종시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점도 강조했다.

그는 "세종시는 단지 한 지역구가 아닌 서울 종로, 강남 등과 같은 위상을 갖고 있는 지역"이라며 "전국 정치의 상징적인 장이 되고 있는 만큼, 중앙에서 봤을 때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인물을 공천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존 후보로 뛰고 있는 분들과 저와의 싸움이 아니다"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기존 후보들과는 전화 통화를 하기도, 직접 만나기도 했다"며 "기존 후보들에 대해 존중을 제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국적인 결정이 이뤄져 버렸다. 다음 선거 때는 당 대표급, 또는 대선후보급 등 저보다 더 큰 인물들의 각축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시에 전략공천된 미래통합당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참여정부 출신 인사이면서도 2018년 자유한국당을 당적을 옮긴 이유에 대해선 "이쪽도 대한민국, 저쪽도 대한민국"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러면서 "세종시는 도시는 여야 진보 보수의 도시도 아니다"라며 "박정희, 김대중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획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원칙을 고수하며 지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자유와 자율의 철학, 혁신과 창조가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정신이 노무현과 맞았다"면서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오히려 국가주의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그 반대쪽에서 서서 자유와 자율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법 처리 난항 등 세종시에 대한 정부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세종시의 이슈를 세종시만의 이슈가 아닌 전 국민의 의제로 만들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별자치시로서의 세종시를 혁신하고,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등 그림을 어떻게 그릴 것인지에 대해선 세종시 자체만을 위해 하는 것처럼 비춰져선 안 된다"며 "세종시의 이슈가 전 국민 대한민국의 이슈라는 꿈을 국민들에게 전달해줘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 출신 국회의원의 역할도 필요하다"며 "이는 저 혼자의 힘으로 안 된다. 시민 자긍심을 갖고 설득해야 한다. 아차 하는 순간 대전의 베드타운이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KTX세종역, ITX세종역 등 세종시 주요 현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일부 현안에 대해선 역내 갈등소지와 함께 인접 지자체(오송)와 갈등이 있는 사안"이라며 "시민들은 물론 타 지역과 함께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김 전 위원장은 경북 고령군 출신으로 현재 국민대 명예교수를 맡고 있으며, 2018년 7월부터 2019년 2월까지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당시 정책실장과 부총리 등 핵심 요직을 지냈다는 점이 세종시 전략공천의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대통령후보 정책자문단 단장(2002.5 ~ 2002.12)을 시작으로 ▲대통령인수위원회 정무분과위원회 간사(2002.12 ~ 2003.4) ▲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2003.4 ~ 2003.6) ▲정책기획위원회 정치행정원(2003.6 ~ 2004.6) ▲대통령비서실 정책실 실장(2004.6~2006.5) ▲제7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및 부총리(2006.7 ~ 2006.8)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2006.10~2008.2) 등을 역임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전략공천이 확정되면서 당내 반발 수위가 격화되고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되고 있다. 송아영(56) 예비후보(세종시당위원장)와 조관식(63) 예비후보 등 기존 주자들은 을구(북측) 출마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갑구(남측) 출마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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