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회견에 병풍된 정의당..공당의 모습 아니다
폭로회견에 병풍된 정의당..공당의 모습 아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9.08.29 16: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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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단상] "단돈 1원이라도 받았으면 ××입니다"...당사자 억울함 호소
뇌물로 공무원 움직이려했던 일이 제대로 안되자 폭로, 그게 정의인가
골재채취업자가 공무원에게 뇌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골재채취업자가 공무원에게 뇌물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사실과 무관함

“제가 단돈 1원이라도 받았으면 개××입니다.”

세종시청 공무원 골재 채취 허가를 둘러싼 뇌물 수수 의혹 폭로 기자회견 직후 당시 담당과장이었던 김모씨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수사를 통해 제대로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억울함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기자 회견에서 거론된 공직자 중 한사람인 그는 지난 2010년 말 공직에서 물러났다. 잘 알지도 못하는 업자에게서 허가를 전제로 돈을 받았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말로 뇌물 수수설을 일축했지만 ‘뭔가 있었으니 그럴 게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시선을 걱정했다.

그는 돈을 주었으면 언제, 어디서, 누굴 통해 주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준 사람은 있는데 받은 사람이 안 받았다면 폭로는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 고 거듭 부인했다.

시중에 그런 얘기가 떠돌 때 자신은 돈 받은 일이 없으니 문제될 것이 없다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돈을 주었다는 쪽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을 거론하자 “어이없는 일이지만 해명은 해야 되지 않겠느냐” 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그는 돈을 주었다고만 하지 말고 구체적인 걸 얘기하라고 요청하면서 “길가는 사람에게 도둑놈이라고 해놓고 그 사람한테 도둑놈이 아니라고 해명을 하라고 해서는 안 된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골재 채취 재 허가를 둘러싼 뇌물은 중간에 선 사람이 공직자 누구, 누구에게 주겠다며 회사로 부터 돈을 받아갔다는 것이 요지이다. 준 사람은 있고 받았다는 사람이 없다면 둘 중에 하나가 거짓말을 하든가 아니면 배달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이 사건은 이미 수사 중이다.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 가려질 일을 서둘러 기자회견으로 폭로하는 저의도 의심스러웠다.

여기에 정의당 세종시당 관계자가 배석을 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모양새다. 정의당의 평소 지향하던 색깔과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뇌물 수수야 당연히 범죄행위이고 일벌백계 해야 마땅하다.

문제는 당사자 중 한명이 부인하는데다 업자 측에서 뇌물을 줄 때도 대가를 바랐을 것이란 점이다. 뇌물 제공도 당연히 정의롭지도 않지만, 더구나 확인된 것도 없다. 적어도 김모과장에게는 주장만 있는 폭로였다.

김중규 대표기자
김중규 대표기자

만약 원하는대로 일이 진행됐다면, 이번 사건을 그냥 넘어갔을 것이다. 골재업자가 자기 이익을 위해 뇌물을 제공했다가 여의치 않으니까 폭로를 한 셈이다.

거기에 공당의 관계자가 배석해 마치 뇌물 제공자를 피해자이고 사회적 약자인 것처럼 만들었다는 점은 생각해볼 일이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객관성이 떨어지는 공당의 모습이 됐다.

사적인 일에 공당이 개입한 것도 보기가 좋지 않았고, 확인되지 않는 주장이 언론을 통해 전달되면서 무고한 피해자만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곱씹어볼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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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9-08-30 16:53:39
몇몇 언론인이 연결됐다는 소문도 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