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연명의료 의향서 업무, 세종시는 왜 안하는가"
"사전연명의료 의향서 업무, 세종시는 왜 안하는가"
  • 김준식
  • 승인 2019.02.2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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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 칼럼] 의사 확실해도 접수 하는 곳 없어 서약에 불편 겪어

어제 나는 아름동에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세종지사를 방문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고 왔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내가 회생불가능 상태가 되었을 때 억지로 내 생명을 연장시키는 연명의료행위를 중단하라는 나의 요구이자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2018, 2, 27 시행)’ 에 근거해 국가기관에 등록되어 법적 효력을 갖는 서약서이다. ​

세종시에도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작성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 사실과 무관함
세종시에도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작성을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사진은 기사내 특정 사실과 무관함

연명의료중단이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되어 사망에 임박해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 등 네 가지 연명의료를 중단하여 존엄하고 평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나는 세종시 새샘마을 5단지 노인회 회원이다. 그래서 국민건강보험공단세종지사 직원에게 우리 노인정에는 거동이 불편한 연로하신 노인들이 많이 계시니 출장 방문을 해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받아줄 수 있는가를 질의 해 보았다.

그러나 자기들은 이 업무 전담직원이 없고 또 이 업무가 자신들의 고유 업무가 아니라 어렵다고 답했다. 나는 며칠 전에도 세종시보건소에 같은 질의를 한 적이 있다.

그때도 세종시 보건소 직원은 자기들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업무를 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나는 보건복지부 생명윤리담당 공무원과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차례로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해본 결과 경기도, 충청남도 등 타 시도에서는 보건소와 몇 개의 민간 인증단체들이 출장신청접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노인인구는 738만 1000 명이고 전체 노인들의 75.7%가 연명치료에 대해 반대하여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쓰고 싶다고 하였다.

이를 세종시에 적용해 보면 세종시 노인인구 약 3만 명 중 2만 5천명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를 쓰고 싶은데 세종시에는 이들을 방문해서 도와 줄 기관이나 단체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 세종시도 타시도와 같이 세종시보건소가 직접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업무를 담당하고, 웰다잉협회와 같은 관련민간단체도 설립해서 세종시 3만 명 노인들이 병마에 시달리며 회생불가능한 생명을 연명하는 일이 없이 존엄하고 평안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노인들의 평안한 임종을 돕는 일이지만 동시에 쓸데없이 들어가는 막대한 건강보험급여를 절약하고 노인복지 지출을 절약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준식 세종민주와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행정수도완성 세종시민대책위원회 상임대표, 세종 매니페스토 네트워크 자문위원, 다문화사회 이해 강사, 아시안 프렌즈 이사, 한국외국어대학 경제학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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