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사회에 맑은 물흘러보내야"
"교회가 사회에 맑은 물흘러보내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2.12.25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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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안방교회의 크리스마스...하나님을 섬기는 공간

   첫마을 아파트에 마련된 안방교회 개혁교회에는 7명이 모여 조촐하면서도 경건한 성탄 예배를 올렸다.
눈 내린 성탄절.
세종시 첫마을 한 아파트에 마련된 조그마한 안방 교회인 세종 개혁교회.
올해 쉰 한 살의 조한수 목사 부부가 살고 있는 이 작은 공간에 하나님의 성령으로 가득차고 있었다.

성탄 아침.
미니 교회에 적은 신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첫 마을에 사는 연구원과 의사 부부, 회사원 가족 등 두 가족과 전주에서 올라온 대학생 4명, 이렇게 10여명이 이 교회에 적을 두고 있다. 오전 11시로 예정된 성탄절 예배를 위해 모두 7명이 찾아와 조촐하다 못해 가족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철저한 성경 중심과 신앙 고백이 사역활동의 핵심이고 거기다가 ‘회개’가 더해지는 ‘개혁교회’(Reformed Church). 25평 공간 거실에 의자 10여개, 피아노와 설교대가 교회 시설의 전부였다. 조용하던 안방 교회가 예배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인사 소리가 오가는 공간으로 변해갔다.

“눈길에 멀리서 오시느라 고생 많이 했어요.”
“예수님이 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기는 축복받은 날인데 눈길은 아무 것도 아니죠.”

이윽고 오전 11시.
조 목사가 간단한 인사와 함께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운 찬송을 부를 지어다’로 시작되는 시편을 낭독하면서 하나님이 이 땅에 온 뜻을 되새기는 성탄절 예배가 시작되었다.

엄숙하면서 경건한 분위기가 작은 공간을 짓눌렀다. 영광 송(頌)으로 하나님을 영접하고 성부(聖父), 성자(聖子), 성신(聖神)을 찬송하는 성삼위 송(頌)과 성탄찬송으로 성령이 충만한 안방 교회가 첫마을에서 맞는 첫 크리스마스를 더욱 값지게 만들어나갔다.

10여명은 교인은 이러했다.
한 가족은 ‘개혁교회’를 익히 알고 일부러 찾아왔고 또 다른 가족은 ‘세종의 소리’ 기사를 읽고 신앙을 가지게 된 분이다. 대학생 청년부는 역시 상업화된 교회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진실한 교회’를 찾다가 ‘개혁교회’, 너무나 작은 안방교회 독실한 신자가 되었다. 수입의 일부를 하나님의 성전에 바치는 ‘헌상 송’에 이어 조한수 목사의 강설(講說)이 시작되었다.

“성탄절은 아기 예수의 생일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의 백성을 찾아오신 날입니다. 오늘날 세상은 크리스마스를 일반인의 생일처럼 흥청망청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위치가 어디냐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의 현재를 ‘擧世皆濁’(거세개탁)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처지가 이러해서 하나님이 오늘 찾아오신 겁니다. 맑은 물을 이 세상에 보내주어야 할 교회가 더러운 물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맑은 물이 교회로부터 다시 나오게 해야 합니다. 사랑의 힘으로서 하나님이 요구하시는 의(義, Justice)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의를 보여주시고 나타내주시고 따라하게끔 해주신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영광의 천사들아’, ‘참 반가운 성도여’
전원이 성가대가 되었다. 특별 찬송은 성탄을 축하하는 작은 안방교회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 하늘로 올라가는 의식이었다.

이 날 어느 성탄절보다 경건한 기도를 올렸다는 최승진씨(전북대 재학)는 “첫마을 개혁교회에서 맞은 첫 성탄 예배는 그리스도인들이 오늘 날 드리는 예배의 연속”이라며 “그리스도 이후 교회와 복음을 통해 자신의 백성들과 함께 살고 교제하는 역사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약 1시간 30분여에 걸친 작은 안방교회의 성탄절 예배는 끝이 났다. 조한수 목사 부부가 준비한 점심을 함께 나누면서 교인들은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작지만 아름다웠던 성탄 예배는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생각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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