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 깨진 바가지 하나 갖고 ...
옹근 빎
깨진 바가지 하나 갖고 살았으면
시루에서 콩나물이 자란다 해도
성한 바가지만 있는 것보다야 나으리
다행이다 싶은 보따리 하나 있었으면
유리 조각에 스칠 뻔한 손가락보다야
면도날에 베인 뺨은 아무것도 아니리
솟구치는 감사 분수대 높게 섰으면
어찌 이 땅에 와 오늘을 밟고
저 하늘 남분하게 바라볼 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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