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에 세종누리학교가 개교를 하였으니 벌써 2년이 지나가고 있다.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다가, 국립특수교육원 교육연구사, 세종시교육청 장학사로 있으면서 세종누리학교 교감으로 발령받기 전까지 약 10년을 현장을 벗어나 있다 보니 그사이 시스템이 변한 것도 많고 현장의 분위기도 많이 변해있어 적응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있으니 선생님들의 ‘열정’과 우리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다. 특수교사들은 말 그대로 ‘천사’이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천사라고 하지는 않으나 교감의 자리에서 선생님들을 바라보았을 때 감히 천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특수학교(평택동방학교, 한국선진학교)에서 12년을 근무한 후, 국립특수교육원 연구사로 근무를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연구도 하고, 연수를 운영하였고, 국회나 예산 관련 업무를 보다가 세종시교육청에 장학사로 2013년 9월에 발령을 받아 왔다. 세종시교육청으로 왔을 때 특수교육에 가장 큰 숙제가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설립에 대한 기본계획은 전임 장학사가 수립을 해놓은 상황이어서, 설계단계부터 건축까지 전적으로 관여하면서 정말 ‘멋있는’ 특수학교를 한번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 온 정성을 기울였다. 멋있다는 것은 화려한 것이 아니라 정말 장애학생들이 편하고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설계업체 대표와 전국의 7개 특수학교를 다니면서 좋은 점 안 좋은 점을 두루 보았고, 그것이 세종누리학교 설계에 반영되도록 면밀하게 논의하였다. 다행히 설계업체는 요구한 내용을 그대로 반영을 하여 설계를 완성하였다. 특히, 지금은 관공서를 설립할 경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F: Barrier Free)인증이 의무화 되었지만 세종누리학교를 설계할 당시에는 권장 사항이었다. 그럼에도 설계 단계부터 BF인증 내용을 적용하였고, 이것이 그대로 건축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건축과 더불어 학교를 개교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정, 학습준비물, 교재교구를 비롯한 집기류 구입 등을 위하여 15년 4월부터 세종누리학교 개교준비 TF팀을 구성하였다. 관내 특수교사 중 능력 있는 7명의 선생님을 중심으로 구성된 팀은 밤낮없이 좋은 학교를 개교시키기 위해 시간과 능력을 투자하였다.
사실 TF 선생님들 중에는 학교가 개교를 하여도 개교 멤버로 올 수 없는 선생님들이 다반사였다. 이유는 단하나! 학기 중에 유능한 교사를 다른 학교로 보낼 수 없다는 교장, 원장선생님들의 강한 말씀 때문이었다. 심지어 어느 관리자분은 9월 1일자로 데려가지 않겠다는 구두상의 약속을 받고서야 그 학교 선생님을 TF팀에 보내주신 분도 계신다. 이 7분의 선생님들의 노력 끝에 드디어 2015년 9월 1일 세종누리학교가 개교를 하였다.
초대 교장 선생님 또한 학교를 빨리 안정화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교육부가 세종시에 있으니 교육부, 교육청, 학교가 서로 협력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장을 역임하신 분이 초대교장으로 발령받아 오시게 되었다.
개교를 하였다고 해서 일이 다 끝난 것이 아니라 어찌 보면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12명의 발령교사 중 경력교사 3명에 나머지는 신규발령교사로 출발을 한 세종누리학교는 말 그대로 건물과 책상만 있는 곳에서 교육과정 정립, 환경개선, 학생들의 교육, 서비스 지원 등 하나하나 학교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매일 밤 10~11시까지 교육과 업무에 매달렸다. 선생님들이 한 학교의 개교멤버로 있었다는 것이 고생이면서도 큰 자부심을 느끼는 지 알 수 있는 상황이었다. 2015년 가을부터 2년이 지나가는 지금까지 세종누리학교 선생님들은 아직도 학교를 완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일이나 업무는 나타나는 결과가 있고 실적이 있고, 눈에 보이는 완성이 있는데,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사실 측정이 쉽지 않다. 그러나 세종누리학교를 방문해 보면 이곳에서는 눈에 보인다. 그만큼 선생님, 행정직, 특수교육실무사, 교무행정사, 조리하시는 분, 용역, 공익까지 모두가 아이들을 사랑하고 위하는 지 눈에 보인다.
한 학교가 개교를 하고 안정화되려면 최소 3년 이상은 걸린다고들 한다. 그러나 세종누리학교는 2년 안에 안정화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으며, 이렇게 교감이 감히 큰소리 낼 수 있는 것은 결국 전 교직원의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 때문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순수한 마음을 가진 학생과, 열정을 가지고 가르치는 교직원, 희망을 가지고 기다려주시는 부모님들이 학교에 있어, 앞으로도 세종누리학교는 항상 행복한 천사들만 가득한 학교가 될 것이다.
짧은 시간내에 자리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애쓰신 정민호 교장선생님과 최기상 교감 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