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인 존재는 거짓말 해서는 안돼"
"공적인 존재는 거짓말 해서는 안돼"
  • 세종의소리
  • 승인 2017.05.1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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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칼럼]권찬욱 배재대 4년...'대통령과 거짓말'
   권찬욱 배재대 미디어 컨텐츠 학과 4년

대선 정국이 되면 이래저래 이슈가 나오게 마련이다. 후보들의 면면도 들어나고, 확인되지않는 정보들이 돌아다닌다. 후보들의 말 한마디가 대선결과를 뒤집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그 후보의 ‘진실성’이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선거과정에서 내걸었던 공약들이 임기 도중에 줄줄이 폐기 되는 것을 항상 보아왔고, 청문회에서 밝혀지는 갖가지 거짓과 진실에 매번 경악과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건 단순히 실망의 문제만이 아니다. 정치계뿐만이 아닌 민주주의 사회 그 자체를 상처 입히는 행위이다.

불신은 지난 ‘최순실 게이트’로 극에 달했다. 관련자들의 끊임없는 부인. 진실이 나타남에 따라 온 국민이 배신감과 분노에 몸이 절여졌다. 사적인 동기로 무시되는 질서. 권력 앞에 합리화되는 불법. 당사자들은 끝까지 버티다 사회로부터 배제되었지만, 이제 국민들은 사회에 대한 체념이 깊은 수렁에 빠진 듯하다.

공적인 존재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사람인 이상 어떤 정치인도 처음부터 공적 존재는 아니다. 사적 개인에서 정치인이나 공무원이 된다면 사심을 버려야 하지만, 사심을 완전히 떨쳐버린 존재를 기대하기란 쉽지않다. 설사 대의추구처럼 사심 없이 정치한다고 해도 주변 인물이 사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항상 대의를 추구하긴 어렵다. 어찌 보면 정치라는 수렁 속에서 손을 더럽히지 않고 큰일 하기란 불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만큼 국민들은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정치인들을 솎아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간 정치인들의 거짓말에 관대한 편이었다. 그러나 그런 ‘거짓말 무감각증’과 ‘온정’이 우리 정치와 사회를 망치는 모습을 지난 몇 년간 잘 보아왔다. 철학자 플라톤은 ‘위정자들의 거짓이 국민들의 무관심과 정치불신을 야기해 국민의 불행을 몰고온다’라고 말했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엄격하게 단죄 되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불신의 제도화를 기반으로 한다. 정치인을 무조건 믿고 권력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항상 권력을 남용, 악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권력을 균형 있게 나누어서 서로 견제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국민들이 늘 감시하고 판단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능동적 민주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이상주의적 기대와 환멸적 체념을 오갈 것이 아니라 현실주의적 태도를 견지하며 정치인을 사려 깊게 예의주시하는 눈이 필요하다.

그런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선진 민주국가에서 정치인의 거짓말은 거취 문제를 포함해 정치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대표적으로는 리차드 닉슨 (Richard Nixon) 미국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이 있다. 선거전에서 상대 후보 사무실에 불법으로 도청한 것이 논란이었다. 그러나 그를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린 것은 도청이 자신과 무관하다고 한 거짓말이었다. 워터게이트는 도청이 아닌 거짓말 게이트였던 셈이다. 한순간의 거짓말로 평생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

이번 대선은 전임 대통령의 거짓과 불법을 단죄하고 갑작스레 치르는 선거였다. 그러나 여전히 거짓말은 존재한다. 진위여부를 떠나 떠오르는 논란들이 이슈화 되면서 말이다. 각 진영에서는 논란으로 공격했고, 상대방은 부인하며 해명했다. TV토론에서 후보들은 주어진 시간적 한계 때문에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고 질문과 답변할 겨를이 없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의도적이든, 아니든 사실과 다른 얘기를 했을 땐 사후에라도 해명과 사과가 있어야 한다. 아니면 철저히 검증해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거짓말 공방이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다. 나라를 이끌어가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거짓말하는 정치인은 국민들의 힘과 관심으로 심판해야 한다. 그게 정치불신을 해소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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