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극한의 ‘직업’에 들어서다
문재인 대통령, 극한의 ‘직업’에 들어서다
  • 김선미
  • 승인 2017.05.13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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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칼럼]간절함의 승리, 힘찬 닻 올렸지만 반대세력 덫 놓고 기다리듯...
   김선미 편집위원

‘설득’은 대통령과 새 정부의 제1의 과제

새로운 질서 구축 머뭇거릴 시간 없어, 임기 초가 골든 타임

“누가 돼도 참 어렵겠다. 나라 빚은 다락같은데 일자리는 없지...우리 같은 노인네야 이제 다 살았지만 젊은 애들이 걱정이지...” 현직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부터 팔순 노모가 되뇐 걱정이다.

드디어 19대 대통령이 탄생됐다. 문재인 정부가 닻을 올렸다. 촛불과 광장이 모아낸 ‘간절함의 승리’가 탄생시킨 새 대통령이다. 당연히 축하할 일이다. 불과 며칠 사이지만 구중궁궐 비밀주의에 휩싸였던 전 정권과는 확연히 다른 반가운 변화의 모습도 보인다. 간난신고 끝에 탄생한 대통령 문재인과 새 정부. 그렇게 할 수만 있다면 진심으로 임기 내내 꽃길만 걸었으면좋겠다. 대통령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그리 녹록치 않은 게 현실이다.

인수위원회도 꾸리지 못한 채 현장 투입된 새 대통령

한국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하고 터프한 직업이라는 외신과 외국 네티즌의 지적을 입증이라도 하듯 새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도 꾸리지 못한 채 막 바로 현장 투입됐다. 누군가에게는 대통령이란 직업이 웃으며 손만 흔들면 되는 일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극한 ‘직업’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북한 문제를 비롯한 미국, 중국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무너진 상식과 원칙을 어떻게 바로 잡고, 대통령이 추구하고자 하는 철학과 가치관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지 첩첩산중이다. 집권여당이 제1당이라지만 단독으로는 단 한 개의 법안도 처리할 수 없는 숫자이고 비록 2위와 역대 가장 큰 표차로 당선됐음에도 그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가 절반을 넘는다.

반대세력 덫 놓고 기다리듯 작은 실수도 용납지 않을 것

문재인 정권의 최대 국정 과제인 ‘개혁’과 ‘통합’. 대통령과 새 정부가 아무리 선한 의지와 열정과 진정성을 갖고 노력에 노력을 더해도 문 대통령과 새 정부를 둘러싼 국내 정치 상황은 이를 구현해 내기에는 만만치 않은 여건이다. 대통령 취임 선서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가장 먼저 야당 당사를 찾아가 야당 역시 국정의 동반자라며 협조를 구했지만 지금까지의 정치 행태를 보면 난망한 일처럼 보인다.

제1야당의 대선 후보는 선거에서 패하자말자 최소한의 립서비스도 없이 새 정부 출범에 대한 제일성으로 극심한 대립을 예고하며 “마음대로 (하게) 절대 안 놔둔다.”는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퍼부었다. 반대자들은 덫을 놓고 기다리는 사냥꾼처럼 작은 실수에도 온갖 꼬투리를 잡아 벌떼처럼 달려들 것이다. 기득권층과 반대세력의 저항과 반발은 아마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던 사람들 개혁자에게 적대적”

“새로운 형태의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고 위험하며 성공하기 힘든 일은 없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구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던 사람들이 개혁자에게 적대적이 되는 반면 새로운 질서로부터 이익을 누리게 될 사람들은 기껏해야 미온적인 지지자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변화에 반대하는 세력들은 혁신자를 공격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전력을 다하여 공격하는 데에 반해서 그 지지자들은 오직 반신반의하며 행동할 뿐입니다.”-니콜라 마키아벨리 《군주론(Il Principe)》 6장.

새로운 질서를 구현해 내고 싶은 통치자라면 두고두고 곱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어떻게 돌파할지는 결국 대통령의 통치리더십에 달려 있다.

인사 첫 단추 잘못 꿰는 순간, 5년 추동력 무너질 수 있어

임기 5년,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기에는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취임 첫 해가 가장 중요하다. 심지어 6개월도 이미 늦다는 진단도 나온다. 임기 3년차 접어들면 슬슬 레임덕이 시작한다. 단임제 대통령으로서는 피해갈 수 없는 길이다. 임기 초 좌고우면 머뭇거릴 시간이 없는 것이다. 국정 초반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부 분란과 소모전을 피해야 한다.

간절함이 승리로 이끌어졌지만 문재인 대통령 앞에는 덫을 놓고 기다리듯 반대세력들이 포진하고 있어 작은 실수조차 용납이 안되는 극한 상황이 놓여있다.

역대 정권을 보면 분란과 소모전의 첫 단추는 대부분 인사 실패에서 빚어졌다. 인사의 첫 단추가 잘못 꿰지는 순간 5년의 추동력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문고리 3인방’으로 대변되는 대통령 측근 기용, 구태에 찌든 과거의 인물은 비록 선거의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감히 제외해야 한다. 그 다음 대통령의 언사다. 대통령의 언어는 곧 대국민 메시지다. 쉬운, 그러나 품격과 철학을 담은 대통령의 언어야말로 또 다른 강력한 통치력이다.

설득하고 또 설득하라, 보통사람 위한 최고의 설득은 ‘권선징악’

무엇보다 ‘설득’은 문재인 정부의 제1의 과제이다. 우선 국회를 설득해야겠지만 결코 쉽지 않은 주변 환경 속에서 문재인 정권이 그래도 끝까지 믿고 의지하고 함께 가야 하는 동반자는 대다수 평범한 국민들이다. 설득하고 또 설득하라. 보통의 상식적인 국민들을 설득하는 가장 쉬운 길은 지위고하를 막론한 공정함과 반칙 없는 사회, 권선징악이다. 원칙과 상식의 실천이다. 안보, 외교, 경기부양, 일자리 창출 누가 해도 묘수가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 국민들 마음에 억울함이라도 없게 해야 한다.

5년 후, 문 대통령이 부디 “이만 하면 됐다” 라며 편안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전직 대통령을 평범한 이웃으로 맞이하는 일은 대통령의 복이기 이전에 국민의 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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