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호수공원 '희망의 손' 설치, 사실상 '무산'
세종호수공원 '희망의 손' 설치, 사실상 '무산'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7.04.2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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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청, "디자인 및 설치 장소 등 충분한 의견 수렴해야" 세종시 계획에 제동
   '행복도시 착공 10주년, 세종시 출범 5주년'을 기념해 세종시가 세종호수공원에 설치하려 했던 '희망의 손' 기념조형물 설치가 행복청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다.

'행복도시 착공 10주년, 세종시 출범 5주년'을 기념해 세종시가 계획했던 ‘희망의 손’ 기념조형물 설치가 사실상 무산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제동을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세종시와 행복청의 갈등 구조가 원인이라는 분석과 함께, 기념사업의 전반적 계획 손질도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세종시는 세종호수공원 내 바람의언덕 부근에 ‘균형발전상징공원’을 조성하고, 여기에 ‘희망의 손’ 조형물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행복도시 착공 10주년'을 기념해 시의 정체성과 미래상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다.

'희망의 손' 조형물은 10년 전 행복도시 건설 착공식 당시 설치됐던 ‘가슴에 품다’라는 공공미술 작품을 본뜬 것으로, 세종시 건설사업의 강한 의지와 희망찬 미래를 상징하고 있다. 시는 오는 7월 22일 열릴 행복도시 10주년 기념행사 및 비전선포식에 맞춰 조형물을 설치하고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연다는 구상을 세웠다.

하지만 행복청의 반대로 계획은 전면 틀어졌다.

행복청은 최근 세종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조형물 '디자인'과 '설치장소의 적정성' 등을 이유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어떠한 형태의 작품을 설치할 것인지 먼저 고민하고, 이후 설계공모를 통해 작품을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행복도시에 설치되는 미술작품 대부분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만큼, 상징공원 조형물 역시 이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청 관계자는 "희망의 손 조형물은 일반적인 작은 조형물이 아닌, 높이가 9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작품"이라며 "조형물이 한번 설치될 경우 계속 봐야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설치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구적인 조형물이니 만큼 기념행사에 맞춰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조형물 설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반대 입장은 외견상 '조형물의 완성도를 높이자'는 원론적 의견으로 비춰진다. 하지만 이면에는 세종시와 행복청 간 갈등 구조가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두 기관은 올 초 기념행사 계획을 따로따로 밝히면서 이미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세종시가 먼저 행사 계획을 밝힌데 이어, 행복청이 뒤따라 유사한 형식의 행사 계획을 밝히는 등 감정 싸움 양상을 보였던 것. 서로간 사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희망의 손' 조형물은 10년 전 행복도시 건설 착공식 당시 설치됐던 ‘가슴에 품다’라는 공공미술 작품을 본뜬 것이다.

그나마 최근 양 기관은 실무회의에서 ‘착공 10주년 기념행사는 행복청이, 세종시 출범 5주년 기념행사는 세종시가 맡는다’는 큰 틀에 합의하고,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갈등이 내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든 세종시의 조형물 설치 계획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신도시(행복도시) 건설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행복청이 반대할 경우 어떠한 영구적인 시설물도 행복도시 내에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행복청이 갖고 있는 지방자치사무권한의 세종시 이관 문제와도 얽혀 있어 양 측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도 전망된다.

세종시 관계자는 "당초 6월까지 조형물을 설치하려 했던 계획이 일정부분 늦어지게 됐다"면서 "내부 협의를 거쳐 조형물 설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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