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대형서점 입점, 동네 서점 '한숨'
잇단 대형서점 입점, 동네 서점 '한숨'
  • 신도성
  • 승인 2017.03.0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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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영풍문고 이어 교보문고 입점 예정, 규제만으로는 '한계'
5월 어진동 에비뉴힐에 영풍문고 개점을 시작으로 행복도시에 대형서점이 잇달아 진출, 과열경쟁 우려와 중소서점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세종시 신도시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행복도시에 대형서점이 잇달아 진출, 과열경쟁 우려와 중소서점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통령 출마 예상자들이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만들겠다는 발언으로 세종시 위상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서점과 함께 대형문구점도 연이어 들어설 예정이어서 기존 지역 상권 붕괴와 함께 문구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7일 세종시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풍문고가 4,367㎡ 규모로 오는 5월 어진동 에비뉴힐에 문을 열고 3월말 역시 어진동 세종파이낸스센터에 교보문고가 들어올 예정이다. 또, 2-4생활권에 위치한 어반아트리움에도 대형서점 입점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는 약 991㎡ 규모의 서점과 복합문구점 2,314㎡, 어반아트리움에는 약 1,157㎡의 서점 등 대규모 상업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학교주변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구관련 골목 상권 잠식은 물론 조치원 기존 상권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내 지역서점으로 어진동 ‘세이북스’와 아름동 ‘세종문고’, 조치원 ‘홍문당 서적’ 등이 자리 잡고 있지만 대규모 상권이 밀고 들어올 경우 중소서점은 무너질 수밖에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이들은 지난 2013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중소서점 보호를 위해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한 것에 한 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규정은 대형 서점이 신규 점포를 낼 경우 초·중·고 학습참고서를 1년 6개월간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서점 매출에서 참고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 내외다.

하지만 2019년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되면 동네 서점은 대형서점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세종시와 같이 골목상권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형서점이 진출하면 동네 서점들의 고사는 불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대형 서점이 신규 점포를 낼 경우 초·중·고 학습참고서를 1년 6개월간 판매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지만 규제만으로는 중소서점 보호가 힘든 상황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성미희 사무국장은 “최근 독서인구가 줄고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도 대형서점이 무리한 사업 확장과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며 “자치단체에서 지역서점을 활용한 도서 구입, 문화 활동을 겸한 서비스 등 중소서점에 대한 활성화 방안을 물색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업계 상황과는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일단 긍정적이다.

종촌동에 사는 한 대학생은 “대형서점은 편하고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다” 며 “동네 서점보다 들어오는 책의 종류가 더 많은 것 같고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지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서점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서점들의 대거 진출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신도시 인구 15만명을 감안할 때 과잉투자인 것만은 사실”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명품도시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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