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시대, 남을 사랑하는 마음 지녀야”
“알파고시대, 남을 사랑하는 마음 지녀야”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7.01.06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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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방송인 정목스님, 대전비구니청림회 주최 성도절 행사 법문

인기 방송인 정목스님이 4차 산업 알파고시대를 대비히여 이타심과 자애심을 강조하고 있다.
인기방송인 정목스님(서울 정각사 주지)이 대한불교조계종 대전비구니청림회(회장 효경 스님) 가 1월 5일 오후 2시 대전비구니청림회문화회관에서 주최한 ‘성도절문화예술제’에서 법문을 통해 “모든 것을 로봇에게 의지해야 하는 4차 산업시대에 대비하려면 인간에게 이타심(남을 위하는 마음)과 자애심이 필수적이다”고 갈파했다.

성도절(부처님 되신 날)은 석가모니가 깨달아 부처를 이룬 날로 불교계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과 더불어 가장 큰 행사로 의미를 두고 있다. 이날 정목스님은 “아침에 눈만 뜨면 최순실 정유라라는 뉴스에 지쳐버린 국민들에게 올 정유년 한해 부처님의 깨달음으로 평화로운 기운이 깃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정목스님의 설법 내용을 요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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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지구 45억년 역사 중에서 5억년의 역사 동안 살면서 인간의 의식수준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의식주에 연연하면서 살다보니 인간으로 태어난 사명을 잊은 채 내가 이러려고 살았나 하며 후회하는 사람들이 많다. 초심을 잊고 열정을 잃는 순간 포즈만 남게 된다. 지금 세상은 1차, 2차, 3차 산업시대를 지나 4차 산업시대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인간보다 수천 배 똑똑한 로봇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류는 이제 4차원의 세계에 대비해야 한다. 앞으로 알파고와 바둑을 두면 절대로 못 이길 정도이고 병원에서 수술도 로봇이 더 섬세하게 실수 없이 하고 있다. 인간의 종자는 믿을 수 없는 종이 됐다. 서로 배신하다 보니 인간불신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인간의 허상 껍질을 벗겨버리겠다는 것이 4차 산업 세계이다.”

“알파고세계는 사람은 못 믿어도 로봇은 믿는 세상이다. 특히 알파고와 뇌과학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뇌에 대한 어마어마한 연구가 되어야 5차원 6차원의 세계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생각이 시냅스를 통해 서로 연결된다. 뇌는 마그네슘 뚜껑이 열려야 기억이 가능하다. 우리의 기억은 마그네슘이 담당한다. 또한 우리의 정신작용은 칼슘이 담당하는데 나트륨이온의 길을 열어주어야 칼슘이 흡수된다. 우리 몸뚱이는 물질이다. 인연법은 물질이 모였다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해체된다. 그러면 칼슘은 어디서 왔어요? 암석에서 왔다. 암석 또한 광물이다. 4차 산업시대는 광물에 대한 연구이다. 3차 산업까지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에 대한 연구였다면 4차 산업시대는 무정물(광물)에 대한 연구가 도래했다. 생물과 공존하는 시대로 바로 부처님이 설파하신 색즉시공 공즉시색으로 생물과 무생물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기계 로봇에게 맡겨놓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타심(利他心)을 통해 인간을 완성해야 한다. 공장에서 로봇에게 위험한 일을 분담시키고 인간은 이타심과 자애심(慈愛心, 남에게 사랑을 베푸는 마음)을 기르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 가지 사례로 인도의 시성 타고르의 20대 때 이야기를 들려주겠다. 부잣집 아들인 타고르는 많은 하인을 거느리고 있는데 하루는 나이 많은 노인하인이 아무 연락 없이 출근을 안 했다. 타고르는 성질이 났다. 그런데 그 노인하인이 해가 넘어가려고 할 무렵에 나타나 아무 말 없이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타고르는 달려가서 있는 대로 분풀이하고 ‘해고’라고 소리질렀다. 그러자 그 노인하인은 양손을 공손히 모으고 ‘제가 아무 말 않고 늦게 온 것은 잘못입니다. 어젯밤 제 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라고 말했다. 타고르는 바로 ‘내 방식대로 해석하고, 내 방식대로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지 깨닫고, 자신의 인격과 수준이 너무 절망적이다’고 자책했다. 그 이후 타고르는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어떤 일이 생겼어도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고 그 사람에게 어떤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지 살피고난후 행동에 나섰다.”

“사람이라면 어제보다 나은 내일, 20대보다 나은 30대, 40대, 50대, 60대, 70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갈수록 몸둥이는 커져 가는데, 마음보는 쪼그라들고 있다. 나이 먹는 게 어른이 아니라 정신과 심리적 상태가 성숙해져야 어른이다. 어른이 되는 것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다. 자애심과 이타심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마음이다.”

“인도네시아 바닷가 한마을에 쓰나미가 덮쳐 부모와 선생님 등 어른들이 모두 죽고 아이들만 살아남았다. 그 처참한 현장에서 7~8세 정도의 아이들이 바닷물 얕은 곳에 들어가 바카우라는 작은 묘목을 심고 있었다. 외국 기자가 그 이유를 묻자, 일곱 살 먹은 한 아이가 ‘내가 심고 있는 작은 묘목이 거대한 쓰나미를 막지는 못 하지만 쓰러져가는 나를 막아주지 않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이것이 바로 어른이다. 그런데 우리는 매우 호강스럽게 살면서도 어떤 시련이 오면 ‘내가 이러려고 자식을 낳았나’ ‘너 때문에 못 살아’ 등으로 절망하려는 내 마음을 붙잡아 두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

“사람은 저마다 인생학교에 입학해서 사명을 받았다. 남하고 원수처럼 살지 말고 이타심과 자애심으로 살아가야 한다. 부처님 같은 자비심을 베풀어야 한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불경을 보다가 무릎을 탁 치고 ‘앞으로 21세기를 이끌어가는 시대적인 사조는 불교의 화엄(華嚴)이다’고 설파했다. 화엄이 바로 4차 산업이고 연기법이다. 이 세상에 어느 것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세포 하나에도 DNA를 분석해서 조상까지 다 나온다. 일즉다 다즉일(一卽多多卽一)이다. 세상 모든 사람은 내 형제 자매 아닌 사람이 없다는 게 화엄사상이다. 부처님이 깨달으신 날, 화엄으로 정신 무장하고 모두를 따뜻하게 대하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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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절을 맞아 스님과 불자들이 부처님 전에 정성을 다해 육법공양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이날 정목스님과 함께 한 성도절문화예술제에는 조계종 6교구본사 마곡사 주지 원경 스님, 대전불교사암연합회 회장 석준 스님, 청림회 스님들과 불자들, 권선택 대전시장, 김경훈 대전시의회의장 등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식전행사로 테너 김승택의 독창, 108 대참회, 육법공양을 했고, 효경 청림회장스님의 대회사, 석준 대전사암연합회장회장 스님의 격려사, 원경 마곡사주지스님의 축사, 권선택 대전시장의 축사에 이어 헌화, 발원문 낭독(청화사 보현회장 홍사리자)이 있었다. 또 대전시청 불자회 송민섭 불자가 자랑스러운 불자상을, 대전대 학생 1명과 보문중고등학교 재학생 9명, 대전파라미타청소년 5명 등 15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식후 문화공연으로 국악소녀 강경민과 가수 락드림 이밝음의 공연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청림회합창단의 합창 공연으로 마무리 했다.

대전비구니청림회는 대전지역 대학생과 초증고생 1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성도절문화행사의 마지막 공연으로 청림회합창단이 '우리도 부처님'을 부르고 있다. 

 대전시 중구 대사동 보문산 입구에 위치한 대전비구니청림회문화회관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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