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학교, "우리도 졸업했어요"
마을 학교, "우리도 졸업했어요"
  • 이재양 기자
  • 승인 2016.12.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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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 첫마을학교 1회 졸업식열고 77명 졸업장 수여

 

   초등학교 1학년생부터 중학교 1학년생까지 다양하게 모여 있는 마을학교 졸업생들은 단절된 아파트 공간을 뛰어넘는 교육에 만족해 했다.

성탄절 다음 날인 26일 저녁 6시.

 

어느 학교보다 이른 졸업식 날. 경건한 분위기의 졸업식이 아닌 마을 잔치 같은 행사가 시작됐다. 학생들은 교장선생님 인사말 시간에 깔깔거리며 뛰어다니고 풍선을 갖고 노느라 정신이 없다. 교장선생님도 "행복했나요? 재밌었나요?"라며 흐뭇하게 학생들을 바라본다.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큰절을 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따뜻한 돌봄, 풍요로운 배움’의 마을교육공동체, ‘한솔 첫마을학교(교장 안신일)’가 두 달간의 학사 일정을 마치고 첫마을 6단지 커뮤니티센터에서 첫번째 졸업식을 가졌다.

첫마을학교는 학원이나 방과 후 학교와 달리 마을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공간을 마련하고 운영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서울, 경기지역 마을학교가 교육청이 중심이 된 것과 달리 마을과 교육청, 학교가 함께했다는 점도 전국에서 유일하다.

1기 마을학교 학생들은 한솔동 5개 학교(참샘초·한솔초·미르초·한솔중·새롬중)에 재학 중인 96명의 학생들로 이뤄졌다. 첫마을학교 교사들 역시 마을 주민과 자원봉사자들로 20명이 임명되어 참여했다. 이들은 매주 골프반, 탁구반, 보드 게임반을 열어 재능기부로 수업을 진행했다. 동네 형, 누나, 동생, 마을 주민들이 모여 학교를 꾸려 나갔다.

이날 행사에는 전체학생 96명 중 77명이 졸업장을 받았다. 초등학교 1학년생부터 중학교 1학년생까지 학생들도 다양했다. 졸업장 수여도 안신일 교장 및 최교진 교육감, 윤형권 시의원 등 내빈들이 직접 나와 학생 한사람씩 축하해주며 정을 나눴다. 이를 바라보는 학부모, 선생님들의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행복한 졸업식 풍경이었다.

탁구교실을 마치는 김유빈 학생은 "탁구를 칠 줄 몰랐는데 이제는 친해진 것 같아서 기분이 뿌듯하다"며 "이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해 운동을 하며 즐거우면 마음 또한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감은 "연말에 교육청 식구들에게도 즐겁고 행복한 선물을 받게 되어 기쁘다" 며 "첫마을학교 덕분에 세종시 전체가 교육공동체로서 전국이 부러워하는 새로운 교육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세종시 첫마을에서 시작한 마을학교는 아파트의 단순한 주거 공간을 뛰어넘고 마을이란 공간 아래 어른과 아이, 주민들이 공동체 생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첫 마을학교를 계기로 아름동, 고운동 등 세종 지역으로 확대, 교육을 통한 공동체 문화를 뿌리내리게 할 예정이다.

   첫마을 학생들은 아쉬운 마음을 담아 선생님들에게 감사 편지를 남겼다.
   "초등학교 1학년인데 벌써 졸업장을 받았어요" 참샘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마을학교 졸업장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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