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도 천막을 떠날 수 없어요"
"추석 때도 천막을 떠날 수 없어요"
  • 우종윤 기자
  • 승인 2012.09.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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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청 앞 천막 농성하는 김홍일 지부장..."노모 볼면목 없어"

   민족의 대이동이 시작되는 추석에도 천막농성장을 지켜야 하는 김홍일 지부장. 노모를 뵐 면목이 없다며 기적같은 추석 전 해결을 기대했다.
“이런 모습을 하고 추석 때 노모를 어떻게 뵙겠습니까. 조상 없는 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가장으로서 역할을 못하니까 가족들에게도 미안하죠. 돈을 가져다주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요.”

행복도시 건설청 앞에서 27일 째 천막농성을 하는 김홍일 전국 건설노조 대전 지부장(54)은 추석을 이틀 앞 둔 27일 “빨리 해결할 방법이 없느냐”고 하소연하면서 “올해 76세인 어머니를 뵐 면목이 없어 추석 때도 천막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3남매의 가장으로 “현장 근로자들도 농성에 참여하느라 수입이 없어지면서 다들 한숨만 내쉬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지만 저 쪽에서 소식이 없어 갑갑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들에게 미안하고 별별 생각이 다 든다” 며 “정말 여기에서 사람이 나자빠져서 나가야 해결이 될 것인가 하는 극단적인 마음까지 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청회사 현대 건설, 하청회사 황보건설로 이어지는 고리가 하청회사의 부도로 중장비 근로자 15명이 밀린 공사대금 2억5천만원을 달라는 농성이 27일째 건설청 앞에서 김 지부장 주도로 계속되고 있다. 공식 채널은 아니지만 현대건설에서 75%선까지는 줄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100%를 다 주더라도 추가금액은 7,500만원으로 마음먹기에 따라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들리는 얘기로는 이번에 해결해주면 선례를 남기기 때문에 못 해준다고 해요. 말이 됩니까. 잘못될 걸 상정해놓고 그렇게 되면 또 해주어야하니까 못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원칙대로 관리를 잘 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게 아닙니까.”

잘못을 예단해서 못해준다고 한다는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 “지급 방법의 문제라면 이쪽은 실리를 찾고 그 쪽에서는 명분을 찾으면 될 것”이라며 중재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협상에 응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지급 방법과 시기를 탄력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설청이 나서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 이것도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말과 함께 ”노동운동을 하면서 대화로 다 해결했지 이렇게 천막 농성은 처음“이라며 하루빨리 노동자들이 집에서 추석을 보낼 수 있도록 해결되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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