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곡리 낙화놀이를 아시는지요"
"등곡리 낙화놀이를 아시는지요"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6.04.26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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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향토문화재 지정 앞두고 민속문화축제에서 시연

   부강 등곡리 낙화놀이는 뽕나무 숯을 무명천으로 싼 다음 짚으로 다시 동여매 타면서 불꽃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독특한 놀이다.
‘낙화놀이’를 아십니까.

세종시 부강면에 불꽃을 떨어뜨리면서 환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내는 낙화(落火)놀이를 이어가는 마을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세종시에서 지역에 뿌리와 전통을 계승하는 문화재를 찾는 정책을 펼치면서 이 행사를 향토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낙화놀이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곳은 세종시 부강면 등곡마을.
매월 정월 대보름 전야에 액(厄)막이를 위해 주민들이 정성을 모아 불꽃놀이를 해오고 있다. 삼국시대 이후 줄 곧 주민 화합과 벽사(辟邪)행위로 명맥을 이어온 것으로 1985년 이농(離農)현상에 따른 심각한 일손 부족으로 중단됐다가 2011년에 부활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26년 공백을 이은 사람은 40년 만에 귀향한 방영철 이장(65).
한국타이어에서 줄 곧 근무하다가 어릴 적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낙화놀이 전통이 끊어진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재현을 서둘렀다.

등곡리 출신 출향 인사를 규합해서 향우회를 조직하고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재현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 동네 어른들의 고증을 바탕으로 소멸 직전의 낙화놀이를 원형으로 살려냈다.

등곡리 윗마을에서는 태봉과 집 너머 산을 잇는 약 300m에 낙화봉을 달고 액막이를 기원했다. 뽕나무 숯가루에 목화솜 심지 넣고 무명천으로 싼 후 짚으로 묶어 만든 낙화꾸러미를 80여개 달아 불을 붙이면 타들어가면서 떨어지는 숯가루 불이 보름달과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환상을 자아내게 하는 놀이다.

방 이장은 “2005년도 고향에 와보니 준비할 사람이 없어 명맥이 끊어지고 있었다” 며 “안타까운 심정에 어떻게 하든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향우회를 조직하고 재현에 성공했다”고 저간의 사정을 털어놓았다.

낙화놀이 유래는 두 가지 설이 유력하다.
삼국시대 국경지대였던 이곳에서 군사들이 세(勢)과시를 위해 불을 이용했다는 설과 여느 지역과 같이 보름날 액막이 행사로 만들어졌다는 설 등이다. 일부에서는 고구려와 백제 병사가 대치하는 과정에 군사용도로 사용됐던 낙화놀이가 백제 멸망이후 벽사(辟邪)와 액(厄)막이로 뿌리를 내렸다는 얘기도 전해지고 있다.

계란 꾸러미 모양으로 만든 낙화봉을 50cm 간격으로 촘촘히 새끼에 달아 마을 양쪽 산을 연결해 불을 댕기면 목화솜에 불이 숯가루로 옮겨 붙으면서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불이 떨어지는 것 같아 낙화(落火)놀이로 불리었다.

   낙화놀이를 하는 마을 입구를 가리키는 방영철 등곡리 이장, 방 이장은 25년간 끊어졌던 전통놀이를 재현했다.
유래를 짐작케 하는 지명이 곳곳에 남아있어 세종시 향토문화재 지정과 함께 정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개소문이 진을 쳤다는 ‘소문봉’과 병사들의 무술을 연마시킨 ‘무술 골’, 무기를 만들어 보관했던 ‘창 터’, 비가 오면 전사한 병사들의 혼이 소리를 낸다는 ‘구신(귀신)개 뜰, 그리고 마을 뒷산인 노고봉과 화봉산에 남아있는 봉수대 등... 군대와 연관성이 짙은 지명들이 낙화놀이의 유래와 등곡리가 접전지역이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방영철 이장은 “향우회를 중심으로 낙화보존위원회를 만들어 오는 5월 8일 어버이날에 잔치를 하면서 정식으로 발족할 예정”이라면서 “세종시에서 향토문화재로 지정하면 낙화놀이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수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종시는 오는 5월7일 호수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세종민속문화의 해 축제에 낙화놀이를 시연할 계획이다.

   낙화 놀이는 뽕나무 숯으로 낙화봉을 만들고 새끼줄에 단다음 불을 붙이는 순으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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