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고 쫓기는 세종시 택시업계... 긴장감 '팽팽'
쫓고 쫓기는 세종시 택시업계... 긴장감 '팽팽'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6.04.25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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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기존 연기군 업체 "공주 업체 떠나라" 주장에 "갈 곳 없다" 맞서

   옛 연기군 택시업체가 공주지역 편입택시 영업은 잘못되었다는 판결에 따라 떠날 것을 요구하지만 갈곳이 없다며 맞서고 있어 긴장감이 돌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 특정사실과 관계가 없음>
"공주에서 들어온 택시업체들은 이제 더 이상 세종시에서 영업할 수 없어요. 택시 업계가 난장판이 되어 가고 있어요. 문제에요. 문제.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세종시 택시업계가 시의 행정판단 미스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지난 24일 만난 모 택시회사 소속 기사는 "애초 세종시가 공주 업체에게 영업권을 주지 않았더라면 일이 이처럼 꼬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법원이 지난 12일 "세종시가 웅진택시·한일여객 등의 사업계획 변경인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택시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공주로 돌아가라고?"...택시업계 '후폭풍'>

시는 현재 법원 판결에 따라 기존 공주 업체들에게 세종시 영업 중단을 통보한 상황. "세종시에서 발을 빼라"는 기존 연기군 업체(행복택시·세종운수·연기운수)와 "갈 곳이 없다"며 맞서고 있는 기존 공주 업체(웅진택시·한일여객) 간 마찰도 커지고 있다.

세종시 곳곳은 쫓고 쫓기는 택시업체 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기존 연기군 업체들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공주 업체들에게 "더 이상 영업을 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도심 곳곳에서는 카메라와 차량 블랙박스까지 동원해 '불법 영업'을 적발하려는 기사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그간 떳떳하게 영업을 해 왔던 공주업체들은 하루 아침에 '불법 행위'를 하는 '범법자' 신분으로 내몰리게 됐다.

문제는 이들이 다시 공주로 돌아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는 것. 공주시 측도 이들을 다시 받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야 말로 허공에 '붕 뜬' 상황에 처해 버렸다. 그렇다고 영업을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공주 업체 한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를 밟아 세종시로 이전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공주시로 돌아가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담당자들이 행정실수를 해 놓고 억울한 택시 기사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세종시가 영업권을 준 것이 2년이 되어 가는데 이제 와서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는다면 누가 행정을 신뢰하겠느냐"며 "생존권이 걸린 문제여서 우리도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기군 업체 한 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1심 판결까지만 지켜보고 재판에서 지게 되면 승복하겠다고 했지만 세종시가 이를 무시한 채 곧바로 인가를 내줬다"면서 "어설픈 행정으로 업계만 혼선을 빚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세종시는 현 시점에서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유일한 해법은 법원이 지적했던 ▲수송력 공급계획 ▲택시의 실차율 및 수송 분담율 ▲택시 수요 ▲택시의 적정 공급 규모 ▲기존 택시업체 및 변경인가 신청을 한 택시업체 이익 등 제반 사정을 고려, '택시 총량제' 산정을 다시 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282대가 등록되어 있는 택시업계 상황 상 감차가 불가피해 보여 양측의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서는 소송 등에 휘말릴 수도 있어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총량제 산정 후 택시 대수를 조정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마저도 양측 업체에서 수용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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