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전의장 결심은 탈당일까
임상전의장 결심은 탈당일까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5.12.21 10:5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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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수렴 고심 중, "내 나이에 무슨 욕심있겠는가" 심경토로

   충남대 세종동문회에 참석한 임상전 의장이 최병걸의 '돌려줄 수 없나요'를 구성지게 불렀다.
임상전 세종시의회 의장의 ‘결심’은 무엇을 의미할까.
요즘 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결심’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면서 그 결심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임 의장이 이 시점에서 할 결심은 딱 하나밖에 없다. 바로 자신의 거취문제인 ‘탈당’이다. 의회를 비롯해 세종시 전체를 볼 때 불요불급한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결심=탈당’이 공식화되고 있다. 항간에는 ‘24일 설’(說)까지 나오고 있어 결심이 임박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지난 16일 임의장은 충남대 세종동문회에 참석, “발길을 돌리려고 바람부는 대로 걸어도 돌아서지 않는 것은 미련인가 아쉬움인가...”로 시작되는 고(故) 최병걸의 ‘진정 난 몰랐었네’를 구성지게 불렀다. 의장이 처해있는 상황을 아는 동문들은 의미있는 노래로 받아들였다. 평소 강조해 온 ‘뿌리의식’을 이날 또다시 언급했다.

‘발길을 돌리려는’ 의장을 주변에서는 일단 만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뚜렷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이 말을 갈아타거나 하마(下馬)를 할 때는 거기에 걸 맞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의 비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철새 정치인, 또는 탈당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한 여론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게 또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임 의장의 입장은 단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나이에 아무런 욕심이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른바 '무욕지심'(無慾之心)이다. 바라는 게 없으니 결정에 자유롭다는 뜻이다.

탈당 움직임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작용하고 있다. 소속 정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는 태생적으로 코드가 맞지 않고 의장 직책 수행과정에서 동료의원들에 대한 서운함이다. 의원들의 수수방관은 물론 의장 쪽 입장에서 본 해석이다.

그의 정치 역정을 보면 성향은 진보보다는 보수 쪽이다. 보수가 진보의 옷을 입다보니 여러 모로 불편했다. 독자 생존에 익숙한 진보의 생리가 맞지 않았다는 얘기다. 의회 내에서도 의장에게 협조하는 쪽은 오히려 새누리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여서 젊은 의원들로 구성된 새정치민주연합과는 코드를 맞추기가 힘들었다는 것이다.

또, 집행부를 견제해야하는 의회에서 의장이 곤경에 처했을 때 동료의원들이 외면한 데 따른 서운함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물론 의원 입장에서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분위기와 동떨어진 돌출행동과 마이 웨이(My Way)식 의회 운영, 그리고 특정 사안에 대한 독선 등은 젊은 의원들을 아우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정협의회에서 시장과의 충돌, 4개 시도 의장단의 미래부 이전 결의문 채택 시 시장의 무관심, 세종축제에서 축사 누락, 지역구인 금남면장 임명 과정에서 배제 등 일련의 사태가 결심을 촉발하게 된 단초가 되었다는 것이다.

임의장이 탈당이라는 초강수를 두면 지역사회에 미치는 여파는 클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명분이 없고 올해 72세라는 지역의 어른으로서 사감(私感)에 치우친 행동이라는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다만 의장을 지지하는 일부 인사들은 "그 쪽에서 찬밥 신세보다는 탈당이 낫다" 며 환영할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탈당 이후 그의 거취는 무소속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여야를 떠나 중립적인 위치에서 의회를 운영한다는 새로운 명분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탈당에 대한 정치적 득실도 엇갈릴 전망이다. 의회구성에서 새정치 8명, 새누리 5명에다 무소속 2명으로 여전히 8대7로 의결정족수에서 새정치가 다수당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아슬아슬한 우위다. 내년 의장 선출이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또, 수시로 뿌리 의식을 강조해 온 임의장의 탈당이 ‘팽’(烹)당한 것으로 알려지면 내년 총선에서도 유·불 리가 나눠진다. 신도시가 커졌다지만 유권자 수에서 원도심에 크게 앞서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악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정치는 생물이다. 아직도 변수는 얼마든지 있다. 주변의 만류로 강행을 접을 수도 있다. 다만 현 시점에서 보면 임상전 시의장의 ‘결심’은 멀지않는 것 같다. 총선과 함께 연말 어수선한 정국이 세종시 하늘을 뒤 덮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임의장은 감성초, 금호중, 공주고, 충남대를 졸업하고 향토예비군 중대장,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제1,2대 연기군의원, 충남도 7대 도의원, 민방위 정신교육강사, 행복도시 유치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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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민 2015-12-28 09:28:53
의장님의 의사를 존중합니다.
어른을 섬길 줄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기 얼마나 힘드셨을까?
그냥 탈당하세요.
눈치보지 마시고 의사표현하세요.
그 동안 힘드셨을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늘 건강하소서!!!

조치원 2015-12-22 18:28:32
고뇌에찬 결정을 존중하려 합니다
무소속으로 계시면서 의사결정과정에 여,야를 떠나
올바른선택을 할수 있다는 소신 얼마나 아름다운 선택이
아닐수 없지 않겠습니까?
독선, 그리고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는 있을수도 해서는 안되는일이
아닌가요
선택을 존중하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