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은 메르스와의 전쟁 전념하라”
“박대통령은 메르스와의 전쟁 전념하라”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5.06.09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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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성 칼럼] 공포에 빠진 국민 진정시키는 데 앞장 서야

             신  도  성 편집위원  
대한민국에 엄청난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일촉즉발 국가적 대형 재난으로 번질지 모를 급박한 위기 상황이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와 숨기기식 대응으로 메르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우려해온 병원 밖 감염(지역사회 감염)이란 재앙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졌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한데도 정부는 세월호 참사 때처럼 우왕좌왕하고 있다. 나라에 비상사태가 터졌는데 책임지고 막아야 할 지도자가 없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초기 상황을 오판해 차관을 대책반장으로 내세우더니 지난 1일에서야 관계장관대책회의를 요구했고, 복지부와 교육부가 일선 학교 휴교를 두고 다른 소리를 냈다. 주무 장관이 전체 상황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허둥대고 있는 사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발생 약 보름 만에 대책회의를 주재하는 등 한마디로 무능력 정부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오죽하면 서청원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당 지도부까지 정부의 메르스 부실 대응을 강하게 질책했겠는가.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함께 메르스 사태를 쭉 지켜봤지만 박근혜 정부 내각에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가장 근본 문제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위기인데 위기임을 모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관련 회의를 주재할 때마다 대응 조직이 꾸려지고 있으나 각 조직을 총괄하는 위기관리의 중앙통제탑(콘트롤 타워)이 어디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까지 생긴 조직은 중앙 메르스관리 대책본부, 범정부 메르스지원대책본부, 메르스 종합대응 TF, 메르스 즉각대응팀, 메르스 긴급대책반 등 5개나 된다. 문제는 마구 생기기만 하는 메르스 대응 기구들이 어떻게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지도 국민들은 도통 알 수가 없다.

사실상 이런 위기관리 업무의 총괄 조정은 국무총리가 맡아야 하지만, 메르스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공교롭게도 총리는 공석 중이다. 이에 최경환 경제 부총리가 총리 대행을 수행하고는 있으나 지난 2일 유럽 출장을 다녀온 예에서 보듯 업무 과중으로 효과적인 대응을 못 하고 있다. 최경환 총리 대행이 7일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메르스 환자 발생 병원의 명단을 공개했으나. 이 과정에서 일부 병원의 위치 및 이름이 잘못 발표된 것은 망신을 넘어 과실이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고 해도 국민들의 대정부 신뢰감을 땅에 떨어뜨리는 행위이다.

또한 일부에서는 국민안전처의 인식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감염수준이 300만명 정도는 돼야 중대본을 가동할 단계”라고 밝혔다. 현재 메르스 감염수준을 심각한 수준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대본을 가동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유럽질병예방통제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메르스 치사율이 8%로 300만 명의 8%면 24만 명이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24만 명이 죽어야 중대본을 구성하겠다는 의지가 아닌가. 참으로 어이가 없는 발상이다.

안이한 발상. 한심한 대처가 메르스 국가비상사태 위기 불러와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스 비상사태가 심각함에도 15일부터 19일까지 방미를 계획하고 있어 일부 국민의 비난을 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처럼 나라가 혼란스러울 때 대통령은 한국에 남아 국민의 고통을 해소시켜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익과 국가안보차원에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 대통령은 15일 미국에 도착한 뒤 16일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17일부터 이틀간 휴스턴을 방문해 일정을 보내고 19일 귀국하는 일정을 잡고 있지만 가능한 일정을 줄이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지금은 국민들이 극도로 공포심을 갖고 있는 비상시국이다. 국민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를 꺼려하고, 각급학교가 휴교하고, 모임과 여행이 취소되고,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중차대한 일은 메르스 비상시국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지금처럼 우왕좌왕하고 총지휘 사령탑이 없는 경우는 곤란하다. 대통령이 총지휘자가 되어 매일 상황을 점검하고 명령을 내려야 한다. 위기상황에 따라서는 메르스 전쟁을 수행할 민·관·군·경 종합대책반을 구성하여 군 의료진이나 군 시설, 경찰력 등 국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야 하고, 광역단체나 기초단체장과도 손발을 맞추어야 한다. 전국의 모든 의료·공무원 인력을 빼서라도 메르스가 발생한 지역에 보내고, 누락된 격리대상자를 찾아내고 집 밖으로 못 나오게 철저하게 감시해 확산의 고리를 끊어야 메르스와의 전쟁을 이길 수 있다. 이번처럼 격리한다고 인권을 운운하며 반발하는 환자나 격리자들이 더 이상 없도록 강력한 공권력 투입도 필요하다면 시행해야 한다.

메르스 비상시국에서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2003년 사스 때 고건 총리가 중심이 돼 전쟁처럼 방역 작전을 수행한 것과 2009년 신종플루 때 무리할 정도로 의료기관과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움직이도록 독려해 비교적 큰 희생 없이 마무리한 전례를 참고해야 한다.

임진왜란으로 풍전등화처럼 망국의 위기에 몰렸으나 이순신 장군의 살신애국 정신이 빛을 발해 국토와 백성을 살렸듯이,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직의 모든 것을 걸고 메르스와의 전쟁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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