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운리 한가운데 방축리 유래비 세웠다
갈운리 한가운데 방축리 유래비 세웠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5.04.30 16:0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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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운리 원주민들, "방축리로 옮겨가고 갈운리 유래비 세워라"

   옛갈운리 한가운데 세워진 방축리 유래비 앞에서 갈운리 원주민들이 갈운리 구역을 가리키고 있다. 멀리 아파트가 보이는 곳까지 갈운리 지역이다.
방축리 유래비가 갈운리에 세워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8일 입안된 방축리 마을 유래비가 종전 연기군 남면 갈운3리 해지개산 바로 앞에 자리 잡아 갈운리 원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갈운리 원주민들은 동네가 없어지면서 상실감에 빠져있었는데 이웃동네였던 방축리 유래비를 갈운리에다 다시 세워 고향을 두 번 잃는 참담한 심정이라며 옛 방축리로 유래비를 옮기고 갈운리 마을 유래비를 세워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두 마을은 현재 도램마을 20단지 부근을 동서로 나눠 북쪽은 갈운리, 남쪽은 방축리가 자리한 이웃동네였다. 갈운리는 1,2,3리까지 있었고 방축리는 한 개 마을로 되어 있었다.

행복도시 건설에 따라 지난 2009년 개발지역 마을 표지석과 유래비를 LH에 기증, 보관해오고 있었다. 그동안 방축리는 몇 명 인사들이 지명 찾기 운동을 벌이면서 지명 회복 대신 지난 18일 유래비를 세워 고향 잃은 서러움을 다소나마 달랬다.

하지만 문제는 유래비 건립 기사를 본 갈운리 원주민들이 해지개산 앞에 자리한 비석을 확인하고 “방축리 것을 왜 갈운리에다 세웠느냐”고 반발하면서 불거져 나왔다.

방축리 유래비는 옛 방축리에서 갈운리 쪽으로 약 800m 정도 들어온 곳에 위치해 옛 기억을 되살린다는 유래비를 다시 세운 취지에도 벗어나는 등 주먹구구식 행정이 빚은 해프닝이 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9년 동안 갈운3리 이장을 지낸 임재기씨(63, 한솔1통장)는 “방축리 유래비는 당연히 옛 방축리에다 세워야 하는 게 상식”이라며 “추억을 어린 옛 동네에 찾아와 보니 타 동네의 유래비가 버젓이 세워져 있다면 누군들 좋아하겠느냐”고 항의했다.

또, 갈운리에서 평생을 살아온 임정철씨(65)도 “LH공사에 유래비 기증조건이 신도시 건설 후 적절한 위치에 다시 세우는 것이었다” 며 “우리 마을 유래비가 들어서야 할 곳에 이웃동네 유래비가 들어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말하면서 “당연히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옛 갈운리가 있었던 곳 주변 도로와 마을 이름이 ‘방축로’, ‘방축마을’ 등으로 붙어 있어 원주민들을 더욱 분노케 만들고 있다.

이들은 지명 회복운동을 벌어온 방축리와는 달리 개발 과정에서 방관해온 점은 자신들의 잘못이라며 “그렇더라도 정확한 고증도 없이 남의 마을에 타 동네 이름을 버젓이 붙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갈운리 한 가운데 들어선 방축리 유래비. 정확한 고증없이 주먹구구식 행정이 만들어낸 해프닝이다. 파란 선을 경계로 아래가 방축리, 위쪽이 갈운리이다.
갈운리 원주민이었던 이현숙 참사모 회장은 “행복청과 세종시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유래비가 들어선 곳이 방축리와 갈운리 경계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한다” 며 “방축리 유래비를 다시 옮겨가고 갈운리 유래비가 세워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측은 “유래비 설치는 옛 원주민들의 애환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며 “위치를 두고 이웃했던 동네가 대립하는 것보다 원주민들의 고향에 대한 애환을 고려한 설립”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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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반론 2015-05-02 10:59:26
아래 종촌주민님 참 몹쓸 사람이군요.
시장이 동네 유래비나 세우고 다니는 사람입니까?
시장을 그런 용도로 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의식 수준을 알만합니다.
시장은 시의 전체적인 튼 그림을 그리고 정책을 세우고 실행하는 사람이지
돌덩이나 세우고 다니는 사람이 아닙니다.
유래비는 주민들이 결정하고 세운것 같은데 그걸 웬 시장을 들먹입니까?
그리고 위에 기사에 보면 결정권은 '행복청'에서 한 것같으니 딱히 시장과는

종촌주민 2015-05-01 09:13:34
이시장의 눈가리고 아웅하는 행정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네요
이사람 못쓰겠네요

이현숙 2015-05-01 07:00:39
기사 잘 읽었습니다.
없어진 마을의 유래비는 당연히 그 마을이 있었던 곳에 세워놔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을마다 위치가 다르고 그 마을의 역사가 있는데 이런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인 말만 듣고
엉뚱한 곳에 방축리 유래비를 세우고 방축마을과 방축로를 만든 관계당국에서는 책임을 지고 주민간의 갈등이 되고 있는 이문제를 빠른 시일내에 해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