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된 방축리, 유래비로 아쉬움 달래"
“600년된 방축리, 유래비로 아쉬움 달래"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5.04.19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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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김관수씨 등 원주민 방축리유래비 입안식 갖고 조상님께 사죄

 황우산 아래 방축마을공원에 위치한 방축리 유래비 앞에서 주민들이 포즈를 취했다. <비석의 상단은 소의 머리 형상을 하고 있다>
세종시 도담동 방축1로, 방축2로 신주소에 위치한 방축마을공원에서 18일 오전 11시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원주민들과 이춘희 세종특별자치시장 등 내빈이 참석하여 방축리(方丑里) 유래비 입안식(立安式)이 열렸다.

방축리유래비는 1995년 1월에 방축리 6개 마을 주민이 합심하여 세운 비석으로 정부청사 공사가 시작되면서 철거되어 그동안 행복청 부지에 방치되었다가 이번에 마을 주민들이 다시 세우게 되었다.

세종시의 정부청사 주변 마을이름 선정과정에서 600년 된 지명인 방축리(方丑里)가 도담동으로 변하자, 원주민들은 김관수 방축동동명찾기운동 대표(73)를 중심으로 힘들게 싸워왔다. 정부청사 주변의 동명을 지으면서 대평동과 나성동, 월산동 등의 명칭은 기존대로 살려주고 방축동만 유독 도담동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에 원주민들이 반발하자 세종시의회에서 의원 전원일치로 방축동으로 동명을 변경해주었다. 그러나 유한식 당시 세종시장이 “외지인이 반발한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2012년 6월 의회 재심의에서 의원들의 찬반투표로 방축동 명칭이 아깝게 부결되었다. 이에 주민들은 박대통령을 비롯해 각계에 호소했으나 방축이라는 이름을 되찾지 못 했다.

‘황소가 외양간에 누워있는 모양’ 거지가 이사 와도 부자가 되는 복된 마을

방축(方丑)이라는 지명은 ‘소가 들어 있는 방향’으로 ‘커다란 황소가 외양간에 누워있다 하여 예부터 복된 마을’이라 하여 아무리 거지라고 해도 이 마을에 이사 오면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인근에 황우산(黃牛山)이 감싸고 있는 마을은 1414년 마을이 생긴 이래 부자와 인물이 많이 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소는 인간에게 이익한 짐승으로 방축리는 소와 동네이름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소목에 거는 도래같이 생긴 모양이라고 하여 도램마을도 있고, 외양간 관대를 치는 관대마을도 있는 등 방축동의 지명이 왜 필요한가 입증해주는 사례이다.

그런데 원주민을 도외시하고 마을 유래와도 상관없이 한 외지인 선정위원에 의해 도담동이라고 이름을 정한 것이 납득이 안 간다는 주장이다. 도담이 순 한글로 ‘어린아이가 탐스런 모양’이라고 한 것은 마을과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악독한 일제강점기에도 방축이라는 지명을 안 고치고 잘 살아온 600년 된 동네명칭을 하루아침에 어감이 좋지 않다고 고친 것에 대해 주민들은 충격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신도시가 형성되고 도담초등학교 등 명칭이 속속 지어지면서 원주민들은 지난해 12월 마을주민들이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그 대신 마을 유래비와 지명 등의 역사 찾는 작업과 홍보에 힘을 기울이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김관수 대표와 주민들은 세종시청과 행복청 등 관계기관을 찾아 방축이라는 이름의 흔적을 찾는 작업에 몰두했다. 도담동에 방축1로, 방축2로라는 신주소에 개인주택단지를 조성해 131세대가 들어설 계획이고 원수산에서 발원지로 호수공원과 금강으로 흐르는 방축천은 서울의 청계천보다 더 멋있게 조성되고 있어 방축천 축제도 건의하고 있다.   

또한  인근에는 도램마을 아파트란 이름도 생겨 위안이 되고 있고, 방축마을 입구라는 표지판에다가 도담2교 다리 밑 방축천 통로에는 지난 2001년에 세웠다가 방치된 ‘여기는 방축리’라는 표지석을 다시 세워 놓았다.

김관수 대표는 “조상 때부터 내려온 마을 이름은 민족의 혼이 담겨 있는 소중한 자산으로 잔학한 일제도 안 바꿨던 600년 된 방축(方丑)이라는 좋은 마을이름을 빼앗겨 조상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며 “뒤늦게나마 방축마을의 역사가 담긴 흔적들을 후손들에게 남겨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등으로 아름답게 조성된 방축천의 풍경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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