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건설은 한글창제와 흡사해
세종시 건설은 한글창제와 흡사해
  • 이재관
  • 승인 2011.12.12 14:32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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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관의 내사랑 세종]김종서 장군 묘를 지나가면서...

충남 공주 장기의 대교리에 이르면 「김종서장군묘」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길을 따라 밤실마을을 지나다 보면 쾌 큼직한 김종서장군 기념비가 방문객을 처음 맞는다. 오솔길을 따라 중턱에 닿을 즈음 충남기념물 제16호로 지정된 김종서장군의 묘지가 보인다.

근처 의당면 월곡리에서 태어난 김종서장군은 좌의정에 올라 수양대군(세조)와의 대립으로 역모(계유정난)로 몰리고 멸문지화를 당한다.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공주의 남자」라는 드라마가 김종서장군의 아들과 수양대군 딸과의 인연을 소재로 삼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리라···.

김종서장군은 최윤덕장군과 함께 세종대왕의 북벌정책에 따라 여진족을 몰아내고 4군 6진을 개척한 인물로 북방영토를 두만강과 압록강까지 확장하여 현재의 한반도 경계를 설정한 백두산 호랑이다. 이렇듯 위대하고 역사적인 업적을 남겼는데도 불구하고 묘역 어디에도 성역화 비슷한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후대의 평가는 너무 인색하다. 삼국시대의 을지문덕, 김유신, 계백장군 등은 초등학교 어린이들 입에서 조차 술술 나오는데 김종서장군에 대한 인식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스스로 자문해 보면서 산자락을 내려오는 마음 한구석이 왠지 씁쓸하다.

세종시(공식 명칭은 세종특별자치시)가 2012년 7월 1일 출범한다. 김종서장군 묘소가 위치한 지역은 세종시 관할구역에 편입된다. 새 자치단체의 이름을 왜 세종시라고 했을까? 국민 공모과정을 거쳐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좀 묘한 기분이 든다. 필연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한글 창제, 사대부 기득권 저항 물리친 것처럼 세종시 건설도 반대 많아

드라마 얘기를 하나 더 하면, 요즘 「뿌리 깊은 나무」가 안방을 달구고 있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과정을 다룬 드라마다. 사실 예전에는 한글이라고 하는 우수문자를 창제한 것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에 초점을 두었다. 자음과 모음의 원리가 결합된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문자, 풍부한 표현력과 배우고 쓰기 쉬운 문자 등등의 우수문자를 창제했다는 것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시나리오는 한글 자체의 창제보다는 사대부 등 기득권의 저항을 물리치고 한글을 반포하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두고 있다.

세종시의 탄생도 이와 다를 바 없다. 수도권 과밀화 문제를 극복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대의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중앙부처의 이전을 전제로 하는 세종시의 설치에 대해서는 원안과 수정안 논쟁으로 비화되어 온 나라를 들끓게 했었다. 꼭 한글의 반포 과정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많은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 우여곡절을 거친 세종시가 탄생한다. 세종시는 광역단체이면서 중간에 시군구와 같은 기초단체가 없다는 특이한 점도 있다. 기초사무와 광역사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다. 이것은 행정적으로 보면 세종시장과 읍면동장, 교육감과 학교장이라고 하는 단일계층 행정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또 주민이나 기업인 등 민원인 입장에서 보면, 일에 따라 구청이나 교육지원청에 갈 필요 없이 모든 일을 세종시청이나 세종시교육청에서 처리한다. 종전에 시군구를 거쳐 광역시나 도청에 가야했던 일이 한 단계로 간소화되는 것이다.

첫주민 입소문 중요, 명품 도시 건설 사명감으로 불편 최소화에 노력

특이한 만큼 행정적으로 챙겨야 할 일이 훨씬 많고 그래서 고달픈 것도 사실이지만, 출범을 준비하면서 아주 작은 일에도 온 정성을 쏟아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마저 든다. 오는 12월말부터는 처음 조성된 생활권(첫마을)에 주민입주가 시작된다. 이사라는 것 자체가 새로운 환경으로 들어가는 것이라서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더욱이 신도시라서 더 그럴 것이다. 처음 조성된 지역이다 보니 기반시설이 완벽하게 갖춰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불편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빠른 시간 안에 생활편익시설이 갖춰질 수 있도록 전담팀을 구성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처음 입주한 주민의 눈과 입을 통해서 세종시의 인상이 좌우될 것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주민이 사랑하는 세종시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내 사랑 세종시가 완성되는 그 날을 위해 정성을 다해 하나하나 채워갈 것이다.

 
 

 이재관, 충남 천안 출신, 성균관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졸업, 홍성 부군수,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충남도 경제통상실장, 행안부 세종시 출범준비단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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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주민 2012-02-06 17:43:36
명품세종시 건설을 위해 정성을 다 하시는 단장님 화-이팅입니다^^
세종시의 숨겨진 역사속에서도 세종의 숨결과 원대한 뜻을 찾고계셨네요. 훌륭하십니다.
드라마 공주의 남자를 부각시켜서 관광벨트로 발전시켜 주세요....더 더욱 화-이팅^^

김종서장군 2011-12-22 11:25:08
세종시의 뜻이 정말 멋있네요 이렇게 깊게는 생각못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더욱 노력해주세요 홧팅~~

중원 2011-12-19 17:51:57
단장님 화이팅!

세종시민 2011-12-19 11:00:03
어려움을 이겨낸 것 보다 이겨내는 과정이 더 빛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글이 그렇고 세종대왕의 치세가 그러합니다. 세종시도 그런 연장에서 빛을 발하기를 기원합니다.

행복도시 2011-12-15 15:20:05
이재관 단장님 여기서 뵙네요. 방가방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