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짓기위해 떠납니다"
"농사짓기위해 떠납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12.26 13: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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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농사꾼되기위해 사직 선택한 교육청 김학출 비서

   농사꾼이 되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한 세종시 교육청 김학출씨
“농사 짓기 위해 떠납니다.”

24일 발표된 세종시 교육청 303명 정기 인사에서 두드러진 인물이 있었다. 최교진 교육감 만들기에 전념했다가 별정직 7급으로 들어왔던 김학출 비서(52)였다.

“제가 할 일은 교육감직 인수인계였습니다. 이제 그것도 끝이 났기 때문에 평소 하고 싶었고 그동안 해왔던 농촌으로 돌아가려고 이번에 그만두었습니다.”

총무과 소속으로 승진과 전보, 그리고 공로연수 등으로 구분된 인사명단에 유일하게 ‘의원면직’으로 올라가 있었다. 26일 오전 10시 세종시 보람동으로 이전한 신청사에서 만난 김 비서는 “뭘 하려고 그만두느냐”는 질문에 “인수인계가 끝났다” 며 “이제 제 할 일을 하려고 한다”고 답변했다.

지난 2012년 천안 쌍용고를 끝으로 24년간 교직생활을 마감한 그는 약 2년 동안 공주시 의당면 도심리에서 땅 3천 평을 가꾸는 농사꾼으로 생활해왔다. 그걸 다시 일구기 위해 사직을 한 것이다.

“농촌 체험마을과 마을 권역사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농촌 소득 증대에 기여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놓았습니다. 이미 농림부에서 올해부터 3년간 약 25억 원 지원이 확정되었고 그걸 바탕으로 농촌 커뮤니티를 설립하고 소득증대로 연결하는 사업입니다.”

전교조 활동이 인연이 되어 최교진 교육감 선거 캠프에 합류, 교육감 만들기에 기여한 그는 짧은 기간 동안 제도권 안에서 행정을 체험했다. 여기에서 잘못된 관행과 지나친 권위의식을 직접 눈으로 보았다.

“학교 현장 행정이 많이 어렵다는 걸 직접 느꼈습니다. 교사들도 마찬가지였고요.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근무환경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결국 지나친 권위의식과 줄 세우기, 잘못된 관행 등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감직 인수인계 과정에서 집중적으로 조명했고 대책을 강구하고 정책적으로 반영되도록 노력해왔습니다.”

교육청은 지원하는 조직이지만 오히려 군림하는 역할이 많았다는 게 전교조 출신의 비서가 본 느낌이었다. 이번에 지정된 혁신학교도 이런 폐단을 없애고 학교 스스로가 동력을 얻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김학출 비서는 재야 시절. 교육관련 시민운동을 하면서 세종시 외국어 학교의 국제학교로의 전환을 격렬하게 반대해왔다. 지금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 때 좀 더 확실하게 시민단체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잘못된 점을 심어주고 막았어야 했었습니다. 그걸 하지 못한 게 지금 세종 교육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세종시 거주 학생들을 위한 행정체계를 만드는 게 필요했습니다. 지금도 아쉽습니다. 세종시 의회에서도 이제야 문제점을 깨닫는 것 같습니다.”

6개월 여 비서업무를 보면서 교육행정에 대한 경험이 없어 행정 라인을 최대한 가동하는데 보탬이 적었다는 걸 어려웠던 점으로 손꼽았고 교육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교육감에게 전달하고 업무가 집행되었던 것을 보람있었던 일로 꼽았다.

“많은 교육가족들께서 세종 교육의 변화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두가 방향을 공유하고 힘을 합쳐야 좋은 변화가 옵니다. 세종 교육에 정말 관심을 갖고 토의를 충분히 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세종시 전의면 다방리 출신으로 서울에서 초·중·고교를 나와 공주사대 지리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9월 강경중에서부터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태안 남면 서남중, 예산 여중을 거치면서 줄곧 진보적인 교사상을 대변해오다가 2012년 2월에 명예퇴직을 했다.

그는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되어 즐겁다” 며 공주에서 농촌생활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연락처) 010-6423-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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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날 2014-12-26 16:14:41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