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하는 것, 원하지 않았습니다"
"정치하는 것, 원하지 않았습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11.21 16: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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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미 하원의원 당선자 마크 장 부친 금남 출신 장학진씨

   미국 메릴랜드 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금남면 출신 교포 2세 마크 장의 아버지 학진씨는 "정치와 결혼했다는 아들이 못마땅했다"고 말하면서 당선 축하의 말을 건네자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저는 원래 정치를 하는 걸 원하지 않았습니다. 백인이 99%인 메릴랜드 주에서 유색인종이 선출직 의원이 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메릴랜드 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마크 장(38)의 부친인 장학진씨(70)는 아들의 정치적 입지에 대해 처음에는 탐탁치 않게 여겼다.

동양인이라는 정치적 약점에다 그곳에서 정치에 입문한 인물들은 명문가 출신이고 부자였다는 점을 들었다. 하지만 마크 장은 지난 4일 치러진 선거에서 당당하게 6명을 뽑는 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2등으로 당선됐다. 이변이었다.

그 이변을 일궈낸 마크 장의 아버지 고향은 이미 언론에서 보도됐듯이 세종시 금남면 장재리이다. 그를 21일 전화로 연결했다.

“지난 선거 때 만난 게 꼭 8년 만이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메릴랜드는 비행기로 약 5시간, 3시간의 시차가 나는 거리입니다. 그런데 제 아들 자랑같지만 너무 훌륭한 정치인으로 변해있었습니다.”

대중 연설에 아주 능숙하다고 마크 장을 소개하는 아버지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 요인을 3가지로 정리했다. 우선은 미국 현재 정치인들이 “이런 사람은 밀어주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교민들이 뭉친 점, 마지막으로 가가호호 방문을 통해 득표력을 높인 점을 들었다.

금남초등을 졸업하고 대전 충남중, 서울 경동고, 명지대 식품영양학과를 나와 1970년에 미국으로 들어간 장씨는 그곳에서 요리학원을 경영했다. 서예에 관심이 있어 원광대 서예문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하기위해 한국에 나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현재는 조치원읍 명리에서 서예 스승 묵경(墨耕 ) 김용헌씨 댁에 머물며 글씨를 다듬고 있다.

“마크는 대학에 들어갈 때 의과대로 갔습니다. 졸업 후에 적성에 맞지 않다며 정치를 하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너는 동양인인데 미국 사회에서 어떻게 정치를 하려고 하느냐’며 말렸죠.”

그리고 2006년 첫 선거에서 패배하자 속으로는 잘됐다고 생각했다. 탄탄한 집안을 배경으로 정치에 입문하는 여느 미국인과는 달리, 보잘 것 없는 동양인 아들의 정치는 험난한 여정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마크 장은 첫 선거 패배이후 오히려 전화위복(轉禍爲福)을 계기를 만들어 나갔다. 대학 졸업과 동시 미국 정치인들과 교분을 갖고 주정부에 대민(對民) 일을 보면서 성실함과 친화력으로 사람들과 접촉을 했다. 이를 유심히 지켜본 그곳 정치인들이 “마크 장을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있게끔 밀어주자”는 여론이 돌았다. 현지 유력지인 볼티모아 선지에서 특집으로 다루었고 언론에서 호평을 하기 시작했다. 그게 여론 형성에 큰 도움이 됐다.

   미주 한국일보에 게재된 마크 장 당선관련 기사

8년 간 만나지 못한 사이 아들 마크 장은 정치인이 되어 있었다. 특히, 주변에서 연설을 잘 한다는 평을 했지만 듣기 좋은 소리 정도로 가볍게 넘어갔다. 하지만 이번에 하원의원 선거 연설을 들어보고서 아버지의 생각을 바뀌게 됐다.

“선거 유세를 약 30분간 하는데 정말 실감 있게 잘 하더군요. 유권자들 반응도 아주 좋았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6차례나 중간 박수가 나왔으니까요.”

정치인으로서 성장 가능성에 대해 장씨는 교민들의 말을 빌었다.
“미스터 장은 하원의원을 거쳐 주지사, 그리고 백악관까지 바라볼 거물이 될 것”이라는 게 교민들과 주변 정치인들의 평가였다. 이제는 품속에만 있던 그런 아들이 아니었다.

11살 때 어머니를 여윈 마크 장은 아직 미혼이다. “정치하고 결혼했다”고 말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보면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다. “빨리 배필을 만났으면 한다”는 장씨는 ‘마크 장’이라는 이름도 원래는 자신에게 지어준 걸 미국 이름 자체에 대한 스스로의 거부감 때문에 자식에게 물려주었다. 미국의 유명한 교육학자 ‘마크’에서 따온 이름이다.

“세종시를 설명할 때 대전 옆에 위치한 새로운 도시라고 소개한다” 며 “아버지의 고향인 만큼 언젠가는 세종시에 한번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와의 인터뷰는 전화로 하고 사진은 조치원읍 명리에 위치한 서실에서 직접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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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한세종문화관광해설사 2014-11-25 22:48:27
학진 선배님 마크장 미주의원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