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전 시장과는 화해했습니다"
"유 전 시장과는 화해했습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11.14 08:5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최민호 전 행복청장, "마음비우니 여유가 생겨"

   최민호 전 행복청장은 "대학 강의를 나가면서 여유를 찾다보니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9월부터 공주대와 고려대에 강의를 나가고 있습니다. 정책 사례를 가지고 주로 강의를 하는데 그동안 겪었고 생각해왔던 행정을 경험으로 얘기해서 그런지 반응이 괜찮습니다.”

13일 세종시 연동면 노송리 자택에서 만난 최민호 전 행복청장은 근황을 묻자 대학 강의를 꺼내면서 “학생들이 재미있어하면서 신기해 한다”고 답변했다.

요즘은 강의준비에 바쁘게 보내고 있다는 말과 함께 “도서관이나 인터넷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을 들려주기 위해 정말 정성껏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을 치렀던 유한식 전 세종시장과의 관계에 대해 그는 ‘화해’라는 표현을 썼다. 앙금을 남기지 않기 위해 고소도 취하하고 유 전 시장을 만났다는 것이었다. 지지자들 간에는 이견도 있었지만 정치 차원을 떠나 앙금을 남기면 안 되겠다고 판단, “내가 마음을 비우기 위해 그랬다”고 부연했다.

이 대목에서 최 전 청장은 ‘마음 비우기’를 강조했다. 당시로서는 힘들고 어렵던 일도 지나고 보면 아무 일도 아니었던 것처럼 “‘그 때는 작은 것에 왜 그렇게 집착했을까’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화해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음을 비우니 잃어버렸던 여유가 생겼고 잊었던 사람들이 다시 떠올리게 되더라는 말을 하면서 “그동안 전혀 연락이 없었던 공직 후배들에게서 많은 연락이 오는 반면 선거 때 가까이 했던 분들은 오히려 두절됐다” 며 껄껄껄 웃었다. 세상 인심이 그렇다는 얘기였다.

선거 후유증과 관련, “마음이 아팠지만 한적한 시골집에서 마을 분들과 어울리는 게 큰 도움이 됐다” 며 “저하고 친분 있었던 분들이 연락을 해오면 행사장에는 가지만 관리하기위해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전청장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예초기로고 풀베기도 하고 콩 농사도 짓고 있다. 말끝에 그는 “진짜 주민이 되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 선거를 통해 “나 혼자 계획하고 열심히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걸 느꼈다” 며 “세상사 노력 없이 되는 건 없지만 본인의 노력과 상관없이 작용하는 부분이 많더라”고 말했다. 노력은 당연한 것이고 거기다가 흐름, 즉 운(運)이 덧 씌워질 때 일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말로 들렸다.

여기에서 그는 막연하지만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요컨대 자신의 생각이 민심과 국가·사회적 흐름에 맞는 것인가를 먼저 살펴보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었다.

지장(智將), 덕장(德將)보다 더 위에 있는 게 운장(運將)이라고 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운(運)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뜻을 이룰 수 없다. 그 얘기를 했다. 뒤짚어보면 지난 선거는 시운(時運)이 아니었다는 것이었다.

다소 선문답(禪問答)같았던 대화는 더 들어갔다.

“인생을 곧잘 설계하는 사람들이 하루를 설계하는 것을 봤느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하루는 정신없이 살고 1년을 더 바쁘게 살면서 10년을 계획하는 건 모순입니다. 하루를 설계하는 것, 그게 어렵습니다. 예정대로 사는 하루도 계획과 계획 사이 빈 공간을 활용해야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알찬 인생계획이 아닐까요.”

약 40여분간에 걸친 인터뷰를 마치면서 최 전청장은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 고 마무리 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날때를 전제로 ‘순대국밥에 소주 한잔’을 예약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 정윤 2014-11-20 12:04:53
역시 대인 입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