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식 전 세종시장과 최민호 전 행복청장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새누리당 세종시당 위원장 공석의 장기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당사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2개월 여 표류 중인 시당 위원장 공석으로 인해 선거 패배 후 조직 정비와 강화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당원들은 조속한 시일 내 결정을 요구하고 있다.
새누리당 세종시당은 중앙당 전당 대회를 앞두고 시·도당 대회를 열고 임기가 종료된 김고성 전 위원장을 대신할 새로운 인물 물색에 들어갔다.
시당 홈페이지에 위원장 후보 접수 공고와 함께 유 전 시장과 최 전 청장의 대리인을 불러 직접 공모 사실을 통보하고 의사가 있으면 응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유 전 시장은 공고 마감일 직전에 시당위원장을 신청했으나 최민호 전 청장측은 “지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아예 신청을 하지 않았다.
최 전 청장 측은 시당위원장 선출을 하는 대의원들이 지난 ‘6.4 지방선거’ 경선과 같이 유 전시장 인물들로 구성돼 맞대결 시 승산이 없다고 판단, 신청을 하지 않는 것으로 주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세종시당은 절차에 따라 유 전 시장을 시당위원장으로 선출하고 중앙당 최고위원회에 승인을 요청했으나 ‘보류’로 결정, 지금까지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당에서 ‘보류’ 결정을 내린 건 이완구 원내대표의 최 전 청장 챙기기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맡았던 이 대표는 “최민호 측 얘기를 들어 보겠다”고 말해 평소 친분관계를 감안하면 이대표가 최 전청장을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보류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유한식 전 시장 측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선거 패배 후 상당한 충격에 빠져있었던 유 전시장측은 시당위원장 등록자가 없어 주변의 권유로 마지못해 신청을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요컨대 “새누리당으로 세종시장 선거에 나섰던 만큼 시당의 표류를 방치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해 등록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유 전 시장 측에서도 차기 세종시장 선거에서 더 이상 자신이 승산 있는 카드가 아니라는 사실도 스스로 알고 있어 ‘욕심도 없고 관리만 하겠다’는데 중앙당에서 사람 꼴을 우습게 만들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민호 전 청장은 “정치를 안 하면 어떤가”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심경을 밝히고 있으나 각종 행사 참석 등을 감안하면 딱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유한식 전 시장 지지자들이 시당을 장악하고 있어 정면 대결을 할 경우 지난 경선처럼 일방적인 패배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중앙당에서 당무 감사를 통해 세종시당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중앙당 지명 당협 위원장으로 내려와 대의원 50%를 확보한 후 시당 위원장 입성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세종시당 위원장-유한식, 당협위원장-최민호로 출발한 후 유 전시장이 최 전 청장에게 물려주는 모양새가 최고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 카드, 역시 실현 가능성을 전무한 상태라는 게 문제다.
이미 지난 지방 선거 경선 과정에서 두 사람은 이른바 ‘루비콘 강’을 건넜기 때문이다. 지지자들, 또한 깊이 파인 골은 도저히 메울 수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세종시당 한 관계자는 “선거에서 패배한 건 다른 이유도 있지만 한쪽에서는 일방적인 수세를 취했지만 두 사람 간 지루한 공방이 가장 컸다” 며 “선거이후 당을 추스르고 새롭게 출발을 해야하나 아직까지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보면 틀림이 없다” 며 한숨을 내쉬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