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밑 숨어있는 *, 다 치워라
정치 밑 숨어있는 *, 다 치워라
  • 조한수
  • 승인 2014.07.30 08:51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한수칼럼]세월호 100일..."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똥내”

요즘같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멋지게 배낭여행을 나가는 젊은 친구들을 보면, 가난하게만 살았던 시절의 70,80 학번 세대들은 부러움을 갖게 된다. 특히 여행지로 많은 사람들이 유럽을 선호하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필자는 유럽을 여행지로 삼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본다. 유럽의 화려한 건물과 아름다운 풍광을 찾아서 갈까? 아니면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가는 것일까? 아니면 유로패스 한 장만 끊으면 전 유럽을 지나가며 구경할 수 있으니 한꺼번에 여러 나라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서 가는 것일까? 여러 생각을 해 본다. 만약 필자에게 혹 여행지로 유럽을 택해 간다면, 왜 거기로 가냐고 묻게 된다면, 아마도 역사를 보기 위해서라고 주저없이 답할 것 같다. 그중에 단연 프랑스에 대한 여러 궁금증이 필자에게는 크다.

아마도 프랑스하면 에펠탑과 아름다운 베르사유 궁전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중에서도 기가 막히도록 아름답게 조경된 베르사유의 궁전의 정원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그런데 그토록 어마어마한 규모의 베르사유 궁궐 안에는 화장실을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그곳에 한 번이라도 방문한 사람은 그 아름다움에 앞서 미묘하게 궁을 감도는 냄새에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보기에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궁전인데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궁궐 전체를 감싸고 있는 요상한 냄새! 바로 그 냄새가 요사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몸에 뿌려대는 향수의 원천이다. 사실 향수가 더러운 프랑스 궁정 문화 때문에 생기게 된 것이라는 사실은 아주 유명하지만, 실상 그 문화가 어땠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냄새가 지독해 향기로운 향수로 커버했다는 그 궁정문화는 과연 어땠을까.

당시 패션은, 특히 궁중에서 입고 다니던 드레스와 관련해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여 충격 그 자체이다. 그 중의 한 가지가 바로 드레스 속에다 요강을 달고 다닌 패션이다. 독자들은 이러한 드레스가 상상이 가는가? 당시 귀부인들이 입고 다니던 드레스는 드레스를 보강하기 위해서 페티코트와 속치마를 수십 겹을 곁들어 입었다고 한다. 결국 드레스를 일일이 입고 벗기 번거로웠던 귀부인들은 드레스 속에 작은 요강을 설치하였던 것이다.

더욱이 당시 베르사유 궁전 안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로 시집 온 이후, 베르사유는 늘 흥청거리는 파티가 끊이지 않았다. 귀부인들은 선 채로 파티를 즐기며 아래로는 배설물을 받아내는 요강을 달고 다니며 귀품 있는 웃음을 저마다 팔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드레스 안에 달린 그 요강은 실상 그리 완벽하게 커버를 하지 못해, 귀부인들이 지나간 복도와 정원의 뒤는 오물로 가득했다고 한다.

사교계의 여왕이었던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는 모든 당시 귀부인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면서 질투의 대상이었고 닮고 싶은 여인의 제 일번이었다. 그러한 그녀의 인기에는 눈물이 날 만한 이유가 있었다. 파티에 참석한 많은 귀부인들은 정원의 보이지 않는 곳이나 궁 안 복도 여기저기에 쌓인 배설물 때문에 드레스가 지저분해지기라도 한다면 집으로 돌아가 다른 드레스를 갈아입고 다시 돌아와야할 형편이었다.

그들은 파티장 안에서도 멋진 드레스의 자태를 뽐내기 보다는 자신들의 발 밑 여기저기에 깔린 배설물을 피하느라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뒤뚱뒤뚱 거리며 오리걸음을 걸어야 했기에 우아한 걸음을 걸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궁전이 자신의 집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만큼은 배설물과 오물을 신경 쓰지 않고 거침없이 걸을 수 있었던 것이다. 더러워지면 금방 다른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올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2014년도의 대한민국의 모습에서 겉으로는 화려하고 아름다우나 그 속에는 똥내가 가득했던 베르사유 궁전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 20년 넘게 외국에서만 살던 필자에게 요즘의 고국의 생활은 답답하고 그야말로 심장마비 걸릴 것 같은 심정이고 매일 뿜어 나오는 역겨운 냄새로 구역질나서 토하고 싶은 토사증 환자가 될 지경이다.

이 나라 어디에서도 ‘정의’라는 말을 찾을 수가 없다. 영어에서 do justice는 ‘정당하게 다루고 평가하다’라는 의미가 있다. 사방에서 정의라는 말을 하면서 정작 그 내용은 회피하는 것 같다. 권력층에는 온통 간신배들만 가득하고 이 나라의 대표는 마치 베르사유 궁전에서 화려하고 멋있는 자태를 뿜어내며 모든 여인들의 부러움의 대상 노릇을 하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같은 모습을 보게 되니 이 어찌된 일인가?

자식을 바다 속에 수장하고 잃고 울부짖는 베르사유 궁전 밖의 처절한 아비들과 어미들의 가슴 찢는 소리가 화려한 베르사유 안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는 ‘정의는 모든 덕목의 백미’라고 설파했다. 그러나 이 나라에서의 ‘정의’는 발에 밟히는 똥이 되고 말았다.

2011년에, 소천(所天)한 영국의 성공회 목사인 존 스토트 목사는 우리가 경각할 이러한 말을 던져 주고 있다.
“만약 우리가 잘못된 상황 자체를 바꾸기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불의의 희생자들에게 연민을 갖는 걸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일어난 지도 어느 덧 100일이 훌쩍 넘었다. 일부에서는 이를 해상 교통사고라고 말하며 애써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고자 애를 쓰는 것 같다. 맞다. 그 사건은 해상교통사건이었다. 그러나 그 사건은 다른 대형 교통사건들과는 엄연히 다른 사건이었다. 대한민국의 민얼굴, 숨겨진 민얼굴을 모두 드러내게 한 사건이기에 이는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권의 부패가 여과없이 드러나게 한 사건이기에 대한민국은 이 4월

     
 
     
 
 
조한수, 서울출생, 미국 Lee University졸업(B.Sc), 동대학원 졸업(M.div), 총신대 수학,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수료, 뉴질랜드 선교 20년간 사역, 현재 주님의 교회(세종시) 목회 사역 중irchurch@naver.com
16일을 기점으로 지금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방향을 이제 어디로 트는가에 따라 나라의 명예와 국가의 질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긴장과 위기의식을 우리 모두는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안에 있는 베르사유 궁전이 허물어지기 바란다. 그리고 고통과 슬픔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정의’의 바람이 태풍같이 불기를 열망한다. 화려한 화술과 기만하는 정치술 밑에 숨어있는 똥들을 다 싹 치웠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조치원읍민 2014-07-30 16:22:59
어쩌면 이렇게 옳은 말씀만 하시는지.. 오랜만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이런 글은 중앙에서도 볼 수 있도록 하시는게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