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문화가 있는 날’에 올해 예순 여덟의 임영이 세종문화원장이 오후 4시부터 판소리 흥보가 완창 공연을 한다. 200석 규모의 세종시민회관 대강당에서 꼭 8년 만에 다시 흥보가 전체를 동편제 형식으로 판소리를 한다.
공연 하루 전날인 29일 오전 9시 40분에 임 원장을 세종문화원 원장실에서 만났다. 오전 10시부터 중요한 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정말 짧은 시간동안 인터뷰를 했다.
“완창을 하는 데 2시간 걸리지만 실제로는 3시간 이상 서있어야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실 완창은 그다지 흥미 있는 장르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오는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이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겠습니까.”
완창 공연을 하는 이유를 “단 한사람이 오더라도 우리 문화를 이해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으로 답변했다. 문화원에 있는 자원인 예술단원들이 지난 달 1회 공연을 치렀고 이번에는 2006년 전국 판소리 명창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임영이 원장이 직접 나섰다. 문화가 있는 날 행사를 위해 문화원 자원이 총 동원되는 셈이다.
“석 달 정도 연습을 해야 하는데 한 달 밖에 하지 못해 걱정이 됩니다. 운동을 하다가 쉬면 복근이 풀리듯이 목에도 그래요. 오시는 분들에게 최고의 연주는 들려드리는 건 어렵지만 최선을 다한 공연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임 원장은 ‘공연’이라는 표현보다는 ‘연주’를 즐겨 사용했다. 몸으로 소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그의 입장에서 보면 몸통은 중요한 악기였고 거기에서 나오는 소리는 당연히 연주가 될 수밖에 없다.
2006년에는 지금의 세종문예회관에서 공연을 했는데 900석이 꽉 찼었다. 이번에는 200석에 불과한 장소지만 걱정이 앞섰다. 일체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고 순전히 프랭카드와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홍보를 했기 때문이다. 초청장이 갖는 강제성을 배제한 공연을 기획했다.
“성대가 또다시 뚫려야 하니까 어려운 일이지만 며칠 전부터 실제 2시간씩 현장에서 연습을 했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이죠. 더구나 개런티가 없기 때문에 나에 대한 채찍질을 하면서 순수라는 의미로 내일 연주를 하게 되는 셈입니다.”
세종시 문화 관계 일을 하면서 젊은 외지인들의 신도시 정착으로 문화의 지형도 점차 변하고 있다. 문화를 보는 시각이 진취적이고 젊고 역동적이라는 말을 건넸다. 임원장은 “강좌를 열면 수요층이 두껍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것”으로 변화상을 전달했다.
그는 “내일 오시는 분들이 당연히 자랑스럽지만 우리 음악을 이해한다는 차원에서 들어 달라”고 당부하면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떨리는 것이 무대”라며 마무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