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금메달은 중요한 게 아니다"
"내게 금메달은 중요한 게 아니다"
  • 심은석
  • 승인 2014.02.2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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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석칼럼]소치올림픽 환호를 뒤로하고 이제는 '평창'

   심은석 충남경찰청 정보과장
전 세계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었던 제 22회 소치 동계 올림픽의 환호가 어제 멈췄다. 4년 후 평창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평화를 기원하던 전 세계 선수단은 돌아갔다. 이번 소치올림픽에는 역대 최다인 88개국에서 2천800여 명의 선수가 출전, 98개 세부 종목에서 메달을 놓고 겨뤘다.

러시아는 개최지의 이점과 편파 분위기를 최대로 이용하여 1위를 했다. 대회 준비에만 500억 달러(약 54조원) 이상을 쏟아 부으며 초강대국으로의 부활을 알리려 애쓴 러시아는 금메달 11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를 수확했다. 우리나라도 스키, 빙상, 바이애슬론, 봅슬레이, 컬링, 아이스하키, 루지 등 6개 종목에서 역대 최다인 71명의 선수가 출전해 금메달 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해 종합순위 13위에 머물렀다.

중국(금3·은4·동2개)에도 순위가 뒤져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 국가 1위 자리마저 내주게 됐다. 편파 판정으로 빼앗긴 김연아의 금메달이 더욱 아쉬운 이유다. 1980년 모스크바 하계 대회를 치렀던 러시아는 소치 대회 개최로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에 이어 7번째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대회 개막 전부터 테러 위협에 따른 안전 우려와 러시아의 인권 문제 등으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수많은 종목에서 선전을 했지만 동계 올림픽의 꽃인 여자피겨의 편파 판정으로 러시아는 많은 것을 잃었다. 무리하게 금메달을 만들려는 피겨 심판진의 편파 점수로 소치 올림픽의 빛도 바랬다. 참가한 국제 피겨계 고위관계자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의 판정이 편향됐다고 밝혔고 참가 심판의 양심선언과 불공정했다는 국내 수백 만 명이 동조청원에 나섰다.

폐회식은 자유롭게 피시트 경기장에 입장, 소치에서 만들어낸 감동의 순간을 되돌아보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평창군수가 대회기를 인수받았다. 마침내 평창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대회기는 평창 올림픽 때까지 평창군청에 보관된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기를 인수하고 동행이라는 주제로 문화 공연을 하였다. 평창올림픽의 비전인 '새로운 지평'(New Horizons)을 향해 '전 세계와 함께 가고 싶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제 차기 개최지인 강원도 평창에 전 세계인의 시선이 쏠리게 됐다. 지금부터 준비를 잘해야 한다. 소치의 부족한 준비와 문제점을 검토하여 평창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다이나믹 코리아를 각인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동 하계 올림픽을 동시 개최한 8번째 국가의 반열에도 오르는 것이다.

자칫 주최국의 잇점으로 유혹에 빠질 수 있는 부정 판정의 시비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정밀한 컴퓨터는 한치의 오차도 잡아낸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 러시아는 편파 판정으로 금메달 하나의 가치보다 수 만 배 더 큰 국가적 손해를 자초한 것이 아닌가?

‘판정 논란’이 여전히 뜨겁지만, 당사자는 여전히 “나는 속상하지 않다”며 주변을 달랬다. 김연아는 “결과가 어찌 됐든 경기가 잘 끝났다는 것이 만족스럽다며 백 스테이지에서 눈물을 흘리던 장면은 판정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녀는 마지막 날 갈라쇼를 끝으로 자신의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인 소치올림픽의 빙판과 작별을 고했다.

   평창 알펜시아 볼 슬레이 경기장
“나에게 금메달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참가했다는 것이 중요하고 최선을 다해 보여 줄 것은 다 보여 주었다”는 담대한 말들이 감동적이다. 동계스포츠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10 여 년간 피겨종목의 전 세계 퀸으로 우뚝 선 김 선수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국가 브랜드 수조원의 효과가 있다는 보도 등, 한사람의 스타가 만드는 가치는 가늠조차 어렵다. 그녀가 그토록 성장하기 까지 수많은 난관을 이겼을 것이다.

그저 꿈꾸는 것만으로도 오래 행복 하였다. 나의 경쟁상대는 나라는 생각, 먹고 싶을 때, 조금 더 자고 싶을 때, 놀고 싶을 때, 쉬고 싶을 때 내가 극복해야 될 대상은 내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나였다. 내가 추구하는 피겨는 남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다.

나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즐기라,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던 김선수,
오랜 간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해 주었던 김연아, 그리고 소치 동계 올림픽에 출전했던 71명의 선수단에게 감사드린다. 같이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럽다. 지금은 어렵고 힘들더라도 고통의 시간을 참고 견디면 기쁨의 순간 오리니,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바로 혼신의 노력으로 이루는 꿈과 꺼지지 않는 희망의 가치 아닌가?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시련과 고통이 온다면 즐겨라, 그리고 혼신을 다해 노력하라는 교훈이 오래도록 남는다.

<필자 심은석은 초대 세종경찰서장으로 역임하고 현재 충남경찰청 정보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공주 출생으로 공주사대부고, 경찰대학 4기로 졸업하고 한남대에서 행정학박사를 취득했다. 지난 7월 시집 '햇살같은 경찰의 꿈'을 출판했고 한국 문학신문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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