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름다운 당신!
마음이 아름다운 당신!
  • 최태호
  • 승인 2014.01.0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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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최태호 세종창조교육연구소장, "사람 냄새나는 도시 만들자"

   최태호 세종창조교육연구소장
필자는 서울에서 공부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18년 전에 충남에 들어왔다. 가는 곳마다 어디 사람이냐고 묻는다. 때로는 고향이 어디냐고 묻기도 한다. 지역연고가 강한 까닭이다.

세종시가 된지 2년이 되어가고 있으며, 앞으로 70만 명의 시민이 거할 곳인데도 불구하고 지연과 학연을 들먹이는 분들이 아직도 많다. 심지어는 필자가 곁에 있음을 인지하고 “이 지역 사람이 아닌 것들이 와서 설치고 다닌다”고 하기도 한다.

충남의 교육이 지역주의로 인해 부끄러운 일을 당했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70만 명의 시민이 되었을 때, 외국인이 많이 들어와서 살고 있을 때, 다문화가정이 수적으로 늘어났을 때에도 계속해서 연기 사람만을 주장할 것인지 묻고 싶다.

세종시민은 눈높이를 높여야 한다. 지역감정을 부추겨서 한 자리 했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할 수는 없다. 그것이 발전이 걸림돌이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아직도 지연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슬프다.

호주나 미국의 다문화사회가 성공한 이면에는 다양성을 인정한 것이 바탕이 되었다. 그러므로 세계적인 나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순혈주의만 부르짖으면 조만간 스스로 발등을 찍게 될 것이다.

세상은 돌고 돌아간다. 타 지역에서 왔다고 해서 멸시해서는 안 된다. 이 지역에 살고 있는 한 이 지역의 시민임을 인정해야 한다. 가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본다. 여기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서울에서 40년을 살다가 온 사람은 여기 사람이고, 타 지역에서 초등학교를 마치고 여기에 들어와 40년을 산 사람은 이 지역 사람이 아니다. 왜 이런 결론이 나왔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패거리를 만들기 좋아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임이 많다. 필자도 무슨 자문위원이 그리 많은지 한 때는 30 개가 넘는 자문위원을 달고 다녔다. 지금도 그에 못지않지만 모임의 수로 따지면 명함 한 장으로는 부족하다. 어느 모임이든 가서 ‘회장님!’ 하고 불러 보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돌아볼 것이다. 모임이 많은 것은 좋지만 그 모임으로 인해 다른 모임을 비방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세상에 나만 옳고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무조건 그르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지나치게 많다.

세종시민이 되었으면 세종시민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 세계의 명품도시 세종이 되어야 한다. 세계 사람들이 오고 싶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세상은 묵은 사고방식으로는 만들 수 없다. 세계적인 사고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뉴욕을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뉴욕보다 나은 도시를 만들면 된다. 세종시는 이제 막 신생하는 도시라 시민들이 한 마음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정말로 세종시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모두가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평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 자연친화적이고 문화적이고 교육적인 것도 다 좋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머물고 싶은 곳이 되어야 한다. 가장 어려운 것이 인간관계다. 타 지역에서 오는 사람들을 포근하게 감싸주고 안아주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이다. 배척하는 것은 항상 배척받을 것을 생각해야 한다.

누구나 살기 좋은 사람 냄새나는 도시를 만들어 보자. 그것은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무엇이든지 마음먹기에 달렸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도시, 세종시는 그런 곳이 되어야 한다.

차가운 얼음 밑에도 봄이 오는 소리는 들린다.
사람아! 아름다운 사람아!
영이 맑은 당신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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