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귀신 끌어들여 축제하려는가
서양귀신 끌어들여 축제하려는가
  • 조한수
  • 승인 2013.10.22 13: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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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수칼럼]할로윈데이 앞두고 우리 뿌리 축제 만드는 지혜 필요

 매년 10월 말이면 장사꾼들은 어린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용해서 서양 귀신 문화를 소개하고 이 문화에 아이들로 매료되게 한다. 이것이 ‘할로윈 데이’라는 10월 마지막 일요일에 거행되는 축제이다. 필자 뉴질랜드에 있을 때에는 매년 이 맘 때가 되면 저녁시간부터 시작해서 밤새도록 동네 개구장이들이 귀신 분장들을 하고서 집집마다 사탕이나 과자를 구걸하고 다닌다. 그래서 어떤 집은 아예 집 안의 불을 다 꺼놓고 커튼을 쳐서 마치 집에 아무도 없는 듯이 위장하고 숨죽이며 이 날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리기도 한다.

그럼 ‘할로윈’이란 무슨 의미이고 왜 이날에 아이들은 서로들 그 무서운 귀신 복장을 하며 야단내는 것일까? 원래 All Hallows Eve 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이 축제는 화톳불을 피우고 마귀 같은 장난을 치면서 각종 귀신, 마녀 , 도깨비 그리고 유령들을 위한 축제로 시작이 되었다. 이 축제는 기원전 5세기경에 아일랜드에서 켈트족에 의해서 시작이 되었다. 그 당시에는 공식적으로 여름의 끝을 알리는 시점이었던 10월 31일 밤에, 켈트족들의 가정들은 방황하는 유령들에게 자기 집이 차갑고 매력없는 장소로 보이기 위해서 벽난로의 불을 모두 꺼뜨렸다. 그리고 마을 바깥에 모여서 사제가 거대한 화톳불을 피우고 지난여름의 추수를 태양신에게 감사를 드렸다 동시에 숨어 있던 각종 귀신들을 겁주어 쫓아내려고 하였다. 이것이 이 축제의 기원이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호박 속을 파내서 할로윈 데이 축제를 만들었다. 우리도 모방, 짝퉁 문화에서 벗어나 고유의 뿌리 속에서 창조해내는 축제가 필요하다.
 켈트족들은 전년(前年)에 죽은 모든 사람들의 혼령들이 10월 31일에 모여 영원한 내세로 가기 전에 자기들이 열두 달을 지낼 사람이나 짐승의 육체를 택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렇게 자기들이 택할 대상을 찾고자 떠다니는 귀신들을 쫓아내기 위해서 그들은 마귀, 도깨비, 마냐 복장을 입었다. 그리고 온갖 소란을 피우면서 불이 꺼진 집 안과 밖을 행진했다. 그러다가 마을에 화톳불을 피운 곳에 모여서 서로를 보면서 자기들 중에 외모나 태도로 보아 이미 귀신이 붙었다고 여겨지는 마을 사람 한 명을 택해서 그에게 붙은 귀신을 겁주기 위한 본보기로 그를 불 속에 산채로 집어넣어 희생시키기도 하였다.

이러한 옛날 풍습이 로마 시대에는 61년에 사람을 제물로 삼는 것을 금하면서 가벼운 오락으로 변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할로윈이 호박귀신으로 알게 된 것은 1840년 경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아일랜드 사람들을 통해서이다. 당시 뉴아일랜드에 사는 아일랜드 청소년들은 이 날에 잡 바깥에 있는 간이 건물을 뒤집고 대문에서 경첩을 떼어내는 식으로 이날을 즐겼다. 물론 이들이 갖고 온 풍습이 고대 아일랜드 식의 전통을 그대로 이러온 것은 아니었다. 당시 미국 뉴아일랜드 의 농업 문화로 인해서 이들의 풍습은 많이 변했다.

고대 켈트족들은 커다란 무 속을 파내어 마귀 얼굴을 조각해서 그 속에 촛불을 밝히는 잭 오랜턴(Jack -o-Lantern)이라는 풍습도 행했는데, 미국 신세계로 이민온 아일랜드 사람들은 그렇게 커다란 무를 구할 수가 없었다. 그 대신 호박밭에 커다란 호박들이 뒹구는 것을 발견했다. 경건한 청교도들이 호박을 먹을 수 있는 사실을 기려서 추수 감사절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만들었다면 아일랜드인들은 커다란 호박의 속을 다 파내어서 그 속에 촛불을 밝히는 할로윈 풍습의 재료로 만들었다.

이 잭 오랜턴이라는 전설도 아일랜드에서 온 것인데, 전설에 의하면 술도 잘 안마시고 인색하기로 소문난 잭이라는 사람이 마귀를 속여 그를 나무에 올라가게 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재빨리 나무 둥치에 십자가를 새겨서 사탄을 꼼짝 못하게 해서 다시는 죄 짓도록 유혹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마귀로부터 받아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잭이 죽은 뒤에 일어났다고 한다. 살았을 때 죄를 많이 지었던 잭은 죽어서 천국에도 가지 못하고 또 그에게 앙심을 품은 사탄 때문에 지옥에도 가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후 심판의 날까지 추운 암흑 속에서 방황해야 하는 벌을 받게 된 잭은 자기가 헤매며 돌아다니는 길을 비출 수 있도록 숯 한 덩어리만이라도 달라고 사탄에게 간청했다고 한다. 사탄에게는 불기가 많은 숯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사탄은 정말 잠깐 동안만 불기를 유지할 수 있는 숯 한 덩어리만 잭에게 주었다. 그래서 달리 방법이 없었던 잭은 무 속을 파내고 그 속에 그 숯을 넣고는 잭 오랜턴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제는 인터넷과 SNS 등으로 전 세계가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비록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하나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는 국가라는 경계선도 다 없어지는 때도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 본다. 문제는 외국 것이라면 개똥이라도 좋아한다는 옛 말 같이 우리의 아이들이 너무 외국 것에 현혹되어 자기 정체성을 잃는 어리석은 아이들로 자라갈까 염려가 된다.

그런데 이렇게 아이들이 자라가게 되는 환경은 모두 어른들의 책임이고 몫이다. 돈 버는 데에만 눈이 먼 장사꾼들이 우리하고는 아무 상관도 없고 그 내력도 알지 못하는 서양귀신 문화를 ‘할로인 축제’라는 이름으로 백화점이고 유명 쇼핑매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남들보다 빠른 것을 좋아하는 생각없는 부모들은 그러한 장사꾼들의 호객소리에 덩달아 춤을 추며 아이들에게 이상한 문화를 심어준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이상한 문화를 받아들여서 답습을 하고 권하기까지 한다.

외국의 사람들이 우리의 설 문화와 추석 문화를 아는가? 그들이 우리의 윷놀이를 알고 그네 뛰는 것을 알며 떡 방아 찧는 문화를 아는가? 그들은 그런 것에는 아예 관심도 없다. 한국이라는 이 조그만 아시아 나라

     
 
     
 
 
조한수, 서울출생, 미국 Lee University졸업(B.Sc), 동대학원 졸업(M.div), 총신대 수학, 독립개신교회 신학교 수료, 뉴질랜드 선교 20년간 사역, 현재 세종개혁교회 목회 사역 중irchurch@naver.com
를 잘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요사이 K-Pop이라고 하여 조금 인지도가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는 하나 사실 그것도 극히 일부의 이야기이지 아직은 한국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은 지구촌에 그리 많지가 않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참다운 문화를 가르치고 심어주어야 한다. 그래야 이 나라가 미래가 있는 것이다. 근시안적으로 당장 돈 버는 데에만 급급해서 우리의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쓰레기 문화 속에 집어넣지 말자. 건강한 문화를 아는 아이들은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가게 된다. 모방 문화에 익숙한 짝퉁 문화인의 나라가 되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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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3-10-27 23:17:35
우리 어른들의 무분별한 서구 문화 받아들이기는 오늘날 우리 사회에 매우 큰 불건전성 소비 문화를 조성하는데 공들인 탓이겠지요.. 좋은 글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