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님, 어디 사세요?”
“정홍원 총리님, 어디 사세요?”
  • 신도성 편집위원
  • 승인 2013.10.01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도성 칼럼] 올해 거의 서울에서 보내, 세종시 주소가 무색

             신 도 성 편집위원
정홍원 국무총리가 주소만 세종특별자치시이고, 대부분 서울에서  머물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세종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 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며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평가다. 

최근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서울 서초을)이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 총리는 올해 3월 5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 공관에서는 141일, 세종시 공관에서는 33일 숙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공관에서 숙박한 일수가 4.3배 많았고, 정 총리가 주재한 공식, 비공식 행사도 서울 공관 51회, 세종시 공관 7회로 서울 공관의 행사가 7.3배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세종시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세종참여연대(상임대표 유근준)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대부분의 시간을 서울공관에 머물며 불필요한 행사까지 개최한 것에 대해 “세종청사의 위상을 무력화하는 중대한 행위”라고 비판하며 “즉각 서울공관을 폐지하고 세종청사의 위상 제고를 위해 솔선수범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세종참여연대는 “지난 4월 국무조정실은 세종청사 중심의 행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처럼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였다”면서 “세종시민을 우롱한 정 총리는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극히 타당한 지적이다.

평소 정홍원 국무총리는 “세종시 정상추진과 조기정착을 위해 가장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겠다”고 공언했는데, 말과 달리 서울에 거의 거주하여 세종시 조기정착에 걸림돌이 되는 논란을 증폭시키는 장본인이 되고 있다니 아이러니하다.

“장관과 차관들 대부분 전입신고 않고 세종시 관사를 휴게실 정도로 여겨”

이번 정 총리의 서울에 거의 머물고 있는 상황은 지난해 말 입주한 정부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들이 국민세금으로 마련해준 관사에 입주했으면서도 정작 전입신고는 하지 않는 것과 괘를 같이 하고 있다.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은 ‘세종시 이전 부처별 관 운영현황“자료에 따르면, 현재 1단계로 세종시 이주가 완료된 7개 부처에서 장․차관용 18명의 관사 중 세종시에 전입신고를 한사람은 윤성규 환경부장관과 윤진숙 해양수산부장관, 홍윤식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국무1차장 등 3명(전체의 16.7%)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현오석 기획재정부 장관을 선두로 기재부 1․2차관, 김동연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고영선 국무2차장, 이호영 국무총리 비서실장,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과 부위원장, 이동필 농림부 장관과 여인홍 농림부 차관, 정연만 환경부 차관, 서승환 국토부 장관과 1․2차관, 손재학 해수부 차관 등은 전입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

조원진 의원은 “장관과 차관들이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것은 세종시 관사는 휴게실 용도로 사용하고, 거주는 서울에서 하겠다”는 의중이 은연중에 깔려 있는 것으로 예산 낭비“라며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다르다면 주민등록법 위반 소지까지 맞물려 있다“고 지적했다. 고위공직자들이 현행 법을 어기는 모순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한 것이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뜻 있는 국민들은 “한마디로 세종특별자치시를 우습게 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박근혜 정부 또한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밟아 국가정책사업인 세종시 위상을 부정하지 않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질타했다.

이번에 드러났듯이 정홍원 총리가 거의 서울에서 거주한다면 세종시의 조기정착과 미래의 위상이 불확실하다. 따라서 정 총리는 조정과 통합에 모범을 보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고려하여, 행정의 효율성 운운하기에 앞서 가능한 세종시에서 머물며 세종시의 정착에 주력해야 한다.

아직 이사 못 온 하위직 공직자들은 서울에서 출퇴근하며 열심히 일하는데, 총리를 비롯한 장․차관들이 행정의 효율성 핑계로 서울에만 있다면 공직 기강이 안 선다.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세종시 관사로 전입신고를 마치고 임기 동안 철저하게 근무해야 할 것이다. 어영부영하려면 아예 막대한 예산을 사용한 세종시 관사를 반납하고 하위직 공무원들처럼 출․퇴근하는 게 마땅하다. 정홍원 총리를 비롯한 장관과 차관 등 고위 공직자들의 각성을 거듭 촉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