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절 북한이탈주민에게 배려를...
추석절 북한이탈주민에게 배려를...
  • 김종길
  • 승인 2013.09.13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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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세종경찰서 김종길 경위..."이방인이 아닌 소중한 이웃"

       김종길경위
며칠후면 우리민족 고유의 최대 명절 추석이 다가온다. 벌써부터 고향의 부모형제, 친구, 친척들을 만날 생각에 기분이 들뜨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는 부모형제와의 별리와 실향의 아픔을 겪으며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들이 있다. 이들은 이미 2만 5천여명이 넘어섰고 전국 각지에서 정착하여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매달 100여명 정도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어 내년에는 2만 6천여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입국추세를 반영하듯 TV 채널A에서 탈북녀들의 인기 토크쇼인 이만갑(이제 만나러 갑니다)이 절찬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남한사회에 적응을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북한에서는 배고파서 못 살고, 제 3국에서는 말이 안 통해서 못 살고, 한국에서는 몰라서 못 살겠다”는 말을 한다. 전혀 다른 체제와 환경속에서 어느 누구의 도움도 없이 스스로 적응하며 살아가기는 정말 막막할 것이다.

세종경찰서에서는 지난 9월 10일부터 3일간 추석을 앞두고 관내 북한이탈주민 가정을 직접 방문하여 위문품 전달과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추석맞이 사랑나눔”을 가졌다.

요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 할머니는 찾아오는 사람이 그리웠다며 눈시울을 글썽이기도 했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던 주부, 정수기 휠터 방문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 기초수급 생활자로 만성 폐렴에 걸려 고생하는 분,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분, 생산직 회사에서 근무하는 분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들이 살아가는 생생한 생활상을 들었다.

어떤분은 남한 사회에서 무시받지 않기 위해 가능한 북한말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북한말씨가 은연중 튀어나와 누군가 고향이 어디냐고 물으면 강원도 어느곳이라고 대답한다고 했다. 이들은 필사적으로 남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언어만 같을 뿐 많은 세월을 서로 다른 문화속에서 살아 온 사람들로 그 간격의 차이를 메우기는 많은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한다.

경찰에서도 이들의 신변보호와 더불어 범죄예방,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경찰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들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여성 및 심리·정서적 안정 프로그램 확충 및 사회적응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일자리를 지원하여 경제적인 안착을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개선이 그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이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정착해 나가는데 필요한 기본적 토대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북한이탈주민 문제는 경찰, 통일부, 지방자치단체 뿐만 아니라 온 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협력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곁에 있는 2만5천명을 포용하여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는지의 문제는 앞으로 펼쳐질 통일한국 시대에 북한주민과 통합하여 잘 살아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민족 대명절인 올 추석을 전환점으로 북한이탈주민들이 더 이상 우리사회의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 할 소중한 이웃으로 우리의 따뜻한 시선과 관심을 가져야겠다. 이들은 먼저 온 통일미래로서 앞으로의 통일과정에서 커다란 역할을 수행할 우리의 소중한 인적자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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