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열풍(?)...문화도시 가치, 다시 생각케했다
푸바오 열풍(?)...문화도시 가치, 다시 생각케했다
  • 이재민
  • 승인 2024.04.13 07: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민칼럼] 푸바오 귀국에 환호하는 전국 이모들, 문화의 참된 의미되새겨
한글문화도시 '세종', 푸바오가 보여주었던 생활문화적 가치 담보로 발전해야

최근 우리는 판다 한 마리로 인해 행복해했다. 바로 얼마 전 중국으로 건너간 ‘푸바오’이다.

2020년 7월 20일 용인 에버랜드에서 태어난 ‘푸바오(福寶)’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으로, 그녀가 전해주는 일상을 통해 우리는 최근에 느껴보지 못했던 생경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소위 푸바오 현상은 미디어를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하였고, 사람들은 푸바오 앓이를 하며 일상에서의 행복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소중한 일상이 되었던 푸바오가 떠난다는 소식에 6천 명이나 되는 전국 각지의 이모들이 한걸음에 달려와 그녀가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배웅해 주었다.

이 같은 푸바오 현상을 보면서 필자는 참 많은 것을 느꼈다. 바로 ‘문화’가 가진 참된 의미와 지향해야 할 가치에 관해 곱씹어 볼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과거 우리의 문화는 예술적 활동만을 의미하였다. 산업혁명 이전 유럽사회는 귀족과 농노 계층으로 나뉘어 있었고, 당시의 문화는 사회 권력층만이 즐길 수 있는 오락을 의미하였다.

그래서 클래식, 오페라 등을 이르는 고급적인 의미에서 문화예술을 일렀으며, 아름답고 고귀하고 우아한 것이어야 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신분제가 철폐되었고, 문화 향유 주체로서 ‘대중’이 등장하였다. 즉 이들을 위한 문화 관련한 예술, 산업 등이 등장하였고, 점차 확대되어 갔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한국전쟁 이후 문화는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군사정권에서는 정치적 결핍을 극복하고, 시선 회피를 위한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으며, 한류를 통해 국내 산업 구조의 변화를 수반하기도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콘텐츠’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우리의 삶터, 즉 도시와 결합함으로써 ‘문화도시’라는 고유한 정책으로서 통용되고 있다.

참 신기하게도 푸바오가 보여 준 가치는 문화도시와도 연결될 수 있다. 문화도시는 최근에서야 치열한 공모 과정을 뚫고 예산을 받을 수 있는 정책적 용어지만, 본디 의미는 그것이 아니다.

즉 문화도시는 모든 도시가 당연히 지향해야 할 목표이며, 일상적 삶에서 누구든 문화를 창작하고 향유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여유로움과 풍요로움을 추구할 수 있는 도시를 이른다.

다시 말해 문화도시의 ‘문화’야 말로 푸바오가 보여주었던 생활문화적 가치를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시에서도 ‘한글’이라는 문자 매체를 활용하여 세계를 잇고, 지역을 연계하고 선도하며,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문화도시 예비사업을 곧 시작할 예정이다.

사업 주관 부서인 문체부에서는 문화도시 사업을 통해 정량적 가치의 제고를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푸바오가 전했듯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의 가치를 만들어 주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본디 문화도시의 의미이자 당연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영남대(석사), 국립안동대(박사),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연구교수, 세종시 세종학진흥위원회 위원, 세종시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충북 무형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 콘텐츠문화학회 편집위원장, 이메일 : jaymi@nat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