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기독교 박물관, "역사를 말하고 있다"
공주 기독교 박물관, "역사를 말하고 있다"
  • 송두범
  • 승인 2024.02.19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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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칼럼] 문화재예배당은 공주에 몇 남지 않은 중요한 근대건축물 중의 하나
1930년 신축하고 1955년 개축한 공주기독교박물관(문화재예배당)

공주원도심 제민천을 따라 걷다보면 공주제일교회 옆에 붉은 벽돌로 지어진 아름다운 건축물을 마주한다. 문화재예배당이자 공주기독교박물관로 사용 중인 옛 공주제일감리교회이다.

공주제일교회의 역사는 1902년 가을에 미국 감리회에서 공주 관찰부 앞(당시, 반죽동)에 초가 1동을 구입하여 이곳에 김동현 전도사를 스웨러(W. C. Swearer/서원보) 선교사가 파송함으로써 출발하여 120여 년을 이어 오고 있다.

공주제일교회의 역사를 보면 단순히 공주의 교회사라는 것을 넘어 전국에서도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운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맥길 의료선교사, 샤프(R. A. Sharp)선교사, 사애리시(Alice.J.Hammond)선교사, 스웨러(W. C. Swearer/서원보) 선교사와 그의 부인 서사덕 선교사, Williams(우리암) 선교사, 버스커크(潘福基) 선교사 등은 공주에서 선교뿐 아니라 의료사업, 근대식교육사업 등에 헌신하였다.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공주 근대교육의 시초라 할만한 ‘명선여학교(1905년)’ 설립, ‘영명(永明)학교(1906년)’ 설립, 교회 내에 전국에서 18번째의 ‘공주유치원(1920년)’ 설립, ‘공주기독의료원(1923년) 설립, 육아복지와 순회의료활동, 전국최초의 ‘우유보급소’ 설치, 공주지역 양의사 1호 양재순 장로, ‘공제의원(1935년) 설립’ 등 지역사회와 함께 해왔던 사업들은 모두 공주제일교회라는 커뮤니티 속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사실이다.

공주제일교회는 1902년 초가집에서 시작한 ‘초가예배당’으로 시작하여 1908년 미국의 이름 없는 분의 헌금으로 완공된 ‘협산자(狹傘者) 예배당’, 1931년 교인들의 헌금에 의한 ‘신축예배당’, 1956년 6.25를 거치면서 파괴된 성전을 재건한 예배당, 1979년 새롭게 개축한 예배당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이후 파란만장했던 공주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박물관 벽에 새겨진 신축 및 개축연도

공주제일교회는 2009년 새 성전 건축을 준공하여 이전하였고, 기존 예배당은 2011년 6월 등록문화재 제472호(문화재예배당)로 지정, 2011년 9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2018년 5월 충남 제39호 공주기독교박물관으로 정식인가를 받았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재예배당은 공주에 몇 남지 않은 중요한 근대건축물 중의 하나이다. 현 문화재예배당은 1930년 7월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2층 연와제(煉瓦製) 양식으로 공사비 6천 8백원을 들여 1931년 11월에 마무리하였다. 이 아름다운 예배당은 장안의 명물이 되어 인근각처에서 사람들이 새 건물을 보기 위해 몰려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성전은 한국 전쟁시기인 1950년 7월 이후 북한군 보급창고로 사용하다 8월 미군의 폭격으로 대부분 파괴되었으나, 신도들의 노력으로 1956년 11월에 재건을 하였다. 문화재예배당은 1956년 재건한 후 1979년에 새롭게 개축하면서 예배실 강단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제작 설치하였다. 설계는 공주사대 이남규 교수가 맡았고, 제작비는 400만원이 들었는데 그 예술성과 종교, 문화, 역사적인 가치는 값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만큼이나 크다 하겠다.

그 이후에도 2차례에 걸쳐 시행된 문화재예배당의 박물관 조성사업 결과 문화재예배당 건축물 자체의 아름다움과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공주기독교 박물관

내부 전시컨텐츠 역시 공주제일교회의 역사, 문화재예배당의 건축사, 타지역 선교와 성장, 문화•사회선교(공주유치원, 중앙영아원, 방은두 병원), 평신도이야기(유관순, 박목월), 양재순 평신도방, 샤프부부 선교사방, 독립운동 관련 인물, 공주만세운동, 탁본 관련 설명, 쇼케이스, 사프선교사 사용 오르간(1907년 공주지역에서 사용하던 오르간), 외부에는 신흥식 목사 및 샤프선교사 조각상, 홍두리아 기념비, 초기예배당 벽화, 안내소•수장고•학예사실•세미나실 등을 설치하였다.

공주제일교회는 이러한 건축사적인 의미 외에도 의료사업, 근대교육사업, 사회복지사업을 통한 공주지역사회에 대한 기여, 3.1운동을 주도하는 등 일제에 저항, 지도자양성 등을 통해 공주 뿐 아니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응축된 역사를 담은 결정체이기도 하다.

현재 공주기독교박물관에는 1902년 이후 사용된 선교사의 유품, 성도들의 기념품, 교회주보, 회의록, 일지 및 도서지류 등 1만 여점에 가까운 근대 기독교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어 공주지역교회사, 사회사업, 교육, 독립운동 등에 대한 자료들의 보고인 종합박물관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박물관 내부(2층)와 스테인드글라스

 

송두범, 행정학박사. 전 공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전)충남연구원 연구실장, 전)세종문화원부원장, 전)세종시 안전도시위원장,이메일 : songd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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