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덕희, 윙카, 도그데이즈 등 볼 만한 영화 많다
시민덕희, 윙카, 도그데이즈 등 볼 만한 영화 많다
  • 강병호
  • 승인 2024.02.08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병호칼럼] 용의 해, 2024년 설 영화... 보이스 피싱 등 세태 반영
영화 '시민덕희'

2024년 갑진년은 푸른 용(龍)의 해이다. 우리가 아는 용의 모습은 중국 한대(漢代) 이후 형성되었다. 얼굴은 낙타, 뿔은 사슴, 눈은 토끼, 몸통은 뱀, 머리털은 사자, 비늘은 물고기, 발은 매, 귀는 소와 닮았다. 입가에는 긴 수염이 나 있고 동판을 두들기는 울음소리를 낸다.

머리 한가운데에는 척수라고 불리는 살의 융기가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용은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 있다. 이렇게 아홉 가지 종류의 동물의 모습을 합성한 모습을 하고 있다.

용은 사나운 생김새와 달리 화합과 협력의 상징이다. 다양한 토템을 가진 부족들이 한 동물로 치우치지 않고 서로의 심볼을 모두 합성해 가상의 동물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2024년 올해 특히 정치권이 극단적인 정쟁을 삼가고 상생하고 협력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먼저 소개할 영화는 1월 24일 개봉한 ‘시민 덕희’이다. 여성 감독 박영주 각본과 최초 상업영화이다. ‘덕희’ 역에 라미란, ‘재민’ 역에 공명, ‘봉림’역에 염혜란이 맡았다. 생활력이 강한 서민 덕희는 세탁소 화재로 인해 대출상품을 알아보다가 거래은행의 손 대리가 제안하는 상품을 선택한다.

손 대리는 대출에 필요하다며 수상한 여러 가지 수수료를 요구하고 덕희는 의심 없이 돈을 송금하지만 곧바로 보이스 피싱의 덫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 재산을 날리고 거리로 나앉게 생겼는데 어느 날 엉뚱하게 손 대리가 다시 전화를 하고 살려달라고 한다.

무책임한 경찰은 이런 보이스 피싱 사건을 포기하지만 평범한 시민 덕희는 직장동료들과 같이 빼앗긴 돈도 찾고 손 대리도 범죄조직에서 구하기 위해 중국 칭다오로 날아간다. 누가 봐도 약간 황당한 내용이지만 놀랍게도 경기 화성시에서 실제 있었던 김성자씨의 사건을 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무기력한 공권력에 대항해서 서민들이 자기 권리를 찾는 과정이 흥미롭다. 전 가족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지난 달 31일 개봉한 ‘웡카’가 박스 오피스에서 순항하고 있다. ‘패딩턴’으로 유명한 폴 킹 감독에 티모시 샬라메 주연이다. 로알드 달의 동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오리지널에 선행하는 사건을 담은, 즉 ‘프리퀄’로, 원작의 서브 주인공인 ‘윌리 웡카’의 과거를 다룬 작품이다.

2005년 영화가 1971년판의 리메이크였다면, 이 영화는 1971년판의 세계관을 토대로 원래 스토리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다. 마법사이자 초콜릿 메이커 '윌리 웡카'의 꿈은 자신만의 최고의 초콜릿 가게를 여는 것이다. 가진 것은 없지만 특별한 마법의 초콜릿으로 사람들을 사로잡는 데는 자신감이 있다.

낡은 여인숙에 머물게 된 '웡카'는 '스크러빗 부인'과 '블리처'의 계략에 빠져 불어난 숙박비로 인해 순식간에 빚더미에 오른다. 초콜릿 독점 업체들로 세계 최고의 초콜릿 메이커가 되는 길은 험난하다. 설 연휴에 자녀들과 같이 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은 2월 7일 개봉한 ‘도그 데이즈’다. 꼭 설 연휴에 맞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윤여정, 유해진, 김윤진, 김서형, 다니엘 헤니 등 호화 배역진을 자랑한다. 연출은 김덕민 감독으로 이번 작품이 처음 상업영화이다. 반려동물 인구가 1400만이 넘는 시대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영화 '윙카'

싱글남 ‘민상’(유해진), 수의사 ‘진영’(김서형), 세계적인 건축가 ‘민서’(윤여정)와 반려견 ‘완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소동을 보여준다. 이런 명절용 영화가 그렇듯이 마지막에 잔잔한 감동을 준다. 하지만 모든 입봉(첫 번째 상업영화) 감독들이 그렇듯이 너무 많은 스토리를 엮어 내다 보니 약간 혼란스런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오컬트의 장인 장재현 감독의 ‘파묘(破墓)’이다. 단 이 영화는 설 연휴기간을 넘어 2월 22일 개봉한다. 장재현 감독은 2015년 ‘검은사제들’을 통해 한국에 정통 오컬트 장르를 소개했다. 이후 2019년 ‘사바하’, 2024년 ‘파묘’로 오컬트 장르 한 우물만 파는 감독이다.

오컬트 영화는 초자연적인 사건 혹은 악마 사탄을 주로 다룬 영화로서 전 세계적으로‘악마의 씨(1968)’, ‘엑소시스트(1973)’, ‘오멘(1976)’이 유명하다. 영화 ‘파묘’의 출연진 역시 화려하다. ‘범죄와의 전쟁’, 최근 디즈니TV ‘카지노’에서 열연한 최민식이 풍수사 ‘상덕’을, 김고은이 무속인 ‘화림’역을 유해진이 장의사 ‘영근’역을 맡았다.

모두 개성과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다. ‘파묘’는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하는 풍수사, 무속인, 장의사들에게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영화다. 거액의 의뢰를 받은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이상한 유전병이 대물림되는 가문의 장손을 만난다.

화림은 조상의 묫자리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풍수사 상덕과 장의사 영근을 끌어들인다. 특히 김고은의 굿하는 장면은 마치 진짜 신내림 받은 무당 같아서 관객들을 압도한다. 74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포럼 부분 공식 초청작이다.

강병호, 중앙대 졸업, 중앙대(MBA), 미국 조지아 대학(MS), 영국 더비대학(Ph.D),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초대, 2대 원장, 한류문화진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문위원, 배재대 미디어콘텐트학과 교수, E-mail :bhkangbh@pcu.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