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잇는 한글문화도시’ 세종으로 성장해달라
‘세계를 잇는 한글문화도시’ 세종으로 성장해달라
  • 이재민
  • 승인 2024.01.24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민칼럼] 세종시가 한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두 번째 이유
'문화정책'... 세종시 출범이후 도시 정체성 구현위한 노력 결과
지난 2016년 10월 황룡사에서 열린 한글백일장 모습. 자료사진

세종시가 한글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두 번째 이유, 우리의 문화정책이다.

지난 칼럼에서 필자는 세종시가 ‘한글’과 숙명이었던 첫 번째 이유를 우리의 ‘이름’으로 언급하였다. 우리가 이 지역을 ‘세종’으로 부르고, 이 지역은 ‘세종’이라 불리면서, 과거 연기·공주·청원의 문화는 ‘세종’이라는 정체성이 구현된다는 것이다.

‘세종대왕’에서 연유한 우리의 이름은 자연스레 ‘한글’을 받아들이고, 수렴할 수 있는 나름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는 매개로서 작동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이처럼 우리가 한글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이유가 우리의 이름이라면, 두 번째 이유는 우리의 문화정책, 즉 문화적 실천이다.

우리 사회에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공공기관의 활동을 ‘정책’이라고 한다면, 문화적 관점에서의 이 같은 활동을 우리는 문화정책이라 부를 수 있다. 세종시는 2012년 도시출범 이후, 물리적 관점에서의 도시의 뼈대를 구축하는 사업을 우선했지만, 정성적인 측면에서의 정체성 구현을 위한 과정도 등한시하지 않았다.

즉 세종시 정체성 구현의 매개체로서 ‘한글’의 진흥과 지원을 위한 ‘세종특별자치시 한글사랑 지원조례(2014년)’를 제정하였다.

이 조례에서 언급된 ‘한글사랑’은 올바른 한글사용 촉진을 위한 실천이며, ‘한글사랑도시’는 시와 시민이 협력하여 한글사랑을 실천하는 도시를 가리킨다. 이처럼 조례 제정을 통해 세종시에서는 ‘한글사랑’을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세종시에서는 우리나라의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최초로 한글진흥을 위한 전담부서를 신설하였다.

2021년 3월에 구성된 한글진흥계는 교육지원과의 팀으로 한글사랑 실천을 위한 중장기 연구용역의 기획과 진행, 한글날 행사 추진, 세종축제에서의 한글진흥 업무, 한글사랑거리 조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2022년 민선 4기 시정의 출범과 함께 미래전략본부 전략기획과로 이관되었지만, 여전히 한글진흥에 대한 업무는 진행 중이다.

과거 한글진흥계에서는 한글진흥의 효율성을 증진하기 위해 『한글사랑 5개년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이에 관한 연구는 고려대학교에서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지역 자원의 활용’, ‘원도심과 신도심의 교류와 소통’, ‘시민 중심의 한글사랑 도시’라는 핵심가치를 토대로 ‘시와 시민이 함께 만드는 한글사랑 도시, 세종’이라는 비전을 설정하였다.

이같이 연구 활동을 통해 비전을 설정하였고, 이를 토대로 문화예술·시민 교육·축제 등의 분야에서 한글을 활용하면서 체계를 갖추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세종시는 일찌감치 조례를 제정하여 제도적 완비를 하였으며, 전담조직을 구성하여 체계성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전문 연구기관과 연계를 통해 한글을 사랑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려나갔다.

세종컨벤션센터에서는 한글을 산업화하고 세종시를 한글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한글산업전'이 열렸다.
세종컨벤션센터에서는 열린 '한글산업전' 모습. 자료사진

따라서 세종시가 이번 대한민국문화도시에서 ‘한글’을 활용하고자 했던 두 번째 이유는 이처럼 우리의 문화정책이라 할 수 있다. 시 출범 직후인 2014년부터 한글을 활용하고자 했었고, 이를 위해 조례를 제정하였다. 만약에 이러한 문화정책적인 기반이 없었다면, 세종시가 왜 한글을 활용해야 하는지를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 매우 지난했을 것이다.

이처럼 시에서는 비록 관이 주도하긴 했지만, 한글을 활용하여 정체성을 구현하고자 밑그림을 그렸었다. 그리고 약 10년간 꾸준하고 지속적인 정책적 실천이 우리의 삶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었기 때문에 우리 도시에서 한글을 활용하고, 이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자세가 만들어졌던 것으로 판단된다.

더욱이 이번 시정 4기에서는 ‘미래전략도시’라는 비전을 실천하기 위한 5대 추진목표를 세웠는데, 이 중 하나가 ‘한글사랑도시’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핵심공약으로 ‘한글문화단지’를 조성하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더욱 한글을 사랑하고자 할 계획이다.

따라서 한글문화도시로서 대한민국문화도시의 추진과 함께 한글문화단지의 올바른 조성을 통해 ‘세계를 잇는 한글문화도시’로서 정체성이 더욱 공고히 되길 바란다.

이재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 영남대(석사), 국립안동대(박사),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연구교수, 세종시 세종학진흥위원회 위원, 세종시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충북 무형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 콘텐츠문화학회 편집위원장, 이메일 : jaymi@nat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