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두 도시, "모두 자전거 전용도로 있네요"
미국 두 도시, "모두 자전거 전용도로 있네요"
  • 이순열
  • 승인 2024.01.23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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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의 미국 샌프란시스코-LA 방문기
세종시와 미국 두 도시의 너무 다른 미래교통, 공유자전거 이야기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이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9박 10일 일정으로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방문단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고 상호협력을 위한 논의와 함께 두 도시의 시민을 위한 안전시설을 돌아보았다. 특히 이순열 의장은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의 공유자전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았다. 세종시의 공유자전거와 어떤 점이 다르고 어떤 것이 좋은 지, 그리고 세종시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해 글을 보내왔다. 다음은 이 의장의 글 전문이다./ 편집자 씀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

자동차의 나라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의 대표 도시라 할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의 공유자전거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1월 중순, 로스앤젤레스 날씨는 상쾌하고 청명했습니다. 연평균 기온이 19도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기후로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지 않아 자전거 타기에 최상의 조건을 가진 도시라고 하겠습니다.

2016년 7월 로스앤젤레스 시내 중심가 지역에 처음 도입된 <메트로 바이크 쉐어>는 우리 세종시의 어울링 1세대 일명 ‘주홍이’처럼 주요 지점마다 설치되어 있는 거치대에서 자전거를 대여하고 다른 거치대에 반납할 수 있으나 개별 거치대에 주차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이른 아침에 LA 시청 앞 공유자전거 거치대로 달려가 키오스크를 이용해 대여를 시도했습니다. 세종시와는 달리 이용자의 수만큼 여러 대를 한 번에 선택할 수 있는 점이 편리했습니다.

차선의 오른쪽 끝 한 차선을 자전거도로로 표시하고 도로표지판에도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사인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특이한 점은 시내버스 앞 외부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거치대가 장착되어 자전거 이용자들도 버스로의 환승이 편리해 보였고, 경찰차에도 자전거 2대를 싣고 순찰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도로는 특이하게도 자동차 이용자 중심의 도로 환경으로 과속방지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가 급증하자 LA 시의회는 지난 2023년 8월 어린이보호구역 등 모든 정규 학교 주변 도로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하는 조례안을 통과시키고 사고 다발 구역 50곳에 우선 설치한다고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시내버스 앞쪽에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해 시민들이 자전거 이용에 편리하도록 배려했다. 
경찰 순찰차 뒤쪽에도 자전거를 싣고 다녀 이 도시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게 했다.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안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이어 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샌프란시스코’에 방문했습니다. 대중교통 중심 도시로 알려진 샌프란시스코는 여행자를 위한 지상 케이블카와 뮤니(MUNI) 3종이라 불리는 일반버스, 지하철과 같은 메트로, 지상 전차인 스트리트카가 있습니다.

거미줄처럼 촘촘한 전선이 도로 위 허공을 덮고 있고 그 전선에 연결되어 승객을 실어 나르는 스트리트카는 화려한 색깔과 귀여운 외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대중교통 시스템들과 연계된 샌프란시스코의 공유자전거인 배이휠즈(Bay wheels)를 이용해 봤습니다.

대여를 위한 앱(Ford Go Bike)이 있으나, 앱 없이 QR코드로도 자전거를 거치대에서 편리하게 꺼내 이용하는 청년들을 보며 우리 시 어울링 생각이 간절히 났습니다.

‘자전거 도시’라 불리는 샌프란시스코는 자전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버퍼존이라 불리는 안전지대를 차도 사이에 조성해 운영 중입니다. 일부 지역이기는 하나, 자전거 안전을 강력하게 보호하는 조치라 하여 ‘자전거 보호 도로’라 합니다.

로스앤젤레스의 자전거 '베이 휠'과 전용도로. 세종시와는 달리 도로 한켠을 아예 자전거 전용으로 만들었다. 

자전거도로는 연두색으로, 버스 차선은 붉은색으로 도색되어 있어 자전거도로를 알기 쉽게 배려하고 있으며, 자전거와 관련된 다양한 안내표지판도 설치되어 이용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한 이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시성이 떨어지는 회색, 상황에 따라 줄어드는 폭, 장애물들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는 세종시의 자전거도로가 생각나 부럽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대표 도시인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우리 세종시와 같은 듯 다른 방식으로 공유자전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 도시 모두 아직은 보완이 필요하지만, 공유자전거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안전을 위한 더 나은 시스템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더불어 세종시의 어울링도 더 많은 시민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와 제도 개선을 통해 세계에서 주목하는 ‘안전한 자전거 도시’로 조성되길 바랍니다.

머지않아 두 도시에서 어울링 체험을 위해 우리 세종시를 방문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로스앤젤레스의 '메트로 바이크'. 한꺼번에 키오스크를 이용해 이용자 수만큼 대여할 수 있다는 게 세종시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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