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학교 공동체가 결정하고 교육청은 지원하겠다”
최교진, “학교 공동체가 결정하고 교육청은 지원하겠다”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4.01.02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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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아이들 행복하려면 선생님·학부모도 행복해야”
세종시법 개정→재정부족 숨통 트였으나… 직속기관 설립 시기 지연, 불가피할 듯
유보통합, 교육의 질 높이려 노력 중… “체육중고 설립, 임기 내 착공토록 조치할 것”
최교진 교육감은 새해는 교육자치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새해에는 교육자치를 현장에서 실천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학교현장과 학교공동체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결정하고, 교육청은 그걸 지원하는 교육자치를 내년도에 실현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지난 27일 오전 교육감실에서 ‘세종의소리’ 김중규 대표기자와 신년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학교가 결정하는 교육자치의 새로운 모습으로 새해에는 학교와 더 소통하며, 학교를 도와주기 위해 필요하다면 조직개편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행복하려면 선생님도 행복해야 하고 학부모 모두 행복해야 한다는 지론과 함께 “올해는 교사들이 안정적으로 교육할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자존감을 세워주고 교육 3주체가 역지사지 정신으로 함께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육재정 부족문제과 관련, 그는 “세종시교육청뿐만 아니라 전국의 시·도교육청들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들어 큰 어려움을 맞고 있다”며 “세종교육청은 타 시·도에 비해 여건이 좋은 편이지만, 예산절감에 따른 필요 시설사업비가 늦춰질 가능성 크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교진 교육감은 “다행히 세종시법 개정으로 2026년까지 특례를 연장받아 보조금을 추가로 받게되어 재정부족은 숨통을 트이기 됐다”고 말하면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청소년수련관이나 유아교육진흥원 등 직속기관 설립 시기가 어쩔 수 없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자체는 줄어드는데 반해, 오히려 쓸 곳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지금 지방교육재정이 처한 현실”이라며 “디지털 대전환이라는 시대변화에 따른 디지털 교육환경 구축은 물론 학부모 부담 경감, 개별화·맞춤형 교육, 미래형 교육환경 조성 등 재정을 더욱 투입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란을 빚고 있는 유보통합 문제에 대해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유보통합은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받드시 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동안 어린이집 보육예산이 지자체로부터 교육부로 이관되는 부분에서 논란이 있어 교육청의 추가예산 부담은 해결해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타 시·도의 경우 기초자치단체들이 각기 다른 어린이집 지원정책으로 예산지원을 해 왔으나 지자체 예산의 교육부 이관 과정에서 제대로 이 예산이 제대로 이관될지 여부가 관심사”라며 “다행히도 우리 세종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지원 방법이 비슷하고, 세종시가 단층제 지자체로서 다른 시·도와는 달리 좋은 여건에 있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유보통합의 0세~5세 교육과정 내용에서 통합교육이 논란이 많고 교사의 자격문제도 합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세종의 경우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교육수준을 함께 끌어올리고 유보통합 선도교육청으로서 교육활동의 질을 높이는데 노력하겠다는 약속도 이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교육활동 방해 학생 분리지도와 교장책임제에 대해 그는 “학교장에게 모든 책임을 부여할 수 없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동(洞)지역의 경우 학급수가 많아 학년당 10개 반이 넘은 경우도 많다. 같은 시간대에 여러 건수가 발생하면 교장 한 명이 모든 학생을 책임질 수 도 없다”고 교장책임제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세종의소리' 김중규 대표기자와 신년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교진 교육감
'세종의소리' 김중규 대표기자와 신년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왼쪽)

학교마다 같은 여건이 아니기에 일괄적으로 교장이 책임지라는 것은 어렵고 학부모와 교사들과 같이 협의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일선 현장에서 어려움을 대변하면서 교권침해 사건에서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고 보호될 수 있는 적절한 분리공간을 학교현장에서 교육공동체 간 합의를 통해 정해야 한다는 말로 합의와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교진 교육감은 세종체육중·고교 설립과 관련해, “학교 설립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실제 추진하기 위해선 재정여건도 중요하다”며 “앞으로 2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며, 2024년에는 중앙투자심사도 받아야 하고 빠르면 2027년에는 완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임기 내 착공의지를 밝혔다.

그는 “엘리트체육 육성을 위해 메달을 따게 하는 체육중·고교와는 별개로 운동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위한 진로 및 인재양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며 “스포츠 과학 등 다양한 진로선택을 돕기 위해 스포츠 인재 양성을 위한 체육중·고교를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 올해 세종교육의 성과는?

"최근 교육부와 16개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실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서 전국적으로 학교폭력을 당했거나 가해 경험이 있다는 학생 비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올해 세종지역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전국 평균보다 낮고, 전년 대비 23.8%p나 대폭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 전 등교가 활발했던 2019년도와 비교해도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크게 감소했다. 학교폭력은 발생하기 이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지만, 혹여나 학교폭력이 발생하더라도, 처벌 위주의 응보적 접근보다는 교육적으로 풀어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학교폭력은 대부분 사소한 갈등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사자인 학생들 스스로가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 우리 교육청의 관계중심 생활교육이 더욱 필요하고, 가정과 학교 그리고 교육청 모두 하나 되어 공감대가 형성될 때 더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새해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세종의 학교들이 오롯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활동중심 학교 구현에도 교육공동체와 함께 지혜를 모으고자 한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 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학교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더욱 과감하게 학교업무를 교육청으로 이관하는 등의 모범을 보여 왔다.

이제 더 나아가 교직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침해받지 않도록 다각도로 보호하면서도 학교의 자율성과 책무성을 기반으로 학교 자치를 구현하도록 예산과 인력을 지원할 생각이다. 우리 교육청은 내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마련하면서 역점을 두어 추진하고자 하는 3대 핵심 정책과제를 선정했다.

먼저, 세종교육에서 늘 강조되었던 기초․기본 학력 지원체계를 더욱 단단히 하고 그 책무성을 강화하겠다.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기초학력향상 정다움 다중안전망을 더욱 강화해 조기 개입과 중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초3, 중1 학년의 학습지원 대상 학생을 현재 5%에서 20%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수능 시험장을 둘러보는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오른쪽)
수능 시험장을 둘러보는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나아가 정다움학습지원튜터제와 초등 두드림학교를 전면 시행하는 등 모든 아이의 성장을 위한 학습지원교육을 촘촘하게 추진하겠다.또한 교실 수업이라는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공교육 안에서 우리 학생들의 삶과 성장을 온전히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

방학 중에 발생하는 학습격차를 해소하고 학생 맞춤형 성장을 위해 방학 중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건강한 중식과 편리한 통학 방법까지 고민하여 지원하고자 한다."”

- 고교학점제가 2025년 전면 시행된다. 준비 상황을 말해 달라.

"우리 교육청은 아이들의 미래를 튼튼하게 설계한다는 의미로 ‘세종 미래지음 고교학점제’라 이름을 짓고, ‘세종 미래지음 고교학점제 단계적 이행 계획’을 마련해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관내 일반계 고등학교 16개교 모두 ‘고교학점제 준비학교’를 운영해 미래 교육체제 구축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으며, ΄캠퍼스형 공동교육과정΄ 운영과 관내 일반계 고등학교 100%를 교과중점학교로 운영해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와 학생 맞춤형 개별화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또, 지역 대학과의 교육 협력 활성화를 통해 고교-대학 연계 공동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이 자신의 진로‧적성에 맞는 다양한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이 과목 이수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미도달 예방 지도와 미도달 시 보충 이수를 지원하는 최소 성취수준 보장 지도도 2025년 전면 적용에 앞서 2023학년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운영하며, 고교학점제 일반고 도입 기반 조성 사업 내 공통과제 및 고교학점제 준비학교 주요 운영 내용 중심 추진 과제 재구조화하여 체계적으로 고교학점제의 현장 안착을 추진 중이다.”

- 출산율 저하와 함께 학령인구 감소가 예상된다. 세종시 학생 수 추이는.

“초등학생 수의 감소는 전국 공통 사안으로, 세종시도 내년 이후부터는 점차 초등학생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2040 세종도시기본계획에 따라 도시개발을 진행해 개발지역의 공동주택 입주와 함께 학생 수의 신규 유입 및 지속적인 증가가 전망된다.

읍면지역의 학생 수 변동추이에 따라 도시개발계획과 연계한 신설·대체·이전, 기존 학교 분산배치 등 적정규모 학교 육성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학교 공간 혁신 사업의 성과와 향후 계획은.

"우리 교육청은 미래교육의 환경적 기반이 되며,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고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학교공간 혁신 사업인 세종꿈마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공간을 사용자 중심으로 학생의 쉼과 배움, 놀이의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세종꿈마루 사업이 매년 10교 내외로 진행되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48개교를 완료했다.

또한,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초기 빠른 학교적응과 학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2020년부터 개교 8년 이상이 지난 초등학교 1학년 교실과 복도를 중심으로 공간혁신 사업을 추진 현재 29개교를 완료했다.

세종꿈마루는 미래교육의 기반이 되는 사업이며, 앞으로 매년 10개교 내외의 학교를 선정해 학교교육활동에 필요한 다양하고 유연한 공간으로 재구조화는 세종꿈마루(학교공간혁신)사업을 추진하겠으며, 그린스마트스쿨 사업 학교인 세종고는 현재 설계를 마치고 임시교사(모듈러) 설치를 완료 후 이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2025년 2월 준공 후 3월부터 사용할 계획이다.”

성악가 조수미씨가 세종누리학교에 기증한 안전그네가 철거 위기에 몰렸으나 관계당국에서 안전기준을 마련하면서 장애인학교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성악가 조수미씨, 한창섭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사진 왼쪽부터)이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세종시교육청)<br>
세종누리학교에 안전그네를 기증한 성악가 조수미씨를 면담하는 최교진 교육감

- 휠체어 그네 안전기준이 마련됐다. 무장애 통합 놀이터 계획은.

"휠체어는 장애인들이 이동하는데 중요한 수단이고, 휠체어 그네는 장애어린이들이 놀이터로 나올 수 있는 동기부여기도 하다. 최근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휠체어 그네를 이용하는 장애 어린이의 안전확보와 함께 비장애 어린이의 오용 사고 방지 등을 위해 필요한 안전 인증기준을 마련했다.

세종시의 첫 번째 특수학교인 세종누리학교에 안전기준이 승인된 휠체어 그네를 내년 2월까지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며, 놀이터 공간을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두 번째 특수학교인 세종이음학교에 2024년 무장애통합놀이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 교육공동체와 시민들께 한 말씀해달라.

“2023년 한 해 동안 보내주신 많은 도움과 격려에 감사드린다. 내년 한해도 교육공동체 모두의 지혜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종교육의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 2024년은 기초학력 보장, 방학 중에도 멈추지 않는 교육 그리고 교육활동 중심의 학교 지원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해이기 때문에 교육청과 학교 현장의 역량이 함께 발휘되어야 한다.

교육주체들의 역량이 커질수록 교육의 질적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세종교육에 대한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 내가 세종교육의 미래를 만들어 간다라는 자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2024년에도 교육공동체와 시민 여러분께서 응원과 격려 그리고 조언과 비판을 함께 해 주시면서 희망찬 세종교육을 만들어 가는 주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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