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도파민 중독일까?
나도 도파민 중독일까?
  • 정다교
  • 승인 2023.12.2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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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칼럼] 정다교 배재대 3학년, 도파민 위험 인지, 경각심 가지는 사회되어야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3학년정다교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3학년정다교

버스를 탔을 때, 혹은 기차를 탔을 때 휴대폰이나 이어폰을 쥐고 있지 않은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전자기기 사용이 증가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동을 할 때나, 집에 할 거 없이 누워있을 때 무엇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가? 단언컨대, TV, 유튜브, 쇼츠, 릴스 등의 플랫폼 중 하나를 빈번히 사용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대체 그 휴대폰 안에는 무엇이 있기에 현대 사람들이 그렇게나 손에 꼭 쥐고 빨려 들어갈 것처럼 보고 있을까. 우리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휴대폰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고, 책을 사고, 쇼핑을 하고, 길을 찾는 등 모두 그 작은 휴대폰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것은 아주 간편하고 유용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에 너무나 큰 편리함을 느끼는 것은 또 다른 큰 문제를 가져다준다.

현대 사회에서의 빠른 생활 리듬은 우리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안겨준다. 이런 스트레스의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휴대폰이나 기타 디지털 기기로 안정감을 찾게 된다. 이는 놀랍게도 뇌에서 보상 물질을 분비하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이것은 의존성을 높이는 행위가 된다. 그리고 스마트폰 알림, 소셜 미디어의 ‘좋아요’ 및 댓글과 같은 즉각적인 피드백 또한 뇌의 보상 반응을 촉진한다. 이러한 기술적인 요소는 사용자로 하여금 기기를 자주 확인하게 만들며, 이런 습관이 과도하게 반복될 경우 의존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스마트폰과 미디어의 빈번한 사용, 즉 위에서 언급한 의존성 현상들은 ‘중독’으로 이어진다. 이런 ‘중독’은 ‘쾌락’으로 이어지고, 쾌락은 ‘도파민’과 연관된다. 도파민이란, 사전적 정의로는 동물에 존재하는 아민의 하나로, 머릿골 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요소이다. 즉, 기분 좋은 신경전달 물질로, 우리의 행동을 동기부여하고 보상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 그리고 이런 도파민에 중독된다는 것은 끊임없이 도파민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활동을 추구하는 상태이다. 도파민은 우리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지만, 과도한 도파민은 중독으로 이어진다.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일시적인 쾌락에 중독되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는 디지털 기기 사용, 특히 요즘 가장 많이 떠오르고 있는 빠르고 짧은 동영상 콘텐츠에 중독되는 현상에 가장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와 같은 15초짜리 짧고 빠른 동영상이 굉장히 많은 유행을 타고 있다. 주로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이들은 도파민 중독의 위험을 매우 높이는 요소이다. 이 콘텐츠들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화려한 영상과 자극적인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러한 영상들은 시청자의 주의력을 집중시키고,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또한 중독성이 강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짧은 시간 동안 반복해서 시청하기 쉽다. 이러한 반복적인 시청은 도파민의 분비를 증가시켜, 중독에 빠질 위험을 매우 높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약 2억 5천만 명이 도파민 중독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힌 만큼, 도파민 중독이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다. 가장 위험한 것은 이 도파민 중독이 모든 연령대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10대에서 20대가 가장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인 줄리 자르곤은 최근 “틱톡이나 릴스와 같은 짧은 형식의 콘텐츠를 지나치게 많이 소비한 청소년이나 어린이들이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하지 않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의 어린이 주의 및 학습 센터의 임상 책임자인 마이클 매너스는 WSJ 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의 뇌가 끊임없는 변화에 익숙해지면 뇌는 사물이 그렇게 빨리 움직이지 않는 디지털 활동에 적응하기 어렵게 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도파민 중독은 디지털과 미디어 세계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생활까지 범접할 수 있다. 즐거움과 재미만을 추구하려는 도파민 중독으로 우리의 인간관계까지도 망가지게 된다. 자극적이지 않은 사람, 엄청나게 흥미롭지 않은 사람은 지루하거나 따분하다고 느끼게 되어 또다시 더 흥미로운 것, 더 재밌는 것들을 자꾸만 찾게 된다. 도파민 중독은 개인적, 사회적 문제와 정신 건강 문제, 신체 건강 문제 등으로 이어져 우리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충동성과 폭력성을 높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도파민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고 한다. 나쁜 도파민에 중독되고, 이를 절제하지 못하는 경우를 문제라고 한다. 이해국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 겸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년들은 주로 자극적이고 강력하고 쉽고 빠른 도파민에 빠져있다”라며 “청년들이 삶이 힘들어 부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 마약, SNS 등 즉각적인 도파민 중독 행위를 통해 갈증을 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사장은 “일반적인 몰입은 본인이 조절할 수 있다”라며 “행위를 조절하지 못할 때 중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자 또한 도파민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조절하지 못해 심각한 중독으로 이어지고, 이가 사회적인 부분에 피해가 가는 것이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도파민 중독의 위험을 인지하고,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한순간의 쾌락이 우리를 한순간에 망가뜨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디지털 기기, 미디어, 여러 가지의 유혹으로 인한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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