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 속에 묻혀버린 아련한 고향, 그리고 어린시절
천지개벽 속에 묻혀버린 아련한 고향, 그리고 어린시절
  • 곽병창
  • 승인 2023.12.04 08: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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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곽병창 세종시 관광문화재 과장, 행복도시에 정든고향 내준 분
풍요롭고 정이 넘치면서 아름다운 도시만들어야 하는 사명감 느껴...
곽병창 전 세종시 관광문화재과장
곽병창 전 세종시 관광문화재과장

누구나 어린 시절, 청·장년시절, 노년기를 거치면서 아름다운 추억들이 쌓이고 잊지 못할 일들을 가슴속 깊이 새겨 놓고 가끔씩은 지난날을 되새겨 보기도 하면서 친구, 이웃 등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우리 보통사람들의 인생사 인 것 같다.

나이가 60대인 필자의 세대들은 우리 세종시가 탄생하기 전 아주 오랫동안 이웃과 친구와 친척들과 또한 초, 중, 고등학교를 같이 손잡고 어울려 다녔던 일, 부모님과 살아가면서 논, 밭, 산 등 대 자연을 함께 누리며 배우고, 뛰어놀았던 일, 주변의 냇가 등을 찾아 물장구 치고 고기를 잡았던 일 등 일일이 다 열거 할 수 없을 만큼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아주 다양한 삶을 살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시의 신도시에는 나랏일로 아름다운 위의 추억들, 이웃과 함께 했던 오랜 전통의 미덕과 정서, 공간을 내어주고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여 둥지를 틀고 흐르는 세월 속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지내는 분들도 많이 있다는 소식을 가끔씩 듣고 있었고 직접 접하기도 했었다.

그 아름답고 희, 노, 애, 락의 추억이 있었던 장남평야, 금강 등의 장소는 이제 고층빌딩, 정부청사, 국책연구단지, 호수공원, 국립수목원, 중앙공원, 네이버 데이터센터, 아람찬교, 금빛노을교, 국회의사당 예정지, 아파트 숲으로 탈바꿈되어 상전벽해의 모습으로 태어났고 지금도 지속적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도 광역철도, 5생활권의 스마트 도시, 한밭대, KDI, 서울대, 충남대, 등 7개 대학 입주, 금강과 미호강의 보존과 개발, 어린이·디지털· 건축사 박물관 단지 준공 등 세종시가 완성이 되면 더욱 아름다운 도시, 희망이 있는 도시가 되리라 생각된다.

그 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지역은 대한민국의 위치상 중심성, 접근성, 수자원성, 임산배수 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역대 대통령들도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될 수 있었기에 오래전부터 지대한 관심을 두었던 것으로 생각이 된다.

요즈음 세종시 금강위의 하늘에는 수백 마리의 기러기 떼가 서로 응원하며 브이자(V)를 그리며,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고, 지난 늦가을에는 합강 변에서 반딧불도 가끔 눈에 띄었다. 최근에는 금강의 물 위에서 다양한 철새들의 이·착륙과 합창의 노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또한 지난 11월 6일에는 전월산 자락의 650여년의 암, 수 한 쌍의 은행나무가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 천연기념물 지정서 전달식 행사를 하면서 알게 된 분의 말씀을 듣는 기회가 있었다.

은행나무 앞집에서 살다가 지금은 서울에서 산다고 하시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 변천과정을 보면서 그 마음을 시로 남겼고 그 시집을 접하면서 필자는 느낀 점이 많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시를 더욱 아끼고 세파에 얽힌 번민을 금강에 흘려보내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정을 더 나누고 아름다운 도시로 가꾸고 사랑하며, 매진해야겠다는 마음과 더 좋은 세종시 만들기에 미력하나마 기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 보기도 한다.

이러한 우수한 자원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임난수장군 은행나무와 연계된 역사공원 조성 시 차별화된 전월산 은행나무 길 조성 등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시인 분은 어린 시절 은행나무, 전월산, 금강을 주변으로 추억을 시로 담아 펴낸 시집 등을 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지역을 아는데 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역사 속으로 묻히기 전에 아래와 같이 시 한편을 같이 공유하여 본다.

장군이 홀딱 반하여 고향을 가지 못했다.

전월산의 며느리 바위 옆 고상한 바위는

주인이 따로 있어 산새라도 근접하지 못한다.

임난수 장군이 망한 고려를 바라보며

죽는 날까지 임금을 생각하며 앉았다던 바위

상려바위가 되어 전월산에 여전히 있는 한

양화리 시거리의 그 후손들

어느 곳에서나 고향 향한 그리운 반석 만들겠지.

낙향하던 임난수 장군이 홀딱 반하여

고향을 잊고 눌러 앉아

그 결심으로 은행나무 심었으니

육백 년 지나 우리 집도 그 나무 아래라

나라님 말씀에 고향을 내주는 충정 심을 남겼으니

행복도시 사람들 냉정함만 있겠나.

숭모각을 육백 년 지킨 은행나무 절개로

장남평야 바람을 근본으로 다스렸으니

동촌의 큰 골 안과 황골, 서촌의 골말, 정자동

평촌 지나 가래기, 성전지나

흐여물까지 다 집안인데 평온한 들판처럼

새 나라의 평온을 빌어본다.

-임하초 시인의 '나는 시소를 타고 있다' 시집 중에서-

임하초 시인은 전월산 큰 샘에서 물 퍼 와서 집집마다 같은 쌀로 밥해서 같은 반찬 먹고 같이 놀다 같이 학교 다니는 마을 인 집성촌 양화리 동네였다고 한다.

개발 전 반곡리 모습,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개발 전 반곡리 모습,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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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소식 반가워유 2023-12-04 16:30:46
고향에 대한 소식, 시인님의 전월산 자락 등 관련 시 지난 추억 많이 생각나게 합니다.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세종인 2023-12-04 09:20:50
경쟁력을 지닌 아름답고 비전이 있는 세종시 서로 가꾸고상생하여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발전 되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