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 갈라 터진 땅 위에 내리는 비...
너는 알맞게 다가온다
갈라 터진 땅 위에 내리는 비
푹푹 찌는 허덕임에 부는 바람
추위에 얼어붙은 싹에 날리는 눈
비가 내린다
바람이 분다
눈이 날린다
내리는 비는 땅 위를 할퀴고
부는 바람은 정성을 흩트리고
날리는 눈은 가식을 꾹 덮는다
폭우로 습격하고
강풍으로 휘두르고
대설로 엉켜 놓는 골골샅샅
너는 알맞게 다가와
멈추고 잠재우고 수습하는
도저한 바로잡음을 준다
무상 없이 영원할 줄 아는
장대비가 거친 바람이 세찬 눈이
퍼붓고 저지르고 가릴 때에도
너는 알맞게 다가온다
비 내리고 바람 불고 눈 날리면
너는 언제나 알맞게 다가온다
저작권자 © 세종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