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감영, 공주에서는 이렇게 자리잡았다
충청감영, 공주에서는 이렇게 자리잡았다
  • 송두범
  • 승인 2023.11.0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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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두범칼럼] 330년의 역사, 충청감영의 공주 이전과 변천
공주사대부고 자리 감영, 200년 머물다 1932년 대전 이전
2019년에 복원된 충청감영의 정문인 포정사문루. 원래의 문루는 국립공주박물관 인근에 위치했다. 

여말선초(麗末鮮初) 양광도(현, 경기도 남부지역을 포함한 충청지역) 관찰사가 집무를 보던 감영이 어디였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양광도가 충청도로 바뀐 이후 조선 전기에는 청주(淸州)가 충청도 감영 소재지였다.

조선 후기 충청감영은 금강가인 공주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영(錦營)이라 불렸고 금영에 부임하는 충청도 관찰사는 금백(錦伯)이라 불렀다.

‘공주감영읍지’에는 조선 전기 충청감영이 충주(忠州)에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조선왕조실록’에는 충주에 감사가 머물던 감영 시설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없다.

반면, ‘세종실록지리지’에 의하면 양광도관찰사를 충청도관찰사로 개칭하면서 치사청주(置司淸州)라 하여 청주는 조선 전기 충청도 감영 고을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지난 17세기 초부터는 공주에 충청도 감영이 개영되고 1603년부터 충청도관찰사가 공주목사를 겸하였으며, 충청도관찰사는 공주에 머물렀다.

충청도 감영을 청주에서 공주로 옮긴 까닭은 공주의 지리적 조건, 즉 임진왜란을 통하여 서울 방어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서 공주가 재인식되었기 때문이다.

공주는 그 지형과 지세가 북으로는 차령산맥과 금강이 가로막고, 남으로는 계룡산을 비롯하여 시가 주변을 300m 고지로 둘러쌓은 천연의 요새지로서 서울과 호남을 잇는 가장 가까운 육로에 위치하고 있다. 거기에다 청주보다 공주가 충청도의 중심지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1602년 충청도관찰사로 두 번째 부임한 유근(柳根)은 쌍수산성을 수축하고 영사(營舍)와 공북문과 진남문이란 양문을 세우고 가족을 대동하여 입주하였다. 그러나 산성 안의 감영은 오래가지 못하고 성지(城地)가 좁아서 1604년 공주 고을의 구영(舊營)으로 돌아왔다.

1624년에는 이괄의 난으로 파천한 왕의 행재소를 공산성에 설치해 인조가 6일간 머물기도 했다. 1646년 감사 임담은 구영의 방어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모반사건이 발발할 것을 우려하여 40여 년간의 구영을 청산하고 공산성 안으로 황급히 감영을 옮기게 된다.

그러나 공산성 안의 길이 험하고 가파르기 때문에 교령을 받들고 물품공급이 어려우며, 주막이 없고 추위를 막을 방도가 없어 감영의 영속과 고을 사령의 불만이 고조됨에 따라 1653년 강백년 감사는 봉황산 아래 옛터로 감영을 이전하였다.

강백년에 의해 복원된 구영은 大川(현, 제민천) 옆에 있었기 때문에 매년 홍수를 당해 관아가 침수되어 도사의 처소인 피향당에 임시로 머물러 다스리게 되니, 감영이전 논의가 있게 된다.

충청감영 관찰사의 업무공간인 선화당. 현재 국립공주박물관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1703년 충청감사를 지낸 김연은 산성 안으로 옮길 것을 청하였고, 1704년 충청감사를 지닌 이제는 편리함을 내세워 서쪽 봉황산 아래로 옮길 것을 청하였다. 조정에서는 이제의 의견을 지지하여 1706년 착공하여 1707년 260간 규모의 신 감영을 완성하였다.

신 감영은 현 공주사대부고 자리이다. 충청감영은 이곳에 자리 잡은 이후 1895년 공주부(公州府) 감영, 1896년 충청남도 감영으로 바뀌었으나, 1932년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이전할 때 까지 200여 년간 위치하였다.

공주가 조선 후기 이후 충청도와 충남 지역의 정치・행정・경제・군사・문화의 중심 역할을 해온 것은 330년간의 긴 충청감영(충청남도청)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송두범, 행정학박사. 현 공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전)충남연구원 연구실장, 전)세종문화원부원장, 전)세종시 안전도시위원장,이메일 : songd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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