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금 연주단, 해봄을 아시나요
가야금 연주단, 해봄을 아시나요
  • 이미은 기자
  • 승인 2023.11.06 0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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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즈와 국악의 크로스오버 가야금 연주단 ‘해봄’
예술 하는 제자와 선생의 훈훈한 동행 

기업과 예술이 상생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메세나이다. 세종시에도 많은 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지원해 나름대로 상생방안을 찾아 나가고 있다. ‘세종의 소리’는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예술단체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문화 쪽에 나눔문화가 확산되도록 연재한다. /편집자 씀

왼쪽부터 방윤정 대표, 박영주 단장, 공채린 부대표의 모습
왼쪽부터 방윤정 대표, 박영주 단장, 공채린 부대표의 모습

충남예술고등학교와 세종예술고등학교 졸업생으로 이루어진 가야금 연주단 ‘해봄’, 해가 맑은 봄이라는 뜻의 해봄은 국악을 통해 좋은 기운을 전하고자 하는 젊은 국악인들의 소망을 담고 있다. '새로운 것을 시작해봄, 도전해봄, 함께해봄'을 통해 크로스오버 K 국악의 멋과 흥을 선사한다. 박영주(55) 단장, 방윤정(32) 대표, 공채린(31) 부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박 단장은 “방 대표가 고3일 때 내가 담임이었다. 공 부대표는 고2였지. 그렇게 선생과 제자로 만난 인연이 ‘해봄’의 시작이었다”고 ‘해봄’의 결성 배경을 설명했다. 2020년 12월에 결성해서 2021년부터 바로 공연을 열었다.

연주단은 서열이 중요해 단합을 위해 합숙까지 감행했다고. 연주자들의 서열이 무너지면 연주가 무너진다. 초반 20명의 단원들이 고등학교 동창들이지만 대학을 가거나 헤어졌다가 다시 합치면서 서열을 만드는 과정에 가장 신경을 썼다. 3년이 지난 현재는 13명의 단원이 활동한다.  

첫 공연은 2021년 공주문예회관에서 했다. 한 달에 많으면 15회씩 공연을 하고 시즌인 가을에는 하루에 2회 이상을 공연하기도 한다. ‘어디든 불러주는 곳은 다 가야 한다’는 박 단장의 철학 아래 단 한 번도 거절없이 모든 공연을 다 갔다. 정형화된 공연도 있지만 찾아가는 공연인 버스킹 형식의 공연을 하기도 했다.

공 부대표는 “기억에 남는 공연은 작은 동네에서 매주하는 주민들의 라인댄스 현장에서 같은 무대에 섰던 적이 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조금 당황스러웠다.(웃음) 하지만 그 공연 이에 이제 못할 공연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그 날의 공연을 회고했다.

이어 “최고의 공연은 올해 11월 30일에 있는 메세나공연이 아닐까 한다”며 연말의 공연에 기대를 내비쳤다. 

연주는 관객들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대중적인 곡들을 주로 연주한다. 그 안에 ‘해봄’만의 색깔을 담는 것도 잊지 않는다.

한국의 전통민요, 동요, 대중음악, 세계적인 팝송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을 한국의 장단감과 서양 재즈의 리듬감을 섞어 ‘해봄’의 가야금 소리로 완성했다. 오형빈 작곡가가 재즈로 편곡을 했고, 드럼 연주도 접목했다. 한국의 민속음악은 흡사 재즈와 닮아 있다. 연주자들이 리듬, 장단을 깊게 느끼며 연주해 관객들로 하여금 그 안의 선율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서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해봄의 첫 공연
해봄의 첫 공연 포스터

국악이라는 특수성이 때로는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최근 많은 어린이들이 실용음악, K팝에 심취해 있다. 우리의 음악인 ‘국악’이 좀 더 대중적으로 확대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박 단장은 세종교원국악단을 만들었다고. 선생님들이 국악을 알아야 좀 더 많은 제자들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다. 12월 5일 연주회도 예정되어 있다.

방 대표는 “리더로서 팀을 이끄는 것이 조금 힘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올해부터는 모든 것이 잘 풀렸다. 3년이 지나니 각자 할 일이 생기는 등 시스템이 갖춰지고 알아서 굴러가고 있다”고 했다. 또 “공연할 소극장이 없다는 점도 안타깝다”며 힘든 점을 말했다. 

박 단장은 “우리가 50세, 60세가 되더라도 끝까지 지속될 수 있는 연주단이 됐으면 한다. 예술인들의 설자리가 더 많아져서 후배들이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확장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해봄’은 2023년 메세나 선정 예술단체로 서진정보기술에서 500만원, 세종시메세나협회에서 500만원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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