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공산성' 보존·활용... "주민이 해내야 한다"
세계유산 '공산성' 보존·활용... "주민이 해내야 한다"
  • 송두범
  • 승인 2023.10.20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송두범칼럼] 관 중심 대규모 행사보다 작은 공연 일상화 등 필요
금서루 미디어 아트

475년 9월 고구려의 장수왕은 3만의 군사로 한성 백제를 침공하여 개로왕을 살해하고 백제주민 8천을 포로로 잡아갔다. 고구려와의 전투에서 한성을 빼앗긴 백제의 문주왕은 그해 10월 웅진천도를 결행하였고 웅진성에 왕궁을 정했다. 

그로부터 186년 후인 660년 나당연합군 18만 대군이 사비성을 공격하자 의자왕은 웅진성으로 지휘부를 옮겼으나, 5일 만에 항복함으로써 백제의 역사는 종말을 고한다. 이렇듯 백제는 그 시작과 끝을 공산성에서 맞이하였다. 공산성은 영광의 땅이자 비운의 장소인 것이다.

현재 공산성은 총면적 37만5645㎡, 성벽 길이 2660m의 포곡식 산성으로 석성 1925m, 토성 735m로 구성되어 있다.

공산성 내에는 4대 문루(영동루, 금서루, 진남루, 공북루)를 비롯한 임류각, 광복루, 쌍수정, 만하루, 연지, 명국삼장비, 영은사 등의 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다. 왕궁지를 비롯하여 백제건물지, 강당지, 임류각지, 12각 건물지, 28칸 건물지, 왕궁부속시설(성안마을) 등 다양한 건물지도 남아 있다.

문화유산의 야외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공산성은 무령왕릉과 왕릉원과 함께 그 명성에 걸맞게 많은 방문객들이 찾는 공주의 상징적인 유적이다. 2015년 공산성은 무령왕릉 및 왕릉원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백제역사유적지구)으로 등재됨에 따라 더 많은 방문객들이 공산성을 찾고 있다.

공산성을 찾는 방문객이 증가함에 따라 공산성을 활용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웅진성 수문병 교대식, 공산성달밤이야기&콘서트, 공산성발굴체험프로그램, 백제궁중혼례, 웅진탐험대, 백제문화제 미디어아트・공연, 백제술 시음 및 빚기 체험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활용프그로램은 공산성을 찾는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해 왔지만, 여전히 충분한 정도는 아니다.

기존 문화재보호 중심에서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활용, 보는 것에서 탈피한 체험, 문화산업이라는 방향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음에 따라 공산성이라는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물론 활용이라 하면 관이 중심이 된 대규모의 행사를 떠올리기 쉽겠지만, 지역주민이 중심이 되는 활용방안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공산성의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다양한 동식물을 주민 스스로 감시자가 되어 훼손 및 채집행위를 근절하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공산성과 공산성 내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서는 일부 문화재는 신발을 벗고 이용하고 그 관리도 주민 스스로 맡아서 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세계유산거점센터
세계유산거점센터

공산성이나 누각(정)을 이용하여 주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작은 공연이 일상화 할 수 있도록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공산성을 활용한 컨텐츠도 생각해볼 수 있다. 백제의 차와 술을 만나는 행사, 백제 복식을 활용한 패션쇼, 백제문양을 활용한 디자인 작품전 등을 공산성 내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학생들을 대상을 공산성을 활용한 역사문화교육도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공산성의 보존 및 활용은 철저하게 주민중심이 되어야 지속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산성에 관심을 가지고, 그 활용방안을 고민하는 지역주민들의 조직화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송두범, 행정학박사. 현 공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전)충남연구원 연구실장, 전)세종문화원부원장, 전)세종시 안전도시위원장,이메일 : songdb@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