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소아과 전공의 충원율 0%… 계약직 의사 19명, 전국 1위
충남대 소아과 전공의 충원율 0%… 계약직 의사 19명, 전국 1위
  • 김강우 기자
  • 승인 2023.10.20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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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4년째 충원 못해… 계약직 채용
전국 국립대병원 계약직, 2019년 11명→올해 77명으로 7배 급증
이태규 의원 “대학병원 계약직의사 증가로 전공의 채용대책 필요”
세종충남대병원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전경

충남대학교병원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4년째 충원하지 못하고, 대신 전국의 대학병원 중 가장 많은 계약직 의사 19명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이태규 의원(비례대표)이 전국 9개 지방 국립대병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충원율이 10%에 불과하며 진료 공백 완화를 위해 계약직 의사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9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정원은 총 30명이며, 올해 8월 현재 전공의를 충원한 곳은 전남대·전북대·충북대병원 등에서 각 1명씩 총 3명뿐이다.

지난 2018년 28명이던 전공의 합격자는 2020년 14명, 올해 3명으로 급감했다. 올해 충원된 지방국립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충북대병원 1명, 전북대병원 1명, 전남대병원 1명 등 3명이 전부이다.

충남대병원은 지난 2020년 이후 4년째, 경북대병원은 2021년 이후 3년째 한 명의 전공의도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대신 계약직 의사를 채용한 곳은 충남대병원이 가장 많은 19명이며, 부산대병원 17명, 경북대병원 11명, 전남대병원 10명이다. 지난 2019년 계약직 의사는 11명에서 올 9월 현재 77명으로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활동 없이 진료 유지 등만을 목적으로 단기간 근무하는 계약직 의사 특성상, 지방 국립대병원의 소아 중증질환 대응 역량에 상당한 차질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지방 국립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부족으로 소아청소년과 일반병동 및 중환자실(신생아·소아), 응급실 운영에 많은 차질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병원 의사들은 환자 기초 예진이나 검사 처방, 채혈 업무까지 하고 한 달에 절반 이상 당직 근무를 서는 등 업무 과중으로 심각한 번아웃 사태가 초래되고 있다.

이는 의사들의 계약 미연장 및 신규 채용 미응시 등 악순환으로 이어져 결국 국립대병원은 진료교수, 촉탁의 등 계약직 의사를 확대해 진료 공백을 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료교수, 촉탁의, 계약전임의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는 계약직 의사는 환자 진료를 목적으로 고용한 의사로 연구실적이 필요없고 의대생을 교육하지도 않는다.

장기간 수련하며 소아청소년 중증·고난도 질환에 대한 역량을 쌓아가는 전공의 대신 단기간 근무하고 병원을 떠나는 계약직 의사 비중이 커질수록 국립대병원 연구 및 교육, 치료 등 의료 역량의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계약직 의사는 병원 재정 측면에서도 큰 부담이다.

계약직 의사는 전임교수와 달리 정부의 총액인건비 제한을 받지 않는데, 최근 들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연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에 따라 전임교수직보다 고액의 연봉을 지급해야만 고용할 수 있는 역전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강원대병원과 경상대병원, 경북대병원, 전남대병원의 경우 2023년 연봉(1년 환산치 추정) 기준 기금교수, 임상교수 등 전임교수직 연봉보다 계약직 의사의 연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규 의원은 “소위 돈 안 되고 고된 필수 의료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기피가 심화됨에 따라 지역 의료의 구심점이 되는 국립대학병원마저 소아청소년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출산과 저수가, 부모의 악성민원, 잦은 의료분쟁 등이 초래한 복합적 위기인 만큼 범정부적 관심과 대책이 시급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태규 의원실 국정감사 자료
이태규 의원실 국정감사 자료
이태규 의원실 국정감사자료
이태규 의원실 국정감사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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